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行 여행 Travel

[+131일 캄보디아 씨엠립] 앙코르 유적에 구걸하던 아이들이 사라졌다. 캄보디아의 긍정적인 변화들.




구입한지 반나절도 채 안된 코끼리바지에 내 머리만한 커다란 구멍이 뚫려버린 강제 시스루 사건이 일어난 지난 이야기..!!! 급한대로 근처 눈에 보이는 상점에 들어가 가장 튼튼해 보이는 바지를 새로 구입했다. 앙코르 유적 내에 있는 상점이라 가격이 조금 비싸기는 했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능...ㅠ 회생 불가능 상태가 되어버린 코끼리바지를 그윽하게 바라보며 '싼 게 비지떡.' 이라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다시금 머릿 속에 되뇌어 보았다. 








앙코르 유적 따 프롬(Ta prohm) 사원의 입구.


다음 목적지는 '안젤리나 졸리' 가 출연했던 영화 <툼레이더> 의 촬영지로 더욱 유명해진 따 프롬 사원. 이곳에서는 지금까지 다녀온 앙코르 사원들과 전혀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사원의 벽과 건물들 사이로 자라난 거대한 스펑나무들이 밀림 깊숙한 곳에 있는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때문이다.





40달러 짜리 1일 권 티켓을 보여준 후 따 프롬 사원에 입장! 사원의 입구를 지나서 숲으로 우거진 길을 따라 걷다보니 4년 전 이곳에서 마주쳤던 아이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떠올랐다. 유독 많은 아이들을 마주쳤던 이곳 따 프롬 사원.




가장 먼저 떠오른 얼굴은 앙코르 유적의 사진이 인쇄된 엽서를 팔던 소녀와 소년이었다. 필요없다고x100 한사코 거부를 했지만 10분간 끈질기게 따라오며 호객을 했었던 귀요미들. ㅋㅋ 결국 같이 찍은 사진을 선물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지만 어린나이에 영어도 너무 잘하고 활기가 넘쳤던 아이들이었다.




이외에도 따 프롬 사원 내부에서 피리를 팔던 아이, 실크로 만든 스카프를 팔던 아이, 나무로 만든 장난감을 팔던 아이들, 그리고 따 프롬 사원 통로에 아웅다웅 모여 놀다가 관광객이 지나가면 구걸을 하던 아이들까지 너무나도 많은 아이들이 이른 시간부터 나와 생업을 돕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불쌍하다 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었다. 그저 한가지 안타까웠던 점은 '저렇게 밝고 똑똑한 아이들이 학교에서 공부를 한다면 더 나은 인재가 될 수 있을텐데...' 라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다시 현재. 


4년 전 만났던 아이들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따 프롬 사원으로 가던 길, 어떤 여행자가 건네 준 선물 꾸러미를 받고 잔뜩 신이 나있는 아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다행히 구걸을 한다거나 물건을 팔고 있지는 않아보였다. 따 프롬 사원 뿐만아니라 앙코르 유적 전체에 물건을 팔고 있거나, 구걸을 하고 있는 아이들이 눈에 띌 정도로 사라졌다. 


조금 주책이지만 눈가에 눈물이 핑 돌았다. 그날 마주쳤던 아이들이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을 생각이 들어, 너무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앙코르 유적에 있는 주의사항.


캄보디아에서 만난 다른 여행자에게도 들은 이야기지만, 최근 캄보디아 정부에서 아이들이 물건을 팔거나 구걸을 하는 것을 단속하고 있다고 한다. 대신 그 아이들이 학교에서 교육을 받도록 지시하고 있다는 것. 앙코르 유적에 있는 주의사항에도 '아이들에게 사탕이나 돈을 주지 말고, 그들이 파는 물건 역시 구입하지 마세요. 이러한 행위들은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고 구걸을 하게 만듭니다. 그들을 돕고 싶다면 자선단체에 기부를 하세요.' 라고 쓰여있는 항목을 찾아볼 수 있었다. 


