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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 여행 Travel

[+106일 베트남 다낭] 보다보면 안구에 습기차는 눈물 젖은 다낭 여행기..


오늘은 후에(Hue)를 떠나 다낭으로 이동하는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샤워를 하고 배낭을 챙겨 일찍 체크아웃을 했다. 어제 민티 호스텔에서 오후 1시에 출발하는 버스표를 미리 끊어두었기 때문에 점심만 해결하면 되는 상황. 






골든 라이스 레스토랑(Golden Rice Restaurant)


오늘의 점심은 침대에서 눈을 뜨는 순간부터 정해져 있었다. 어제 카이딘 왕릉으로 가는길에 먹었던 '분보' 의 맛이 도무지 잊혀지질 않는 것... 결국 호스텔 근처 분보를 파는 식당을 검색하다가 찾아낸 '골든 라이스 레스토랑' 으로 직행했다.




"원 분보 플리즈~!!!"


'분보' 를 주문하고 얼마지나지 않아 그토록 먹고싶던 분보가 테이블 위에 올려졌다. 어제 노점에서 먹었던 분보와 비주얼은 비슷해 보이는데...





 But... 맛이 없는 건 아니었는데, 어제 먹었던 분보에 비하면 상큼함과 새콤달콤한 맛이 떨어졌다.. 당장이라도 스쿠터 빌려서 할머니 분보집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기분.. ㅠ





후에시내에서 분보맛집 찾기는 결국 실패.. ㅠㅠ 힘없는 걸음으로 터벅터벅 호스텔로 돌아와서 커피 한잔을 하며 1시에 도착할 다낭행 버스를 기다렸다.





다낭행 슬리핑 버스 내부.


후에에서 다낭까지는 3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인데, 버스를 타고 보니 좌석버스가 아닌 슬리핑 버스였다. 중간중간 승객을 싣고 내리며 호치민까지 가는 버스인 듯 했다.





안녕 후에~ 다음에 또 보자~!





버스가 출발하고 2시간 30분 정도가 지났을때 즈음, 버스 차창 밖으로 다낭 도시 전체가 한눈에 들어왔다.





오후 4시 정각. 후에에서 출발한 버스가 다낭 도심 외곽에 있는 '카멜 여행사' 앞에 도착했다. 좀 더 중심가에 내려줬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지.





 구글맵에서 호스텔까지의 이동경로를 검색했더니 버스를 두번 타거나, 30분을 걸어서 버스를 한번 타는 선택지가 생겼다. 이때 무조건 '그랩택시(Grab taxi)'를 불렀어야 했는데...


어쨌든 한푼한푼이 아까운 가난한 배낭여행자는 30분을 걷고 버스 한번을 타는 경로를 선택했더랬다. 배낭이 조금 무겁긴 하지만, 운동하는 셈치고, 이따 더 맛있는 저녁을 먹으면 되니까! ㅋㅋ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ㅋ





20분 정도를 기다렸을까...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가 오질 않아서 다른 방법을 찾고 있는데, 설상가상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툭.... 툭.... 후두두두두둑!!!!'



'또 망했드으..... ㅠㅠ' 라고 좌절하려는 순간!! 구세주의 등장처럼 눈앞에 버스가 나타났다. 아멘 관세음보살.. ㅠㅠ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금방 그칠 줄 알았던 '소나기' 가 '소나기' 가 아니었던 것이다.





설상가상 내가 말한 정거장보다 훨씬 먼 곳에 내려준 버스기사... 



"아니 왜 구글맵에 없는 버스 정류장에 내려주는 거죠..?! 왜 때문이죠.... ㅜㅠ ?!"





구글맵을 켜고 미리 저장해둔 호스텔로 향하던 길, 조금 잠잠해졌다 싶었던 빗방울이 또다시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하... ㅠㅠ 택시탈껄.. 왜 그랬지...?! 택시탈껄.... ㅠㅠ'



어제 비에 쫄딱젖어서 '오늘은 괜찮겠지?! 후훗' 이라고 안심했는데.. ㅠㅠ '방심은 금물' 이라는 문장이 왜 명언인지 오늘 몸소 깨닫는 중..





하지만 서러움은 호스텔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폭발해 버렸다. 억수같이 내리는 비를 뚫고 도착한 호스텔은 내가 예약한 호스텔이 아닌 카페였던 것이다. 



"휴... 여기 호스텔인가요?! 부킹닷컴으로 예약했는데."


"어.. 우리 호스텔 접은지 오래됐는데, 지금은 그냥 카페만 운영해요."





당시 상황 재현..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분명 부킹닷컴에서 자동으로 입력된 장소인데... 나라를 잃은 듯 허망한 표정을 지으며 온몸에서 빗물을 뚝뚝흘리고 있는 내가 안쓰러웠는지, 카페 주인이 내 핸드폰에 적혀있는 주소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오! 다행이다. 여기서 한 블럭 떨어져 있는 곳이에요! 내가 데려다 줄게요."


"정말요...?! 너무 감사해요... 평생 복 받으실 거에요... ㅠㅠ"


(진심 왈칵 눈물이 쏟아져 나올뻔했다.)




베트남 다낭의 호스텔 '자리 하우스 (HOUSE ZARI)'


천사같은 카페 직원의 도움으로 찾아온 '자리 하우스'. 멀지 않은 거리였으니 망정이지.. 완전 엉뚱한 곳에 있었으면 진심 엉엉 울 뻔했ㄷ.. ㅠㅠ  (지금 생각해도 울컥..)




자리 하우스의 도미토리 내부.




자리 하우스의 주방과 화장실.


4박 5일 간 지낼 '자리하우스' 는 내가 세계여행을 하며 묵었던 호스텔 중 세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모든 것이 완벽했던 곳이었다. 넓은 키친, 깨끗한 화장실, 넓은 침대와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커튼 달린 벙크베드 까지. 굳이 아쉬운 점을 한가지 말하자면 주변에 큰 슈퍼마켓이 없다는 것 정도였다.





저녁은 자리하우스의 매니저가 추천해준 식당에서 꽝남 지방의 음식인 '미꽝(my quang)'을 먹었다.





꽝남(quang nam)의 지역음식 미꽝(my quang)


평소 국수 종류를 별로 즐기지 않는 편이지만, 오늘 만큼은 뜨끈한 국물이 너무나도 그리운 것... ㅠㅠ 

토핑 고르기가 귀찮아서 토핑이 전부 들어간 미꽝을 주문했는데 국수 위에 개구리 뒷다리가 턱...!! ㅋㅋ 

 




"캬아~!!!"


뜨끈뜨끈 시원~ 한 국물을 한 모금 들이키고, 면을 한 젓가락 집었는데, 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퍼붓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다낭과 나는 안맞는 것 같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