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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일 중국 양숴] 거장 장예모 감독이 연출한 인상류산지에(印象刘三姐 인상유삼저) 줄거리와 솔직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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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일 중국 양숴] 카르스트 지형과 자연이 만들어낸 미술관 십리화랑(十里画廊),인생 꼬치구이






어제 하루종일 제법 하드한 스케쥴을 소화해낸 탓에 오늘은 느긋하게 하루를 시작했다. 호스텔 근처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에어컨 빵빵빵 유일한 피난처인 객실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오후 4시 30분 쯤 호스텔을 나섰다.




조금만 걸어도 땀이 주르륵 흐르는 덥고 습한 양숴의 날씨..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얼음 가득 과일차 한잔을 손에 들고 양숴의 번화가 씨지에(西街)로 향했다.




오늘 저녁은 어제 점심을 먹었던 이파샤궈판(意发砂锅饭)에서 또 다시! ㅋㅋ 오늘은 볶음요리 대신 볶음 쌀국수(炒粉)를 시켜봤다. 재료를 고르면 그 자리에서 바로 커다란 웍에 넣고 '덜그덕 덜그덕' 열심히 돌리고 지지고 볶아준다.





내가 고른 재료들과 쌀국수가 함께 어우러져서 불맛까지 듬뿍 입혀져 나온 환상의 요리.... ㅠㅠ 이 맛있는 볶음 쌀국수가 단돈 15위안(한화 2500원) !! 잘~ 먹었습니다!!!





양숴의 오토바이 택시.


양숴 시내 길거리를 걸어다니다 보면 커다란 양산을 달은 오토바이들이 나를 향해 "빵!!' 하고 경적을 울리는 광경을 자주 목격하게 되는데, 이들은 대중 교통이 불편한 양숴 시내 구석구석을 다니는 '오토바이 택시' 이다.


"어디가?! 타라구!!" 라는 말 대신에 "빵!!" 하고 경적을 한번씩 울리는데, 정말 지나가는 오토바이 마다 한번씩 "빵!!!" 하고 울려대는 통에 완전 초 스트레스... 나중에는 견디다 못해 이어폰을 끼고 못 들은 척 걸어갔다. 효과는 있더라.





사실, 오늘 주된 목적은 양숴의 번화가인 '씨지에(西街)' 는 아니었다. 저녁에 예약해둔 '인상 류산지에(印象刘三姐)' 라는 공연을 보기 전에 시간이 남아서 구경을 온 것.




하지만 덥고 습한 양숴의 날씨에 번화가 구경은 곧바로 포기.. ㅋㅋ 에어컨이 빵빵한 맥도날드로 피신한 뒤, 주문한 아이스크림을 손에 들고 2층으로 올라갔다. 





양숴 씨지에 맥도날드에서 보이는 풍경. 


아이스크림은 달달구리.. 에어컨은 빵빵~ 풍경은 또 어떠한가. 바로 여기가 천국이 아니면 어디가 천국이겠는가. ㅋㅋ 그리고 내가 즐겨보는 예능 신서유기3 에서 호동형님과 민호가 앉았던 그 자리이기도 하다. 뜻밖의 신서유기 성지순례 중. ㅋㅋ




저녁 6시. 천국과 다름없는 맥도날드를 나와 시내에서 '인상류산지에' 공연장으로 향했다. 공연 시작은 8시였지만, 인터넷에서 미리 구입한 티켓을 받으려면 저녁 7시 전에는 도착해야 했다.




번화가 '씨지에' 로 부터 약 2Km 정도 떨어져 있는 인상류산지에 공연장까지는 직접 걸어갔다. 택시를 타면 10위안 정도에 갈 수 있는 거리지만, 아직 시간도 충분했고 주변 경관을 구경하고 싶은 마음에. 





조금 덥기는 했지만, 충분히 걸어갈만한 가치는 있었다. 택시를 타고 가면 빠르게 지나가버릴 풍경들을 충분히, 여유롭게 감상하며 걸어갈 수 있으니까.





