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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 여행 Travel

[+105일 베트남 후에] 레알 킹왕짱 민망황제가 잠들어 있는 민망황제릉, 다시는 찾을 수 없는 분보맛집.


'황제릉' 이었지만 '황제' 는 묻혀있지 않았던 '치킨없는 치맥' 뜨득황제릉을 뒤로하고 다음 목적지인 '민망황제릉' 으로 향했다. 


후에 시내부터 스쿠터를 타고 출발한다면 40분이 소요되고, 뜨득황제릉 부터는 약 20분 정도가 걸리는데, 나는 길을 헤매서 30분 정도가 걸렸다는 기승전 길칭아웃~!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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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일 베트남 후에] 이곳은 아방궁인가 무덤인가?! 치킨없는 치맥! 뜨득 황제릉.(Tuduc's tomb)





텅~ 빈 도로사이로 스쿠터 타고 달리는 기분 상쾌도하다. 종이 울려서 장단 맞추니 흥겨워서 소리맞춰 노래부르자~ 헤이! 스쿠터 달려라~ 스쿠터 달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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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 ♬





한적한 도로를 따라 펼쳐진 황홀한 향강의 풍경~! '홍홍홍~♪' 여유있게 콧노래를 부르다가 길을 잘 못 들어서 30분만에 도착한 건 비밀.. ㅋㅋ  



(민망황제릉은 주변 상점에서 운영하는 주차장이 없고, 유적지에서 운영하는 주차장에만 주차를 할 수 있다.)




대남국 응우옌왕조 2대 황제 민망황제릉의 입구와 입장료.


민망 황제릉을 포함, 뜨득황제릉, 카이딘 황제릉 3곳의 입장권 가격은 각각 100,000동. 종합티켓을 사용하면 후에황궁(150,000동)을 포함해 3곳의 황제릉을 입장할 수 있는데, 따로 구입할때 보다 90000동, 한국돈으로 약 5000원 정도를 절약할 수 있다. (이전 포스팅 복붙.. ㅋㅋ)



(단, 종합티켓의 사용 기간은 이틀밖에 되지 않기때문에, 자신의 일정에 맞춰서 구입하도록~!)





민망황제릉의 지도와 안내문.


베트남 최초의 통일 왕국 '대남국 (dai nam quoc, 大南國)' 의 2번째 군주였던 민망황제(minh mang, 明命)의 무덤 '민망황제릉' 은 1840년에 착공되어 1843년에 완성되었다. 응우옌 왕조의 황제릉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고.


하지만, 실제 방문할 수 있는 구역이 직선으로 놓여있는 메인 구역의 건물들 뿐이기에 '뜨득황제릉' 에 비하면 유적지 내부를 둘러보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연꽃으로 가득한 민망황제릉의 인공호수 '충밍호' (Ho trung minh)


대남국 최대 전성기를 이끈 민망황제는 한반도의 통일 국가 '고려'의 왕들과 비슷한 행보를 보여주던 왕이었다. 


그의 대표적인 업적으로는 '중앙집권화 체제 정비', '과거제도의 정비', '새 화폐 '명명통보' 주조', '베트남의 통일', '친 유교 정책' 등이 있는데, 고려 '광종' 과 '성종' 이 이룬 업적들과 매우 일치한다는 점이다. 놀랍게도 고려는 약 900년 전에 이러한 업적을 이루어 냈다. 기승전 국뽕. ㅋㅋ  





현재는 굳게 닫혀있는 민망황제릉의 정문, 다이홍문 (Dai hong mon, Dai hong gate)


그리고, 그의 업적 중 '정력의 왕' 라는 엄청난 타이틀도 뒤따른다. 9명의 부인, 1명의 첩, 32명의 궁인들 사이에서 무려 78명의 아들과 64명의 딸, 총 142명의 자녀를 두었다는 민망황제는 베트남에서 '정력의 상징' 으로 유명하다고...


 1/78의 확률을 뚫고 왕이 된 민망황제의 넷째아들 '티에우찌' 황제는 바로! 지난 포스팅에 등장한 주인 없는 무덤의 주인공 '뜨득황제'의 아버지다. (이 집안은 할아버지도 손자도 대대로...)





민망황제릉의 입구를 지키고 있는 무신, 문신, 말, 코끼리의 석상.


142명의 아버지 민망황제의 무덤 정문인 다이홍문 내부 구역에 다다르면 '뜨득황제릉' 에서도 볼 수 있었던 석상들이 황제릉의 입구를 지키고 서 있다. 그리고 아쉽게도 더 이상 '한국에서 온 닌자' 를 찾아볼 수는 없었다. (AC.. 한번 더 할 껄.. ㅋㅋㅋ)





한편, 무인, 문인의 석상 옆 유리로 철통보안이 되어있던 사자상이 서있었다. 보통 이렇게 손도 못 대게 하는 경우엔 진품일 가능성이 높지.. ㅋㅋ





민망황제의 업적, 무덤의 건설과정을 기록해놓은 비석과 비전 (Bi dinh).





