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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 여행 Travel

[+105일 베트남 후에] 이곳은 아방궁인가 무덤인가?! 치킨없는 치맥! 뜨득 황제릉.(Tuduc's tomb)


덥고 습한 날씨가 계속되어 서있기만 해도 땀이 뻘뻘~ 흐르던 요 몇 일간.. 오늘은 습도가 낮아져서인지 뽀송뽀송한 느낌마저 들 정도로 날씨가 좋았다~! ㅋ 


베트남에 온지 일주일만에 가장 좋은 날씨가 화창하게 맞아준 오늘 아침! 부디 하루종일 날씨가 좋아야 할텐데.. (날씨가 좋아도 근심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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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4일 베트남 후에] 전설의 록밴드 RATM과 티엔무 사원에는 어떤 인연이..?!





베트남 후에의 게코 레스토랑 (Gecko Restaurant)


화창한 햇살과 하기스처럼 뽀송뽀송한 날씨 속에서 먹은 오늘의 아침밥은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로 검색한 '게코 레스토랑' 에서~! 


아침 8시 부터 문을 열기 때문에 이른 시간부터 스케쥴을 시작하는 여행객들이 아침식사를 해결하기에 딱! 이었고, 주문한 샌드위치와 커피도 무난하게 맛있었다~! 가격도 저렴한 편. ㅋ





룰룰룰루 아침 식사를 마치고는 어제 대여했던 스쿠터에 올라, 오늘의 목적지 응우옌 왕조의 4번째 황제의 무덤인 '뚜득 황제릉 (Tuduc's tomb)' 으로 향했다! 





응우옌 황제릉 위치와 소요시간 정리.


내가 다녀 온 응우옌 왕조의 황제릉 3곳은 후에 세계문화유산 종합 티켓(360, 000동) 에 포함되어 있는 '민망 황제릉', '뜨득 황제릉', '카이딘 황제릉' 이었다.


스쿠터를 타고 갈 경우, 가장 가까이에 있는 '뜨득 황제릉' 을 시작으로 민망 황제릉, 카이딘 황제릉 순으로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루트적인 측면에서, 체력적인 측면에서 봐도 시간과 에너지를 동시에 세이브 할 수 있다. 





뜨득 황제릉 근처 상점의 무료 주차장.


뜨득 황제릉은 다른 유적지와 마찬가지로 오토바이나 차량에 대해 주차비를 징수하고 있다. 고작 500원 남짓하는 주차비가 아깝다고 근처 아무 곳이나 주차를 했다가 딱지를 떼면 여러모로 골치가 아파진다는 점~!

  

그래도 주차비가 아깝다면, 뜨득 황제를 근처에 있는 상점 무료 주차장에 스쿠터를 대고 물이나 음료수를 하나 구입하면 된다. 어차피 구입해야 할 가격을 주고, 주차를 무료로 할 수 있는 셈. (음료를 구입해야지 무료인 반쪽 짜리 무료주차장.. ㅋㅋ)




뜨득 황제릉의 매표소와 가격표.


뜨득 황제릉을 포함, 민망황제릉, 카이딘 황제릉 3곳의 입장권 가격은 각각 100,000동이다. 종합티켓을 사용하면 후에황궁(150,000동)을 포함해 3곳의 황제릉을 입장할 수 있는데, 따로 구입할때 보다 90000동, 한국돈으로 약 5000원 정도를 절약할 수 있다.



(단, 종합티켓의 사용 기간은 이틀밖에 되지 않기때문에, 자신의 일정에 맞춰서 구입하는 편이 좋다.)




뜨득(Tuduc) 황제릉의 입구.


이 무덤의 주인인 뜨득(Tuduc) 황제는 베트남 응우옌 왕조의 4번 째 황제로, 1847년 부터 1883년 까지 36년 간 응우옌 왕조의 황제들 중에 가장 오랜 기간을 통치했던 군주이자, 강력한 쇄국정책을 펼쳤던 군주이다. 마치 한국의 흥선대원군 처럼 말이다.


서양의 제국주의가 아시아로 뻗쳐오던 19세기 말, 그는 아버지인 티에우찌 황제의 뜻에 따라 천주교 신자들을 박해하고 처형하는 강력한 반 서양주의 정책을 펼친다. 이를 구실로 프랑스군은 베트남을 침략해 불평등 조약을 맺고, 1862년에는 프랑스의 보호령에 두는 것으로 시작해, 끝내 식민지로 전락시키는 역사의 문턱을 밟게 된다. 그리고 이 다음 해인 1863년, 뜨득 황제는 운명을 달리한다.





뜨득 황제릉(Khiem tomb, Emperor Tuduc's Tomb) 의 안내도.


하지만 '프랑스의 보호령' 이라는 치욕적인 역사와는 달리, '뜨득 황제릉' 은 오늘 방문했던 응우옌 왕조 세 곳의 황제릉 중 가장 화려하면서도 큰 크기를 자랑했다. 그 이유는 이곳이 무덤이기 이전에 뜨득 황제의 '행궁' 으로서의 기능도 담당했기 때문이다.


뜨득 황제 자신이 직접 설계에 관여하고, 약 3년에 걸쳐 진행된 공사기간만을 봐도 이곳에 얼마나 많은 예산과 정성을 쏟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





뜨득 황제릉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르우키엠 호수 (Ho luu khiem).





