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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 여행 Travel

[+083,084일 중국 양숴] 뚜벅이의 세계 여행에는 휴식이 필요해! 구이린으로 이동.



오늘은 오랫만에 갖는 휴일 겸 블로그 쓰는 날. '세계 여행하면서 열심히 블로그 써야지!' 라는 여행 초기의 각오는 하루 8시간을 걷는 뚜벅이 여행자에게 생각보다 벅찬 일이었다... ㅠ


그렇게 밀리고 밀리고 밀린 블로그.. 누가 글 잘 쓰는 두뇌와 분당 3000자를 쓸 수 있는 손가락 좀 빌려줬으면 좋겠다. 진심.. 플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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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일 중국 양숴] 거장 장예모 감독이 연출한 

인상류산지에(印象刘三姐 인상유삼저) 줄거리와 솔직 후기.






푹푹 찌는 양숴의 초여름 날씨를 피해, 저녁 6시 까지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열심히 블로그를 썼다. 엉덩이와 허리가 찌뿌둥해질 때 즈음 블로그 작업을 중단하고 산책을 나섰다.


양숴 마운틴 스트림 호스텔에서는 오후 5시부터 저녁 10시 사이에 자전거를 무료로 대여해 주는데, 마침 시간이 딱 맞아서 산책 대신 자전거를 타고 마을 주변을 둘러보기로. 





사진에 찍힌 양숴의 풍경은 굉장히 평화로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물 속을 걸어 다니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엄청나게 덥고 습한 날씨... 잠시라도 걸어 나올 생각을 했던 과거의 나를 반성해본다.





자전거에 올라, 습도 90%가 함유된 미적지근한 바람을 맞으며 출발!!! 




한적한 시골 길을 가로질러서, 카르스트 지형이 보이는 강을 따라,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는 주변 마을까지 열심히 페달을 밟았더니, 어느덧 한 시간이 뚝딱!  





한 시간에 걸친 주변 동네 구경을 마치고 호스텔에 돌아오니, 그동안 텅텅 비어있던 수영장에 물이 채워지고 있었다. 오늘이 양숴에서의 마지막 밤인데 이제서야 물을 채우다니.. 흥칫뿡.





저녁은 멀리 나가지 않고 호스텔 주변의 식당에서 먹었다. 양숴의 번화가인 씨지에(西街)에서 도보로 20~30분 정도 떨어져 있는 곳임에도 불구 하고, 외국에서 온 여행자들을 위한 영어 메뉴판과 서양 음식 메뉴를 갖추고 있었다. 맛은 좀 애매하긴 했지만 말이다. ㅋㅋㅋ 





식당에서 주문한 스파게티와 어니언 링.


오랫만에 피자가 먹고 싶어서 'Black pepper Beef' 라고 쓰여있는 메뉴를 주문했는데, 알고보니 스파게티 였다... ㅠㅠ 중국어 메뉴를 한번 더 확인할 껄 그랬다. 양이 조금 부족해서 시킨 어니언 링은 ... 음... 긴 말하지 않겠다. ㅋㅋ 





양숴에서의 마지막 날은 축구를 보면서 마무리. 매일매일 걷느라 지친 다리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포상이랄까. ㅋㅋ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나고.





다음날 아침. 양숴를 떠나 구이린으로.


이제는 제법 능숙해진 짐 싸기 덕분에 척척척 10분 만에 준비 끝! 체크아웃 시간인 오후 12시에 딱 맞춰서 리셉션에 키를 반납했다. 아직 까지는 잘 버텨주고 있는 커다란 배낭과 보조가방 앞으로도 잘 부탁해~




 물이 가득 채워진 수영장과 더불어 제법 다양한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던 마운틴 스트림 호스텔의 휴식공간. 하지만 하루 종일 에어컨을 틀지 않고 문을 활짝 열어 놓는 통에 더위, 습기, 모기 삼연타를 맞아 이용할 수가 없었다. 이런 것을 두고 '빛 좋은 개살구', '계륵' 이란 말을 쓰지 않겠는가.




이토록 좋은 시설과 안락한 휴식공간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리가 날리던 마운틴 스트림 호스텔. '조금만 개선이 된다면 좋을텐데' 라는 아쉬움을 남겼던 호스텔이다.




