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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 여행 Travel

[+104일 베트남 후에] 베트남 응우옌 왕조의 자금성 '후에 황궁 (imperial city of hue)'


아침부터 악덕 호스텔 업주를 피해 호스텔을 옮기는 바람에 조금 늦어지기는 했지만 (이전 포스팅 참조), 오늘은 계획했던대로 '후에 황궁 (imperial city of hue)' 을 견학할 예정~! 


먼저 스쿠터 렌탈샵에 들려 스쿠터를 대여하고, 근처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할 수 있는 식당을 검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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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일 베트남 후에] 후에의 피자 맛집에 불고기 피자가?!! 베트남 호스텔에서 대판 싸울뻔한 썰.





후에 '마담 투 레스토랑' 의 메뉴와 음식들 (Madam thu Restaurant)


자금성으로 향하기 전,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 에서 제법 높은 순위에 올라있던 '마담 투 레스토랑' 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했다. 이곳의 장점은 저렴한 가격, 그리고 무엇보다 깔끔하고 위생적인 음식들. 해외에서는 '트립어드바이저' 만한 맛집 검색 어플이 없는듯하다. 





점심식사 후에는 스쿠터를 타고 '후에 황궁' 으로 고고~! ㅋ 


예전에도 몇 번이나 언급한적이 있지만, 스쿠터를 대여할때에는 깜박이, 타이어의 상태, 스크래치, 백미러, 브레이크의 상태를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그리고 한가지 더!! 베트남에서는 스쿠터의 번호판을 핸드폰 카메라로 반드시 찍어두도록 하자. 주차장에 똑같이 생긴 스쿠터가 20~30대 씩 있기 때문 다른 사람 스쿠터에 열쇠를 넣다가 도둑으로 몰릴 수도 있다.. ㅋㅋ   





베트남의 렌탈샵에서 대여한 대부분 스쿠터는 주유소에서 직접 연료를 채워넣어야 했다. 대여할 때 어디를 방문할지 대충 계획을 말하면 연료를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 알려주기 때문에, 무조건 가득 채워 넣을 필요는 없다는 점!





후에 시내부터 황궁까지는 스쿠터로 10분, 도보로는 약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시내부터 후에 황궁까지는 걸어가려면 충분히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이지만, 날씨가 덥고 습하다면 굳이 초반부터 힘을 뺄 필요가 없다. 후에 황궁 자체가 허허벌판이라 어차피 땡볕에서 걸어다녀야 하기 때문! 


그랩(Grab) 바이크를 이용하면 1000원 미만으로 이동할 수 있으니, 직접 운전하지 않더라도 왠만하면 교통수단을 이용할 것을 권장한다. 




 

후에 황궁 오문 앞의 깃발 탑.


부릉부릉~ 스쿠터를 타고 후에 황궁 입구에 도착하면, 붉은색의 베트남 국기가 펄럭이고 있는 깃발탑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날씨는 덥고 습했지만 멋진 점프샷을 얻기 위해 열심히 점프 또 점프!!! ㅋㅋ





왠지 실패한 듯한 포즈이지만, 제일 맘에 들었던 한 장은 바로 이사진! ㅋㅋ 





후에 황궁의 매표소와 티켓 가격표.


'후에 황궁' 은 '후에 기념물 복합지구(Complex of Hué Monuments)' 중 하나의 장소로, 응우옌 왕조의 무덤, 문묘, 등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문화재이다.


입장권은 '후에 황궁' 만 들어갈 경우 150,000동, 응우옌 왕조의 무덤의 입장권까지 포함된 종합티켓을 구입할 경우 280,000동 (3곳), 360,000동 (4곳) 이다.





'후에 황궁' 을 포함 4곳을 방문할 수 있는 360,000동의 종합 티켓 (후에 황궁 + 황릉 3곳)


나는 '후에 황궁' 을 포함, 뜨득황릉(Tu Duc Tomb), 카이딘황릉 (Khai Dinh Tomb), 민망황릉 (Minh Mang Tomb) 총 4곳을 방문할 수 있는 360,000동 (한화 19,000원) 의 종합티켓을 구입했다. 종합티켓은 발매일로 부터 이틀 간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 기억해 두기!





베트남 후에 황궁의 오문 (Ngo mon, 午門) 


1832년 부터 1945까지 베트남 마지막 왕조인 응우옌 왕조의 중심이었던 '후에 황궁'. 성의 정문인 '오문(Ngo Mon)' 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중국 베이징에 있는 자금성을 본따서 만들어졌다. 


비록 그 규모나 건물의 크기는 자금성에 비해 작은편이지만 중국의 자금성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화려한 장식들로 꾸며져 있는 것이 특징!





