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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 여행 Travel

[+097일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서 하노이 시내로. 충격적인 베트남 쌀국수의 첫 인상..


비행기가 게이트 앞에 멈춰서자, 기내는 바쁘게 짐을 챙기는 사람들로 분주해졌다. 이유는 간단하다. '군대는 줄서기' 라는 말이 있듯이, 군대 다음으로 줄서기가 중요한 곳이 바로 공항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비자 발급이 필요한 나라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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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7일 홍콩]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에서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으로.




베트남 비자 발급을 위해 길게 늘어선 사람들.


2020년 4월 현재 코로나 사태로 입국이 거의 금지되다시피 돼버린 베트남이지만, 베트남은 '한국 여권' 을 소지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15일 이내 체류 시 비자 면제를 허용하고 있다. (관광 목적에 한해서 이며, 베트남 체류 기간이 15일이 넘어가거나, 30일 이내 재 방문 시에는 비자가 필요하다. ) 


나 같은 경우에는 처음 방문하는 베트남에서 한 달 동안 체류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30일 간 체류가 가능한 관광비자(E-VISA, 가격은 25USD) 를 미리 받아 놓았다. 그렇지 않은 경우 공항에서 도착 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공항이 붐빌 경우 한 시간 가까이 소요되는 경우도 있다고.





WELCOME TO VIET NAM.

베트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혹시나 문제가 생길까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아주 쉽고 빠르게 끝난 입국 심사! 한 달 간의 베트남 여행이 순조롭게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입국 심사, 짐을 찾는 시간까지 포함해 대략 50분 정도가 소요됐다.)




하노이 노이바이공항 ATM 인출 최대 한도는 2000,000VND

(VND는 베트남의 화폐 단위인 '동')


짐을 찾고 입국장을 빠져나와 제일 먼저 향한 곳은 ATM. 비상금으로 가지고 있는 달러를 최대한 아껴두기 위해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찾으려고 했지만, 공항 ATM 인출 최대 한도 금액은 고작 2000,000VND...


'2000,000VND?! 엄청 많은데?!' 라고 생각할 수 있는 큰 단위의 숫자이지만, 한국 돈으로는 10만원, 달러로는 85달러 정도밖에 되지 않는 금액으로, 수수료와 환율까지 생각하면 꽤나 손해보는 장사였다.





베트남 공항의 환전소의 환율은 시내 환전소와 거의 비슷.


'공항 환전소' 하면 보통 사기라고 느껴질 정도로 환율이 나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의 환전소들은 네이버, 구글에 명시된 환율과 비슷한 가격을 책정하고 있었다. (하노이 시내의 환전소 환율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편.)


결국 공항 환전소에서 환전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가방에서 돈을 꺼냈다. 그런데, 50달러 두 장을 냈더니 명시된 가격보다 환율을 조금 깍는 것이 아닌가. '아 그럼 괜찮아요.' 하고 바로 뒤돌아 섰더니, 그제서야 원래 환율로 계산해주더라. 췟 





100달러를 내고 받은 금액은 총 2299,000 베트남 동.


50달러 두 장을 내고 받은 돈이 정확히 2299,000동이었다. 한 손 가득 묵직하게 잡히는 지폐들, 백만 자릿수의 금액! 왠지 부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태어나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야.... ㅠㅠ 으흐흑





공항에서 환전을 할 때 반드시 유의 할 점!


공항 환전소에서 환전을 했다면, 자리를 떠나지 말고 반드시 그 자리에서 액수가 맞는지, 불량 화폐는 없는지 확인해야한다. 환전소를 떠난 이후에 생긴 문제는 아무리 따져봤자 소용이 없다.



(베트남 동은 화폐의 단위가 크기 때문에, 이를 혼동하기 쉬운 관광객을 상대로 밑장빼기를 시전하거나, 사기를 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는 듯 하다.)





환전 후에는 한달 간 사용할 심카드를 구입.


노이바이 국제공항 내의 심카드 판매처는 어느 곳을 가나 대부분 비슷한 가격을 책정하고 있었다. 자신의 여행 기간과 사용 스타일에 맞춰서 선택하자.


(심카드 구입시 장착과 개통까지 해 줌.)





환전과 심카드, 공항에서 가장 필요한 두 가지를 모두 해결한 뒤 가벼운 마음으로 공항버스를 타러 가는 길.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 공항에서 하노이 시내까지 가는 86번 공항버스는 공항을 나와 왼쪽 건너편 정류장에서 탑승할 수 있다.  






하노이 시내로 가는 86번 버스 정류장과 버스의 모습.