뜨득황제와 황후, 후궁들의 명패를 모셔놓은 사당 '찌 키엠 두옹' (Chi Khiem Duong)


대략적인 역사 이야기는 여기까지~! ㅋ 햇빛이 따사롭게 내리쬐던 오늘 하루. 다행히도 습도가 높지 않아 걷기에 딱 좋았던 날씨였더랬다. 선글라스와 모자만 장착하면 하루종일 걸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이런 날씨 너무 오랫만이야.. ㅠㅠ  





곳곳에 파손의 흔적이 보였던 뜨득황제릉.


'찌키엠두옹' 을 지나 키엠 쿵(Khiem cung, 겸궁)으로 향하던 길에는 유독 파손된 건물과 흔적들이 많았다. 후에 황궁과 같이 전쟁으로 인해 파손된 것인지, 다른 이유에 의해 파손된 것인지는 모르겠다.





비록 곳곳에 파손된 건물들이 많기는 했지만, 후에황궁과 비교했을 때에는 보존이 잘 되어 있던 편!





영지 내 건물들이 대부분이 파괴되어 재건되고 있는 후에 황궁들에 비하면,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건축물들이 제법 번듯하게 자리를 지키고 서있었던 뜨득황제릉. 목조 건물들은 보수공사를 한 것인지, 재건이 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외부의 벽이나 구조물들에 비하면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뜨득황제의 주거 공간으로 쓰였던 겸궁의 내부.





'후에 황궁' 의 태화전과 비슷한 형태의 겸궁.





뜨득황제의 왕좌가 있는 밍키엠디엔 (Minh Khiem dien





자신의 무덤을 직접 진두지휘했을뿐만 아니라, 황궁 대신 자신의 무덤 옆에 궁궐을 짓고 살았을 정도라니.. 심지어 후궁들의 숫자도 엄청났을 뿐더러, 사치스러울정도로 호화로운 삶을 이곳에서 보냈다고 한다. 그의 힘든 시기는 정작 말년뿐이었던것인가..?!






쑹키엠 정자 (Xung khiem ta, Xung Khiem pavilion)


정문을 통해 '겸궁' 을 빠져나오면 다시 '르우키엠 호수' 가 보이고 그 위로 멋드러지게 자태를 뽐내고 있는 쑹키엠 정자가 나온다. 이곳에서는 누가봐도 시 한잔 들이키며 술을 읊었었던 각. 


(현재는 더위에 지친 관광객들에게 잠시 그늘이 되어주는 고마운 장소. ㅋ )





쑹키엠 정자에서 보이는 르우키엠 호수의 평화로운 모습들.





내가 찍는 갑분 내 사진.. ㅋㅋ


잔잔하게 출렁이는 호수 위로는 연분홍빛 연꽃과 수련들이, 보일듯 말듯 탁한 수면 아래로는 알록달록 비단옷을 입은 잉어들이 유유히 헤엄치고 있던 평화로운 르우키엠 호수. 그리고 갑툭 나야 나~ ㅋㅋ 





뜨득황제릉의 입구 계단.


쑹키엠 호수에 앉아 잠시 멍~ 때리기를 시전한 후 향한 곳은, 이곳의 주인인 뜨득황제가 잠들어 있는 '뜨득황제릉'. 





뜨득황제릉의 입구에는 돌로 만들어진 무신, 문신, 말, 코끼리가 입구를 지키고 있었는데,





다섯개의 석상 중 한 개는 한국에서 온 닌자가 변신한거라고.



와~ 진짜 몰랐는데.. 참 감쪽같이 속았다... (뻔뻔함)






뜨득황제 실록의 일부가 적혀있는 비석과 두 개의 탑. 





그런데, 뜨득황제의 무덤인 '뜨득 황제릉' 에는 커다란 반전이 존재했다.





살아 생전에도 이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직접 설계에도 관여했을 정도로 애착이 강했던 '뜨득황제릉' 에는 뜨득황제가 묻혀있지 않다는 것이다. 


정작 자신은 아무도 모르는 비밀장소에 따로 무덤을 만들어 놓고, 그 곳에 안장되었다는 것...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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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에.......?!"


'아니.. 이게 무슨 댕댕이 같은 소리' 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진짜라고 한다... (내가 그랬음)




심지어 도굴을 염려한 나머지 비밀스럽게 만들어 놓은 무덤에 동원됐던 인부 200명을 모두 참수하였는데, 그 탓에 지금도 뜨득황제의 진짜 무덤은 어디에 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쯤되면 무덤이 아닌 베트남 버전 '아방궁' 이 목적이었다 해도 무방할 듯..





뜨득황제 없는 뜨득황제릉 이라니... 이야말로 콜라없는 콜팝, 치킨없는 치맥 아니겠는가.





뜨득황제의 첫 번째 부인, 르 티엔 안(Le Thien Anh) 황후의 무덤.





뜨득황제의 양자이자 7대 번째 군주였던 키엔푹 황제의 무덤.


뜨득황제릉 옆으로는 '르 틴엔 안' 황후의 무덤과 키엔푹 황제릉도 위치해 있었다. '뜨득황제'의 무덤에 비해서는 확실히 작은 크기 였지만, 응우옌 왕조의 무덤이 어떤 양식으로 지어졌는지는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다.




'뜨득황제' 가 없는 '뜨득황제릉' 은 '치킨없는 치맥' 처럼 조금 충격으로 다가왔지만.. '후에황궁' 에 비교해서 보존이 잘 되어 있는 곳이었기에, 한번쯤 방문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의견을 전하며 다음 장소로 고고~ ! ㅋㅋ




다음 이야기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