중국 베이징 자금성의 오문 (午门)





'중국 자금성 입장권이 한국돈으로 만원인데.. 얼마나 멋지길래 8000원이나 받아?' 


생각보다 비쌌던 입장권에 의심 반 기대 반으로 입장한 후에 황궁. 입구에서는 종합티켓에 붙어있는 '후에 황궁' 종이를 떼어갔다. 이로써 낙장불입!





후에 황궁의 정전인 태화전 (Điện Thái Hòa, 太和殿).


황궁의 문인 '오문' 을 지나 가장 먼저 마주한 곳은 후에 황궁의 '정전'인 '태화전' 이었다. 태화전의 내부에는 응우옌 왕조의 황제들이 앉았던 왕좌가 전시되어 있는데, 관람객들의 사진 촬영을 금지하고 있었다. 





베트남 후에 황궁 태화전의 왕좌.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en.wikipedia.org)


나는 규칙을 잘 따르는 착한 블로거니까 직접 사진을 찍지 않고, 위키피디아에 있는 사진을 슬쩍... 아니, 당당하게 출처를 밝히고 퍼왔다. ㅋㅋ




왕좌를 제외한 태화전 내부 전시물들은 촬영이 가능했는데, 그중 흑백으로 찍힌 옛 후에 황궁의 모습과 축소모형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오~ 생각했던 것 보다 규모도 크고 건물도 많은데?!'





정면과는 사뭇 다른 태화전 건물의 뒷 모습.


태화전 내부에 전시되어 있던 후에 황궁의 축소 모형대로라면, 후에 황궁 전체를 둘러보는데 시간 꽤나 걸릴 것 같았다. 얼마 전 다녀 온 중국 자금성과 이화원의 경험을 떠올리며, 여유롭게 걷던 발걸음에 조금 속도를 붙였다. 





건물 두개가 하나의 지붕으로 연결되어 있는 태화전의 모습. 





태화전을 지나 황제와 가족들의 거주 공간으로 사용됐던 자금성(Tu Cam Thanh, 紫禁城) 으로 향하던 길, 생각치도 못했던 사진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전쟁으로 파괴된 처참한 '후에 황궁' 의 사진들이었다. 





전쟁으로 불타 없어진 건물들 대신, 풀로 무성했던 자금성의 터. 


'설마..' 라는 작은 기대를 가지고 태화전 뒷 편 자금성 구역에 발을 내딛던 순간, 안타깝게도 내 눈에 들어온 것은 그저 휑~ 하게 펼쳐진 넓은 풀밭이었다. 태화전 내부에서 보았던 후에황궁의 축소모형은 먼 과거의 온전했던 후에 황궁의 모습이었던 것이었다. 





구글 위성지도에서 본 '후에 황궁' (위) 과 '중국의 자금성' (아래).


위의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건물들로 빼곡한 중국의 자금성과는 달리 베트남 '후에 황궁' 은 절반에 가까운 공간이 풀밭으로 뒤덮여 있었다. 몇 차례에 걸친 커다란 전쟁들로 인해 대부분의 건물들이 파괴되거나 불타 없어진 탓이다.




후에 황궁 '자금성' 의 복도.


그나마 다행이라면, 후에 황궁은 현재 복원이 '진행형' 이라는 점이었다. 궁궐 내의 건물들이 대부분 목조 건물이었던 탓에 모조리 전소되었던 한국의 경복궁과 비슷한 역사와 절차를 밟아오고 있는 모습이었다.





후에 황궁 자금성의 허름한 돌벽.





방문하기 전에 했던 상상과는 달리, 전쟁으로 인해 대부분의 건물들이 파괴되고 일부만이 복원 되어 있었던 '후에 황궁'. 베트남 역사에 대해 깊은 지식이 없는 내 탓도 있겠지만, 태화전 이후부터는 흥미가 크게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지고 약 2시간 정도 땡볕 아래서 땀을 뻘뻘흘리며 구경했지만, 크게 기억에 남는 것은 없었던 후에 황궁. 





현재 어느정도 복원이 끝난 한국의 '경복궁' 같이, '후에 황궁' 도 언젠가 수려했던 옛 모습을 되찾기를 기원하며 출구로 발걸음을 옮겼다.




후에 황궁 내부의 공연장과 VR 체험장.




아침에 호스텔에서 있었던 일도, 허허벌판의 후에 황궁도 조금 실망감으로 다가오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베트남의 경제만큼이나 사람들의 의식이나 문화재들도 함께 성장하고 보존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후에 황궁을 나섰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