인상 류산지에 공연장의 입구 (印象刘三姐, Impression sanjie liu)


씨지에부터 도보로 약 30분 만에 공연장 입구에 도착! 아직 공연이 시작하려면 1시간 30분이 남은 상태였지만 입구 광장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나처럼 인터넷에서 티켓을 구매한 사람들이 많은 듯 했다.




티켓은 현장 구매보다 인터넷에서 미리 구입하는 편이 저렴!


인상 류산지에(印象刘三姐 인상유삼저)의 티켓은 현장에서 바로 구입하는 것 보다, 인터넷에서 여행사나 티켓 대행 판매업체에서 미리 구입하는 것이 30~50위안 가량 저렴하다. 같은 가격이라면 좌석 등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나는 인터넷에서 180위안을 주고 정가 230위안의 B2 좌석을 예매했다. 참고로 보통석의 정가가 200위안인데, 객석 가장 끝 자리에 위치해 있고, 무대와의 거리도 굉장히 멀다. 위에 있는 좌석 배치도 사진의 B1, A1, A2 구역이 보통석이다.





인상 류산지에 공연장 입구 광장에는 장족(壮族) 장신구와 전통 복장을 입은 귀여운 소녀들이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온 아재의 사진 요청에도 흔쾌히 응해준 소녀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 ㅋ




공연 한 시간 전, 관람객의 입장이 시작되었다. 지정 좌석제라서 일찍 들어갈 필요는 없었지만, 마땅히 있을 곳도 없고 할 것도 없어서 그냥 들어갔다.




인상 류산지에(印象 刘三姐, impression sanjie liu)의 연출을 맡은 감독들.


인상 류산지에는 국제 영화제 다수 수상 경력에, 베이징 올림픽의 개회식, 폐회식의 총감독을 맡았던 거장 장예모 감독이 연출을 맡은 작품으로 유명하다. 또한 장예모 감독이 연출한 '인상(印象)' 시리즈의 시초가 된 작품으로 양숴의 카르스트 지형과 리강(漓江)을 실제 공연 무대로 활용하였다는 점이 각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장예모 감독은 인상 유산지에 이후에도 윈난성 리장의 인상여강(印象丽江) 등, 인상서호(印象西湖), 인상해남도(印象海南岛) 등의 총 감독직을 맡아 공연을 연출하였다.





공연 한 시간 전 텅~ 비어도 너~무 비어있던 관객석. '생각보다 사람이 별로 없으려나?!' 라고 생각했지만, 




그럴리가 있나 중국인데. ㅋㅋㅋㅋㅋ 공연 10분 전이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객석은 빈자리 없이 관객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런데... 해가 졌는데도 엄청 덥고 미친듯이 습하다... ㅠㅠ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앉아있으면 땀이라도 안 날 줄 알았는데, 가만히 있어도 줄줄줄 흐르는 육수.. 혹시나 싶어 가져온 손풍기도 엄청난 습도 앞에서는 크게 도움이 되질 않았다. 


혹시라도 나처럼 덥고 습한 날씨에 이 공연을 보러 오게 된다면, 얼음물은 무조건 충분히, 부채나 손풍기는 필수품, 모기 기피제도 꼭꼭꼭 두 번, 세 번, 챙겨오자! 


'필수'가 아니라 생.존.물.품.임.





저녁 8시 정각 객석 앞의 작은 무대에 불이 켜지고 공연의 오프닝이 시작되었다.




곧 이어 인상 류산지에의 무대 위 거대한 아홉 개의 석회암 봉우리에도 불빛이 밝혀졌다. 공연 시간은 한 시간으로 일반적은 뮤지컬에 비교해서 짧은 편이었다.


아래 다섯 장의 사진은 개인적으로 인상 류산지에 공연 중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했던 장면이므로 원치 않으면 빠르게 패스해 주시길~!