(운행 간격은 시간 당 2~3대, 운행 시간은 새벽 5시 ~ 저녁 10시 사이)





86번의 버스 요금은 35000동, 한국돈으로 1800원 정도 되는 금액이다. 탑승 후 자리에 앉아 있으면 승무원이 돌아다니며 티켓을 끊어준다. (2019년 12월 기준. 2020년 4월 확인 결과 동일)



(세계여행 당시에는 30000동 이었던 86번 버스 요금. 최근에 베트남을 다시 방문했을 때에는 35000동으로 인상되어 있었다.)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 부터 하노이 시내까지는 보통 40~50분이 소요되지만, 교통 상황에 따라서 조금 덜 걸릴 수도, 조금 더 걸릴 수 도 있다. 예약해 둔 숙소 근처 정류장을 미리 파악해두는 것이 가장 좋지만, 잘 모르는 경우에는 버스 승무원에게 구글맵을 보여주며 물어보면 된다. 




어느덧 버스 창밖으로 보일 만큼 기울어져 버린 해.





공항을 떠나 고속도로 위를 빠르게 질주하던 버스. 하노이 시내에 들어서자 이곳저곳 정신없이 달리는 오토바이들 틈에 끼어 속도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86번 버스에서 내려 호스텔 까지 걸어가던 길. 가뜩이나 좁은 보행로는 주차 된 오토바이나 상점에서 방치한 물건들로 길이 막혀있는 곳이 대부분이었고, 작동하지 않는 신호등, 아슬아슬하게 사람을 피해가는 오토바이들, 시끄럽게 울려대는 클락션 소리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베트남이 원래 이런 곳이었나..?!'





하노이 센터 호스텔의 입구와 해피아워에 제공되는 무료 맥주.


매연이란 매연은 다 뒤집어 써가며 도착한 호스텔.. 앞으로 5박 6일 간 지내게 될 호스텔의 이름은 ' 하노이 센터 호스텔(Hanoi centre hostel)' 이라는 곳. 겨우 한숨을 돌리고 체크인을 하는데 리셉션 직원이 맥주 한잔을 따라 나에게 건냈다. 


"It's for you! and for free!! welcome to hanoi center hostel~!" 



얼핏 알고는 있었지만, 이곳 하노이 센터 호스텔에서는 저녁 6시 부터 시작되는 해피아워에 맥주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었다. 하지만 맛은 그닥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맥주 맛이 나는 술 같은 느낌)





오후 7시, 호스텔에 짐을 풀어놓고 어둑어둑해진 하노이의 밤거리를 걸었다. 베트남에 도착했다면 응당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이 있지 않은가.





설레이는 여행의 첫 날. 사람마다 취향도 생각도 다르겠지만, 내 피셜에 의거하면 '베트남에 오면 가장 먼저 먹어봐야하는 것' 은 바로 '쌀국수' 였다. 


'과연 베트남 쌀국수의 본고장인 베트남에서 먹는 쌀국수는 어떤 맛일까..' 생각만해도 침이 고이는 행복한 상상에 한껏 급해진 마음..! 결국 호스텔 근처 먹자골목의 식당 중 적당히 느낌이 오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주문한 메뉴의 가격은 포보 (pho bo, 소고기 쌀국수) 35000동, 스프링 롤(nem) 60000동으로 한국돈 5000원 정도 하는 가격이었다. 여행자 거리에 있는 식당이라 현지물가보다 제법 비쌀텐데도 이정도 가격이라니.. 저렴한 베트남의 물가가 몸에 와 닿는 순간이었다.





식당 테이블의 기본 세팅.




주문한지 3분도 안되서 등장한 쌀국수! 과연 본고장의 맛은...!!





 흐물흐물 툭툭 끊겨버리는 불은 면발... 깊은맛 따위 개나줘버린 연한 국물.. 지금껏 내가 먹던 베트남 쌀국수 맞는건가요...?! ㅠㅠ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더 컸을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이건 그런 문제가 아니었다. 하늘과 땅이 뒤집어진 느낌이랄까...


그러고보면 '베트남 쌀국수는 호주나 프랑스가 제일 맛있다' 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베트남에서는 그저 흔한 음식일 뿐인 '쌀국수'가 오히려 해외에서 고급화 되었다는 것인데.. 





'하.. 그래도 그렇지 이건 너무해.. ㅠㅠ '





흐물흐물 쌀국수에서 터져버린 실망감..... 뜨겁고 바삭바삭 맛있는 '스프링롤 (넴)' 로 조금이나마 씻어낼 수는 있었지만 말이다... (또르륵)





반전이라면 제법 짜릿한 반전이었던 베트남 쌀국수와 함께 시작한 하노이에서의 첫 날. 


하지만!!!! 다음 날 아침, 베트남 쌀국수에서 받은 충격을 단 한방에 날려버린 '끝판왕 음식' 이 내 눈 앞에 등장하고야 마는데....!!! 



다음 이야기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