마운틴 스트림 호스텔에서 키우는 고양이들. 더운 날씨 탓에 기절하듯 자는 냥이들은 심쿵 + 졸귀.. ㅠㅠ 





잘있거라 양숴여~! 다음엔 옆집으로 가리다! ㅋㅋㅋ 




호스텔을 나와 시외버스 터미널로 향하던 길. 도시락 가게가 보이길래 들어가서 점심을 해결했다. 메뉴판 사진에 돈까스 도시락이 있길래 주문했는데, 그냥 돼지고기 튀김이었다. 이런 된장!!!! ㅋㅋ 도시락 가격대는 12~25위안 사이로 저렴했던 편.




양숴 시내에 있는 시외버스 터미널에 버스를 타고 구이린으로! 버스비는 27위안이었다.





양숴(阳朔 양삭) - 구이린(桂林 계림) 구간 시외버스의 소요시간은 1시간 30분. 


운전하느라 수고하신 기사님께 인사를 드리고 버스에서 내렸는데, 왠지모르게 등골이 쎄~ 한 것이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이럴 땐 분명 뭔가 깜빡한건데...



'뭐지... 뭐지....?! 아!!! 맞다 !!!!'




생각해보니 잠시 벗어둔 모자를 버스에 두고 내렸다. ㅠㅠ 미친듯이 터미널 구석구석을 뒤져 타고 온 버스를 찾아나섰다. 휴.. 다행히도 타고 온 버스가 아직 차고지에 있었다... ㅠㅠ 구름이 한테 선물받은 모자인데.. 잃어버렸으면 너무 속상했을 뻔.. ㅠㅠ




놀란 마음을 다스리고 호스텔로 향했다. 구이린 시외버스 터미널 부터 예약해 둔 호스텔까지는 도보로 15분 거리. 버스를 타기도 애매한 거리라서 배낭을 짊어지고 걸어갔다. 아... 덥다.. 습하다.. ㅠㅠ




중국 구이린의 이즈 호스텔(ease hostel, 聆江青年旅舍)


무거운 가방을 앞뒤로 짊어지고 도착한 이즈 호스텔은 생각했던 것 보다 골목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었다. 그래도 다행이라면 구불구불한 골목길이 아니고, 끝에서 끝이 보이는 직선 골목길 이라는 것 정도?! ㅋㅋ




조금 허름했던 골목과는 달리 깔끔하고 세련됐던 이즈 호스텔의 내부. 리셉션의 직원들은 영어소통이 가능했고, 주변 관광지 및 기본적인 정보도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다.




편의 시설 및 휴식공간은 넓고 쾌적했다. 리셉션과 붙어있는 카페에서는 음료와 식사를 주문할 수 있었고, 포켓볼, 영화관람 공간, 컴퓨터, 독서공간 등의 편의시설은 24시간 언제나 이용할 수 있었다.





이즈 호스텔의 6인 도미토리 내부. 




6인 도미토리 내 사물함과 세탁실.




공용 샤워실과 화장실.


6인 도미토리는 각 침대마다 커튼이 있어 독립적인 공간의 활용이 가능했고, 무엇보다 커다란 사물함이 있어서 가지고 있는 짐의 대부분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었다. 


특히 나 같은 경우는 호스텔을 선택할 때 사물함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굉장히 신경쓰는 편이다. 돈은 물론이지만, 혹시라도 카메라나 컴퓨터를 도난당하는 경우, 그동안의 여행 기록들도 모두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세계 여행자들이 가장 쉽게 도난당하는 물건 중 하나가 카메라와 노트북이다. 기억하자! 어떤 사고이던 간에 예방이 가장 확실하고 쉬운 방법이다.





어쨌든, 기승전 하루의 마무리는 호스텔에서 피맥! ㅋㅋㅋ 어제 저녁 먹고 싶었던 피자를 여기에서 만날 줄은 상상도 못했기 때문에 열배는 더 반가웠다. 


 홍콩으로 넘어가기 전에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블로그를 써야겠다' 라는, 또 다시 지키지 못할 다짐과 함께 오늘 하루도 끄읕~!! ㅋ



다음 이야기에 계속.

(중국과 전세계에 퍼져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하루 빨리 진정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