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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 여행 Travel

[+134일 라오스 시판돈] 갬성 맛집이 요기잉네?! 라오스 돈뎃 리피폭포


질퍽질퍽 거리는 진흙탕을 이겨내고 도착한 돈콘섬의 리피폭포. 걸어서 왔으면 1시간이 걸렸을 거리였는데, 자전거를 끌고 왔더니 1시간 10분이 걸리는 매직...!! ㅋㅋ 힘들게 고생해서 왔으니 폭포라도 예뻤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먼저 입구에 있는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입했다. 리피폭포 입장권의 가격은 35,000kip. 티켓 앞에는 리피 폭포 전망대 근처에 위치해 있는 레스토랑의 할인권이 붙어있었는데, 이미 진흙탕에 지칠대로 지친 우리들은 쿠폰을 아주 유용하게 사용했다.   





모두들 진흙탕 길을 헤쳐나오느라 무릎 아래로는 말라붙은 진흙 투성이... 매표소 직원에게 씻을만한 곳이 없냐고 물어봤더니 레스토랑으로 가는 것을 추천해주었다.





계속되는 비로 인해 엄청나게 불어난 물살과 유속.





리피폭포 이정표와 갑툭 요행악어.


입구를 지나서 다리를 건너니 커다란 이정표가 하나 눈에 들어왔다. 'Beach', 'Swimming area' 라고 쓰여있는 걸 보니 건기에는 수영도 할 수 있고 일광욕도 할 수 있는 듯 했다. 애니웨이! 우리의 목표는 발을 씻을 수 있는 레스토랑~





이정표의 방향을 따라 걷다보니 가까운 곳에서 '솨~~ (채연아님주의)' 하고 거센 폭포소리가 들려왔다. 목적지가 다가왔음을 직감하고 경주마 처럼 앞만 보고 걷는 무리들. ㅋㅋㅋㅋ 





그리고 1분 후.. 우리가 처음 마주한 폭포(?)의 모습....GIF





"어쨌든 폭포에 왔으니 전망대에서 폭포를 보고 레스토랑에 가자!" 라는 애초의 계획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ㅋㅋ 전망대로 가는 다리를 건너갔다간, 진심 요단강을 건너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빠르게 손절하고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참고로, 건기에 볼 수 있는 리피폭포의 모습은 이렇다.





폭포 무엇..? 전망대 무엇..?.GIF





친절한 직원 덕분에 다들 깨끗이 발을 씻고 레스토랑에 입성! 타이밍 좋게 레스토랑에 들어서자마자 빗방울이 후드드득 떨어지기 시작했다. 비가 그칠때까지는 시원한 음료 한잔 들이키며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기로.





내가 주문한 커피 쉐이크. 입장권에 붙어있는 25% 쿠폰을 야무지게 사용했다. 





나와 함께한 리피폭포 원정대 줄리, 루실, 샤니.


진흙 투성이 발도 깨끗해 지고, 편안한 의자에 앉아 시원한 음료를 들이키니 그제서야 다들 얼굴에 미소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ㅋㅋ 한결 상태가 좋아진 우리들은 카페에 앉아 한참을 떠들었다. 원래 프랑스 사람들은 영어를 잘 못한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줄리, 샤니, 루실은 다들 나보다 영어도 잘 하고 성격도 참 밝은 친구들이었다.  





이어서 레스토랑 곳곳을 돌아다니는 흉폭한 심장폭격기 아가 냥이들이랑도 놀아주고,





저 가파를 물살 어딘가에 잠겨있을 폭포와 인증샷도 남겨주었더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마지막으로 여행지에서 정말 정말 정말 만나기 힘들다는 사진 잘 찍는 외국인이 찍어준 단체사진까지 건지고 유유히 퇴장. ㅋㅋㅋ 





안타깝게도 불어날대로 불어난 메콩강의 수위 탓에 아름다운 리피폭포의 풍경을 감상할 수는 없었지만, 





섬 곳곳을 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오늘 하루. 아마 한국에 있었다면 프랑스 친구들을 만날 기회조차 없었을 것이며, 만나더라도 이렇게 함께 대화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정말 상상조차도 하기 힘든 일이었을텐데 말이지. 


이런 삶이 일상이 되었다는게 신기하면서도 그저 놀랍지만은 않은 요즈음이다. 




