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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 여행 Travel

[+120일 베트남 호치민] 더 이상의 전쟁은 그만! 호치민 전쟁 기록 박물관. (Feat 인종차별 호스텔)


새벽 3시 30분. 달랏에서 출발한 슬리핑 버스가 호치민에 도착했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해가 뜰 때까지는 버스에서 잘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줄 알았는데... 그런 거 없이 그냥 쫓아버리네....?! ㅠㅠ 


혹시라도 이런 상황이 벌어질까봐 예약해둔 호스텔에 미리 메세지를 전송해두기는 했지만.. 베트남 여행은 정말이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능.. ㅠㅠ 






새벽 3시 50분 예약해둔 호스텔 앞에 도착, 입구가 닫혀있어 노크를 했더니 다행히 자고 있던 종업원이 문을 열어주었다. 그 후의 상황은 너무 길어 짧게 요약해 보려고 함!


1. 문을 열어준 직원은 나에게 아무런 설명없이 다시 자러 감. 그래서 나도 적당히 빈 곳에 자리를 잡고 새우잠을 잠.


2.아침이 밝았고 주방에서는 조식이 준비되고 있었음. 아직 체크인을 안했기에 "돈을 내고 조식을 먹어도 될까요!?" 라고 물어보자 "니 몫은 없어." 라는 단답형으로 돌아옴. 심지어 호스텔 오너였음.


3. 호스텔 주인이 서양친구들 한테는 "와우~", "어우~", "러블리~" 온갖 리액션을 총동원 하는데, 내가 뭐 물어보면 X 씹은 표정으로 "응, 아니?!" 단답형으로 대답함. (나 정말 뭐 잘못했니..?!)


4. 체크인을 함. 6인 도미토리를 예약했는데, 들어가보니 12인 실.. "저 6인실 예약했는데요?!" 라고 말하자 "아니, 저기 6인실 맞는데?! 불만있으면 나가." 라는 대답이 돌아옴.


5. 그래서 바로 짐싸서 나옴.. 베트남의 호스텔에서 참 많은 일을 겪어봤지만 정말 역대급 인종차별이었다고 생각함. 구글 리뷰 보면 동양인이 남긴 리뷰와 서양인이 남긴 리뷰의 온도차를 볼 수 있음.


6. 정말이지.. 이름 처럼 판타스틱한 경험을 선사한 '판타스틱 호스텔' 이었다.





아침부터 정말 정신이 1도 없었다. 새벽 3시 30분에 도착해 잠도 제대로 못 잔 상태에서 인종차별로 무차별 폭격까지... 다행히 근처에 있는 다른 호스텔을 예약할 수 있었는데, 체크인을 하자마자 곯아떨어져 오후 3시까지 딥슬립을 했다...


물론 이렇게 이상한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베트남을 여행하면서 친절한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났고, 때때로 도움까지 받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더 씁쓸하고 안좋은 기억으로 남은 사건인 듯...  

 




푹신한 침대에서 한 숨 자고 일어났더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그리고 기분이 나아지니 덩달아 배도 고파졌다. 왠지 분짜가 땡기는 날이다.  





그래서 찾아온 분짜 식당!!! 구글 지도를 켜고 '분짜' 로 검색했더니, 도보 15분 거리에 분짜집이 있지 뭐야~!?  ㅋㅋㅋㅋ 





그런데 맛은 실패..... ㅠㅠ 분짜는 하노이에서 먹는게 최고인듯 합니다...





호치민 전쟁 기록 박물관. 

(War Remnants Museum of Ho chi minh city)


분짜의 아쉬움을 쉽사리 떨쳐내지 못한 채 도착한 오늘의 목적지는 호치민시 전쟁 기록 박물관. 원래 'Remnants' 는 잔존, 흔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지만, 한국어로는 '기록' 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릴 것 같아 '기록 박물관' 이라고 적어 보았다. 실제로 박물관 내의 전시물도 '사진'이나 '차트' 같은 기록물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호치민 전쟁 기록 박물관의 입장료는 40,000동. 한국돈으로는 약 2000원 정도.





먼저 박물관 내부에 들어가기 앞서, 야외 전시장을 둘러보았다. 야외 전시장의 넓은 부지에는 전쟁에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헬기, 비행기, 탱크 등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주로 방문객들이 사진을 찍는 포토스팟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전쟁 기록 박물관은 총 3층의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었다. 앞서 말했듯 대부분의 전시실이 베트남 전쟁 당시의 사진과 차트(기록)를 전시하고 있다는 점. 





호치민 전쟁 기록 박물관 1층 로비의 모습.




베트남 전쟁 당시 사용되었던 무기들.




베트남 전쟁에 대한 기록과 통계.


1960년대에 시작되어 1975년 까지 15년 간 지속되었던 2차 베트남 전쟁은 흔히 '월남전' 이라는 이름으로도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호치민시의 '전쟁 기록 박물관' 은 바로 2차 베트남 전쟁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다. 


'이념' 의 충돌로 인해 동족끼리 총구를 겨눴던 동족상잔의 비극 '6.25 전쟁' 의 역사를 안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많은 것을 느끼고 가게 되는 곳이라 생각한다.




베트남 전쟁 당시에 촬영된 사진 자료들.


베트남 전쟁 기록 박물관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사진 전시는 전쟁의 참혹함을 여과없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전시된 사진을 촬영할 엄두도 나지 않았고, 촬영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 최소한의 사진만 촬영을 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많은 감정들이 교차했던 사진들. 





그리고, 제2차 베트남 전쟁은 한국군이 참전했던 전쟁인만큼, 한국군에 관련된 기록과 전시물도 찾아볼 수 있었다. 6.25 전쟁으로 초토화된 대한민국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 참전한 전쟁이 또 다시 동족간의 이념 전쟁인 베트남 전쟁이었다니.. 참 아이러니한 부분. 





세계 2차 대전, 한국 전쟁(6.25 전쟁), 베트남 전쟁의 비교 차트.


세계 2차 대전, 한국 전쟁, 베트남 전쟁의 피해규모를 비교해놓은 차트도 다소 충격적이었다. 베트남 전쟁에 들어간 비용은 6,700억 달러로 세계 2차대전의 2배, 사용된 총 포탄의 수가 140만 톤으로 세계 2차대전의 3배였다는 사실..




마지막 전시관을 어느정도 다 둘러봤을 때 즈음, 폐관을 알리는 방송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숙연해진 마음을 거두어내지 못한채로 전쟁 기록 박물관을 나섰다.





전쟁 기록 박물관을 나와 향한 곳은 호치민 신투어리스트 오피스. 





신투어리스트의 '본점' 답게 오피스도 넓고 상담 직원들도 여러명이 배치되어 있었다. 이 곳에 방문한 이유는 '구찌터널' 일일 투어를 신청하기 위해서~! 





베트남 호치민 신투어리스트 오피스 투어 상품과 가격표.


이곳에서 내일 모레 출발하는 구찌터널 + 메콩강 삼각주 일일투어 상품을 신청했다. 가격은 349,000동이었고 한국돈으로는 약 18000원 정도. 아침 7시에 출발해 오후 6시에 종료되는 투어치고는 굉장히 저렴한 편이라 생각한다.



투어에 대한 내용은 곧 포스팅 예정~! 커밍쑤운!!!!





저녁에는 내가 사랑하는 '하이랜즈 커피(Highlands Coffee)'에서 시원한 커피 한잔을 들이키며 하루를 마무리~! 한편으로는 전쟁 기록 박물관에서의 느낀 감정들이 쉽게 정리되지 않는 그런 밤이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