대남국 전성기의 군주 민망황제의 무수한 업적과 민망황제릉의 건설과정이 적혀있는 '비딘' 을 지나 '디엔숭언(Dien Sung an, Sung an temple)' 으로 가는 길에는 바닥 공사가 한창이었다. 지금은 다 완료되었겠지만 말이다.


(최근에 사진 편집하다가 알았는데, 인부 아저씨가 센스있게 엄지 척~ (^-^)乃 하고 계셨음. ㅋㅋㅋㅋ) 





민망황제와 황후에게 참배를 드리는 장소인 '디엔 숭언(Dien sung an)'


문을 지나면 나오는 '디엔 숭언 (한국말로는 숭은전)' 은 뜨득황제릉의 '겸궁', 후에 황궁의 '태화전' 의 형태와 매우 닮아 있었다. 이곳은 민망황제와 황후에게 참배를 하던 장소라고 한다.


참배를 하는 장소답게 '숭은전(디엔숭언)'의 내부에는 민망황제, 황후의 위패가 모셔져 있었다. 한쪽에는 관련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내부는 관광객의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사진 촬영은 하지 않았다. 



(나는 하지말라는 건 안하는 착한 블로거니까~! 후훗 ㅋ)





보수공사가 진행중이던 민망황제릉의 건물들.





'민망황제릉' 에 닿기 전, 가장 마지막에 위치한 건물 '민라우(Minh lau, 明樓)'


잔잔한 호수, 무덤을 감싸고 있는 푸른 수목들. '무덤' 이라기 보다는 잘 가꾸어진 '정원' 의 느낌에 가까웠던 민망황제릉. 민망황제의 첫번 째 글자를 따서 지은 2층 누각 민라우(明樓)는 교토의 '금각사' 를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었다.





'민라우' 에서 내려다 보이는 '총명정직 다리'(Thong minh chinh truc)




정대광명(正大光明), 총명정직(聰明正直) 의 문구가 쓰여있는 '총명정직 다리'의 패루.





민망황제릉을 감싸고 있는 길이 238미터의 담벽과 입구(Buu Thanh)


수련으로 가득한 호수 위로 놓여 있는 '총명정직 다리' 를 건너면 민망황제가 잠들어 있는 민망황제릉의 담벽과 커다란 문이 보인다. 평소에는 굳게 닫혀있는 담벽 출입구는 일 년에 단 한번, 민망황제의 기일에만 열린다고 한다. 





무엇보다, 무덤의 주인이 무덤에 잠들어 있는 사실이 안심(?!) 이 되는 곳이었던 민망황제릉. 그의 기일인 1월 20일에 이곳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민망황제릉의 담벽 문이 열리는 현장을 보실 수 있을지도!



그땐 꼭 저에게 사진 한 장이라도... ㅠㅠ  





개혁군주, 정복군주, 정력군주 세 가지 타이틀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던 '레알 킹왕짱 민망황제' 의 무덤을 뒤로 하고 주차장으로 향하던 길, 심상치 않은 기운에 무심코 하늘을 올려다 보았는데...?!





꾸물꾸물 구름이 몰려와요....... ^^


다행히도 비가 금방 쏟아져 내릴 조짐은 보이지 않아서, 다음 목적지인 카이딘 왕릉으로 가는 계획을 속행하기로!




때는 오후 2시 30분. '제발 비만은...' 이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스쿠터를 몰며 카이딘 왕릉으로 향하던 길. 


아침에 먹은 샌드위치가 항문의 이슬이 되어 사라지고 배가 꼬르르륵 고파오던 차에, 좁은 도로 한편에 허름한 노점식당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곳은 지금도 생각이 날만큼 맛있게 먹었던 분보(Bun bo) 맛집이었던 것...!!


 




후에식 돼지갈비 비빔국수 (Bun bo hue cha 분보 후에 짜). 


운명의 분보 맛집은 '할머니'와 '딸' 로 보이는 두 분이서 운영하던 작은 노점이었는데, 가게도 허름하고 손님도 없어서 처음에는 조금 불안했었다. 


하지만, 면을 집어서 한 젓가락 넣는 순간 혓바닥 위에 팡팡 신세계가 펼쳐졌다..!!! 새콤달콤한 느억맘 소스와 쫄깃한 쌀면이 만들어 내는 환상의 조합. 거기에 불향이 가득한 돼지갈비는 금상첨화!! 물론 시장이 반찬이라는 말이 있지만, 여기는 정말정말정말 맛있었다... ㅠㅠ 나중에 다시 찾아갈 수 있을까..?!

 



세상에는 단 한번이어서, 처음이어서, 다시는 보지 못할 것 같아서 특별해지는 순간들이 존재한다. 여행의 추억이 아름다운 이유는 바로 이런 것들이 작용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다시는 먹을 수 없을지도 모르는 이날의 노점식당 '분보' 는 내 평생의 기억에 남는 음식이 되었다. "할머니 건강히 오래오래 맛있는 분보 많~ 이 팔아주세요!! ㅋ"


 

다음 이야기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