섬 구경을 마치고 다시 입구로 돌아가던 길. 줄리가 손가락을 뻗어 바닥에 있는 풀 한 포기를 가르켰다. "악어야! 너 이풀 본 적 있어?! 그리고는 손가락을 뻗어 잎사귀에 대고 스윽 스윽 문질러 대기 시작했다. 그러자 마법같은 일이 일어났다. 줄리의 손가락이 스쳐간 잎사귀들이 부끄러운듯 움츠러드는 것이 아닌가..!! 





샤이 플랜트 (Shy plant), 혹은 '미모사(mimosa)' 라고 불려지는 식물.


줄리는 이식물의 이름이 '샤이플랜트' 라고 가르쳐주었다. 손가락을 대면 부끄러운듯 움츠러드는 모습에서 붙여진 이름이라며. 


나는 진심 태어나서 처음보는 장면이었다.. 파리지옥같은 식충식물이 자극에 반응하는 모습은 봤어도 야생의 풀이 손가락 터치에 반응을 한다니 말이다..! ㅋㅋ 줄리 덕분에 신문물을 접한 나는 눈에 보이는 샤이플랜트마다 스윽스윽 손가락을 문질러대는 같이다니기 창피한 "샤이올드맨"이 되었다는 소문이..





이제는 정말 숙소로 갈 시간. 돌아가기 전에 샤이플랜트 하나만 더... 제발.. ㅋㅋ





집에 오는 길은 때론 너무 길어 나는 더욱 더 지치곤 해...♪


돌아가는 길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Hoxy나 하는 마음에 다른 루트를 선택해 보았지만 결말은 사진과 같았다.. 자전거는 거들 뿐.. ㅠㅠ





키아스 백패커스 레스토랑 (Kea's Backpackers Restaurant)


숙소에 돌아와서는 줄리, 루실, 아란, 마리나와 함께 저녁을 먹으러 갔다. 장소는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제법 괜찮은 평을 받고 있는 '키아스 백패커스 레스토랑' 이라는 이름의 식당이었다.





일단 시작은 비어라오 큰 걸로 각 1병씩 ㅋㅋㅋ 





시계방향으로 요행악어, 아란, 마리나, 줄리, 루실.





메콩강의 노을 갬성사진.


음식을 주문하고 열심히 수다를 떨고 있는데, 무심결에 고개를 돌린 메콩강 저너머로 오렌지 빛 노을이 온 힘을 다해 타들어가고 있었다. 배게솜처럼 하늘을 가득 메운 구름탓에 일몰을 볼 수는 없었지만 잠시 넋을 놓고 볼만큼 아름다운 색채의 노을이었다.





라오스 시판돈에서 느껴보는 메콩강 갬성.GIF






은 훼이크. 또 비다 요녀석들아. ㅋㅋㅋㅋㅋㅋ






쏟아지는 비를 피해 식당 내부로 피신. ㅋㅋㅋ 그런데 사장님 주문한 밥은 안주시나요...?! ㅠㅠ 배고파서 현기증 날 것 같단 말이에요. ㅠㅠ 





결국 한시간만에 나온 피시 앤 칩스.. ㅋㅋㅋ 


알고보니 우기에 접어든 돈뎃섬을 찾아오는 손님들이 별로 없어, 사장님 혼자 운영하느라 음식이 많이 늦어졌던 것..ㅋㅋ 음식이 매~우 늦게 나오긴 했지만 섬에서 먹는 피시 앤 칩스라고 생각이 안될정도로 맛이 있었다. 다른 친구가 시킨 커리도 먹어봤는데 커리도 JMT!! 돈뎃 맛집 인정!!! ㅋ





숙소에 돌아와서는 곧바로 2차 시작되었다. ㅋㅋㅋ 정말 라오스는 비어라오만 있다면 어디든 낙원이자 천국. 싸고 양많고 맛있고... ㅠㅠ





결국 이날도 새벽까지 웃고 떠들고 먹고 마시다 하루가 지나가 버렸다. 무턱대고 계획도 없이 찾아온 작은 섬이었는데, 커다란 대륙보다도 드넓은 대양보다도 의미있는 장소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추억이 깃든 장소가 되어버렸다. 훗날 시간이 지나도 기억하고 그리워할.



다음 이야기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