대략적인 스토리는 이렇다. 옛날 먼 옛날 당나라 시기, 어린나이에 부모를 잃고 친 오빠와 함께 살아가던 씩씩하고 총명한 장족(壮族) 소녀가 있었다. 특출난 노래 솜씨로 마을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유(刘)씨 집안의 셋째 딸(三姐)인 이 소녀는, 어느날 소문을 듣고 찾아온 악덕 지방 관리인 모화이련(莫怀仁)의 갑분 사랑 고백을 딱 잘라 거절하고 조롱까지 해버린다. 


머리 끝까지 화가 끝까지 치밀은 모화이련은 갖은 음모를 꾸미지만 모두 실패하게 되고, 결국 소녀와 그의 오빠를 죽이려는 음모까지 계획하게 된다. 다행히도 그녀를 아끼던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소녀와 그녀의 오빠(혹은 연인)는 배에 올라 야반 도주를 하게 되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전형적인 해피엔딩 스토리. 




인상 류산지에는 위에 적어 놓은 스토리보다는 화려한 퍼포먼스에 중점을 두고 있다. 때문에 중국어를 한마디도 못 알아 듣는 사람도 관람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잘 들리지도 않음)


 아래에 적어 놓은 진행 순서 처럼 각 챕터마다 주제가 되는 '색'을 위주로 화려한 무대가 펼쳐진다.


The Prelude — the Legend of the Scenery,

Red Impression — Folk Songs,

Blue Impression — Love Songs,

Green Impression — Garden,

Golden Impression — Fishing Lights,

Silver Impression — Performance of the Grand Ceremony, and

The Epilogue — Heaven and Earth Carol.





공연장 조명에 몰려든 수많은 벌레들.


간략한 공연 소개는 이쯤에서 끝내고, 솔직한 후기를 써보려고 한다. 서론이 길었으니 간략하게 결론부터 내보자면 '양숴에 왔다면 한번쯤은 볼만한 공연' 이다. 하지만 이 공연을 보러 굳이 양숴에 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공연 자체는 훌륭했다. 성대한 올림픽 개막식을 라이브로 보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관람객들의 공연 에티켓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공연 시작부터 끝까지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에 대사는 물론 음악소리조차 제대로 들리지 않았고, 핸드폰이나 카메라를 통제하지 않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플래쉬가 터져 나와 공연에 집중하기 쉽지 않았다. 심지어 무대 조명보다 객석 핸드폰 조명이 더 밝게 느껴졌으니 말이다.


더해서 덥고 습한 날씨에 땀이 주르르륵, 달려드는 모기와 각종 벌레들에 간질간질.. 차라리 날씨라도 서늘할 때 관람하면 조금 나을지 모르겠다. 




공연의 감동보다는 관객들의 관람 에티켓 수준에 실망감이 컸던 인상 류산지에. 아무리 야외에서 하는 공연일지라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티켓을 판매한다 할지라도, 공연 수준에 걸 맞는 적절한 통제는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저녁은 또다시 꼬치구이 ㅋㅋㅋㅋㅋㅋㅋ 이쯤되면 기승전 꼬치구이. 


자리에 앉자마자 먼저 가슴까지 시원한 맥주 한 병을 주문했다. 오늘은 왠지 한국식 삼겹살이 땡기는 날이어서 삼겹살, 팽이버섯, 거기에 쌈 야채까지 주문했다. 쌈장도 있으면 딱인데 말이지.. ㅠㅠ




노릇 노릇... 자글 자글 맛나게 구워져 나온 내사랑 꼬치구이.. ㅠㅠ 




상추와 양상추의 중간 정도 식감을 가진 쌈 야채에 잘 익은 삼겹살과 팽이버섯을 싸서 입에 넣고 맥주를 꿀꺽꿀꺽 마시면!!!!! 하루종일 쌓였던 더위와 피로가 한방에 날아가는 기분이랄까!! ㅋㅋ 믿겨지지 않지만 이제 중국에서의 시간도 딱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ㄷ..... ㅠㅠ



다음 이야기에 계속.

(중국과 전세계에 퍼져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하루 빨리 진정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