아직도 '가난한 나라' 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캄보디아이지만, 오랫만에 다시 찾아온 이 나라에는 긍정적인 변화가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었다. 작은 희망들이 자라나 유능한 인재들로 가득한 나라가 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해보았다. 





추억에 빠져 걷다보니 어느새 중앙에 위치한 사원 입구에 도착해 있었다. 따 프롬 사원은 앙코르와트 만큼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사원 곳곳이 붕괴되어 있고 울창한 숲에 둘러 쌓여있기 때문에 방향감각을 잃기 쉬운 곳이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복잡한 사원의 구조만큼 곳곳에 안내원들과 표지판이 배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 프롬 사원에서 세상편하게 낮잠을 자고 있던 길냥이 아니 사원냥이...??! ㅋㅋ





따프롬 사원의 중앙에 가까워질수록, 무너져내려 아무렇게나 방치되어 있는 돌무더기들과 담장과 건물들을 집어삼킨 커다란 스펑나무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앞서 다녀왔던 바이욘 사원보다 훼손 정도가 심각하다.





담장을 삼켜버린 커다란 스펑나무 뿌리의 사진. 크기 비교 모델은 요행악어 새로 산 바지에도 관심을... ㅋㅋ 





4년 전 찍은 따 프롬 사원의 모습.


참고로, 이렇게 건물들과 담장이 무너진 채로 방치되어 있는 사원은 이곳 말고도 '뱅밀리아' 라고 불리우는 사원이 유명하다. 하지만 뱅밀리아는 씨엠립 시내에서 차로 2시간 정도 걸리는 먼 거리에 입장료도 따로 받고 있기 때문에 시간과 돈이 많이 들어가는 편.


나 역시 뱅밀리아까지 가보지는 못했지만, 다른 사람들의 말을 빌리자면 뱅밀리아와 가장 비슷한 분위기를 내는 곳이 바로 이곳 따 프롬 사원이라고 한다. 만약 뱅밀리아를 방문하고 싶은 여행자가 있다면 먼저 따 프롬 사원을 방문해보고 결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벌써 4년 전이지만, 어제 온 것처럼 선명했던 따 프롬 사원. 사원의 좁은 통로에서 '오~ 여기 느낌 좋은데?' 하고 사진을 찍었는데, 나중에 노트북을 찾아보니 4년 전 똑같은 위치와 각도에서 '오~ 대박' 하며 사진을 찍었었던 나. ㅋㅋㅋ 사람의 취향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함 ㅋㅋ 





 4년 전 복원이 진행중이던 사원 건물은 여전히 그 자리 그대로 복원중이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4년 전에는 없던 사원의 지붕이 복원되어 있었다는 것. 복원에 들어가는 시간이 정말 오래걸리기는 하나보다.





그리고 따 프롬 사원을 방문했다면 무조건 무조건 인증샷을 찍어야하는 숨은 그림 찾기 1탄 '스테고사우르스' !!! 이 미확인 생물에 대해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지만 생김새는 영락없는 공룡이다. 과연 그들은 공룡과 함께 생활했던 것일까..?! ㅋㅋ


참고로 스테고사우르스 부조는 크기가 작고 구석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찾기 힘든편이다. 최대한 자신의 힘으로 찾아보고, 너무 힘들다면 근처에 있는 안내원에게 물어보자. "where can i find dinosaur?" 라고 치트키를 입력하면 10초안에 데려다 준다. ㅋㅋ 





따 프롬 사원의 숨은 그림 찾기 2탄은 나무 뿌리 사이에 숨어있는 압사라 부조! 스테고사우르스에 비해서는 찾기 쉬운편이지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치기 십상이다. 그런데 왜 굳이 찾아야 하냐고..?! 음... 나도 모르겠다. ㅋㅋㅋ 





따 프롬 사원의 포토스팟.


마지막으로 따 프롬 사원의 포토스팟에서 인증샷까지 찍어주면 끝~ ㅋ 커다란 스펑나무가 사원을 집어 삼킨듯한 포토스팟 3곳은 관광객이 많을 경우 20분 이상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전하며 이만.. ㅋ 





따프롬 사원을 나와서는 잠시 휴식타임~!! 캄보디아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 중 하나인 코코넛 워터를 마셨다. 왠만한 성인 머리보다 큰 코코넛 하나가 단돈 1~2달러라는 거 시롸?!! ㅋㅋ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도 코코넛 워터를 마셔봤지만 캄보디아만큼 코코넛이 크고 맛있지는 않다는 것!! 





몸속의 더위와 갈증이 싸~악 가시는 달달구리한 코코넛 워터.


그리고 예전에 어디서 들은 '카더라~' 통신인데, 연간 코코넛에 의해 사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정보의 정확성을 위해 구글에 찾아 본 결과, 연간 150명 정도가 코코넛 나무에서 떨어진 코코넛 열매에 맞아 사망한다고... ㄷㄷㄷ 그런데, 캄보디아의 코코넛 나무 높이와 열매 크기를 보면 '그럴만도 하다..' 라는 생각이.. (기승전 코코넛은 맛있지만 위험해)





쓰라쓰랑의 테라스에서 인증샷.


앙코르 유적 스몰투어의 마지막 장소는 '반띠아이 끄데이(Banteay kdei)' 사원과 그 앞에 위치해있는 커다란 저수지 '쓰라쓰랑(Sras Srang)'. 


커다란 인공호수 쓰라쓰랑은 현재 그 용도가 분명히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왕과 시녀들의 목욕탕으로 쓰였다는 설과 저수지로 쓰였다는 설이 가장 유력한듯 하다.





길고 길었던 스몰투어의 마지막 목적지인 반띠아이 끄데이 사원. 비슷한 이름의 '반띠아이 쓰레이(Banteay Srei)' 와는 분위기도 위치도 전혀 다른 곳에 있기 때문에 정보 검색시 잘 구분해야 한다.






사원의 규모는 앞서 방문했던 따 프롬 사원과 거의 비슷하지만, 훼손의 정도가 조금 더 심한 편. 그리고 아마 이쯤되면 '아 이제 돌은 제발...ㅠㅠ ' 라는 생각이 들것이다. 요행악어는 여러분의 정신 건강을 소중히 생각하기에 돌(이라 쓰고 문화재라 읽는) 이야기는 여기까지. ㅋㅋ 





하지만 인증샷은 칼같이 챙겨요. ㅋㅋㅋ 





무려 6시간에 걸친 앙코르 유적 스몰투어는 이것으로 끝. 


TMI지만, 4년 전에는 자전거를 빌려 셀프 스몰투어를 했었다. 물론 툭툭을 타고 돌아보는 것이 체력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옳은 선택이지만, 돌이켜보면 4년 전 어리고 무모했던 탓에 그만큼 값진 추억들도 많이 얻었던 것 같다. 


만약 지금 다시 툭툭과 자전거를 선택하라면? 나는 고민없이 자전거를 택할 것이다. 아 물론 힘들면 망설임 없이 버리고 올 수 있는 자전거로 말이다....ㅋㅋ 





기나긴 하루의 마지막은 대박식당에서 유종의 미를!! 앙코르 유적을 함께 돌아본 친구에게 대박식당 이야기를 했더니 이곳에 그런 천국이 있었는 줄 몰랐다며 쭐래쭐래 따라왔다. ㅋㅋㅋ 





오늘로 두번째 방문이지만, 올 때마다 감탄이 쏟아져 나오는 대박식당... ㅠㅠ (내돈내먹임) 서비스로 주신 군고구마 박살내고 반찬 싹싹 긁어 먹고, 삼겹살 리필 3접시를 부숴준 후에야 유유히 식당문을 열고 걸어나갔다는 요행돼지의 4일째 씨엠립 스토리는 여기서 끝~~! ㅋㅋㅋ 



다음 이야기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