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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 여행 Travel

[+080일 중국 양숴] 2주 간의 윈난성 여행의 마무리. 신선들의 놀이터 양숴(阳朔 양삭)로.




요행악어의 세계여행 일 수 : 80일.

지금까지 방문한 나라 : 중국.

지금까지 방문한 도시 : 18곳.

이동한 거리 : 9,07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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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9일 중국 쿤밍] 서울 절반 크기의 쿤밍호가 내려다보이는 서산의 용문석굴.






아침 9시. 일찌감치 침대에서 일어나 체크아웃 준비를 했다. 오늘 쿤밍을 마지막으로 2주간의 윈난성 여행도 끝이난다. 아직 여행을 시작한지 80일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예상보다 길어진 중국 여행도 이제는 10일 만을 남겨둔 상태.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호스텔을 나섰다. 쿤밍에서 머물던 업랜드 호스텔은 시내 중심에 가깝다는 위치적인 장점이 있지만, 가까운 지하철역까지는 20분을 걸어야한다. 장점인지 단점인지 모르겠는 애매한 호스텔의 위치. ㅋㅋㅋ 






헥헥.. 앞 뒤로 20kg가 넘는 배낭을 메고 20여분을 걸어 지하철역에 도착! 걸으면서 문득 머릿속으로 '내 평생 단 것과 군것질을 멀리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깨에 짊어지고 있는 배낭은 내 인생의 무게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인생의 무게가 내 체중에 더 해지는 일은 없도록 틈틈이 관리해야겠다.  




지하철을 타고 쿤밍 지하철 1호선 종점인 쿤밍남부기차역(昆明南火车站)으로!




지하철에 요리카트를 들고 탄 식당직원


저어.... 저기...... ?!





쿤밍 남부 기차역 도착!




지하철에서 내려 '昆明南火车站(쿤밍남부기차역)' 이라고 쓰여있는 이정표를 따라가면, 기차역으로 연결되는 전용통로가 나온다. 




지하철역을 빠져나오면 보이는 쿤밍 남부 기차역의 광장. 쿤밍 중앙역은 조금 낡고 허접하다 싶었는데, 고속열차가 다니는 남부역은 건물도 최신식이고 역의 규모도 훨씬 컸다.




여느 중국 기차역과 같이 보안검사와 짐검사를 마치고 기차역안으로 들어갔다. 역사 안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할 일은 내가 탈 기차의 승강장 확인하기. 오늘 내가 탈 기차는 G2948 로 쿤밍 남역을 출발해 구이린 북역에 도착하는 고속열차(高铁)이다.




고속열차 전용역인 쿤밍 남부 기차역의 내부. 





패스트푸드 체인 디코스(德克士 dicos)의 카레 치킨까스 덮밥. 


기차 출발시간까지 30분 정도가 남은 상황. 구이린까지 4시간 30분을 이동해야 하기에 역 안에 있는 디코스(德克士 dicos) 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했다. 


버거보다는 밥이 땡겨서 카레 치킨까스 덮밥을 주문했는데, 기차역에 있는 지점이라서 그런지 가격이 비싼편이었다. 저 정도 양과 질에 39위안이라니... 같은 퀄리티라면 한국이 훨씬 저렴하고 맛있을 듯.




출발 20분 전, 열차 탑승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쿤밍에서 구이린까지 가는 일반열차는 시간대도 애매하고, 가격도 생각보다 저렴하지 않아서 냅다 질러버린 까오티에(高铁 고속열차). 이번 중국 여행에서 가장 플렉스해버린 것이 바로 지금 이 순간~♪ 이랄까. ㅋㅋ




돈을 맹신하지 않는 편이지만, 돈이 제대로 돈 값을 해주는 경우가 바로 이럴 때 인가보다. 쾌적한 실내,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는 간이테이블, 충전이 가능한 전기 콘센트, 그리고 무엇보다 최고 속도가 무려 시속 294Km!


일반열차라면 17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무려 4시간 30분 만에 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포인트 아니겠는가. 평소라면 천원이라도 싼 기차를 선택했겠지만, 이제 중국에서 남은 시간이 얼마되지 않기에 과감히 질러버렸다. 결과는 대만족!




사진에서도 느껴지는 시속 294Km의 클라쓰.





기차안에서 예능 한편과 영화 한편을 봤더니 어느새 구이린 북역에 도착! 하지만 오늘의 목적지는 구이린이 아니기 때문에 서둘러 움직여야 했다.





구이린 북역을 빠져나와 서둘러 구이린 서부 기차역(桂林西站)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바이두 맵을 켜고 양숴(阳朔 양삭)부터 내가 예약한 호스텔까지 경로를 검색했는데 이게 웬일... 예상 시간이 무려 1시간 40분이 찍힌다. 양숴까지 기차를 타면 25분 밖에 안 걸리는 반면, 기차역부터 양숴 시내까지는 한 시간이 넘게 걸린다는 이야기 아닌가.


심지어 도착하는 시간에는 버스가 끊겨 택시를 타야 할 가능성이 높았다. 중국 소도시의 시내버스는 오후 6~7시면 운행을 중단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급하게 계획을 변경! 구이린 서부 기차역에 내려서 곧바로 구이린 시외버스 터미널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구이린 시외버스 터미널로 이동했다. 


양숴까지 시외버스를 탈 경우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하지만 양숴 도착 후 시내버스가 끊기더라도 택시비 20위안이면 예약해둔 호스텔까지 갈 수 있기 때문에, 적어도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상황은 막을 수 있었다.




구이린 시외버스 터미널 에서 양숴 시외버스 터미널까지는 27위안. (2018년 6월 기준.)





만약 나처럼 구이린에서 양숴로 이동한다면, 기차보다는 시외버스를 이용할 것을 추천한다. 양숴 시외버스 터미널은 시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다. 물론, 예산이 충분하다면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




1시간 30분 후 양숴 시내버스 터미널에 도착. 예상했던대로 시내버스는 이미 운행을 종료한 상태였다. 중국여행을 하면서 사용해본 적이 없던 띠띠추씽(滴滴出行)을 사용해 볼 기회가 드디어 왔다.



요행악어의 중국 잡지식!


띠띠추싱(滴滴出行)은 중국 사람들이 가장 애용하는 택시 호출 어플리케이션이다. 한국의 카카오 택시와 같은 개념!




양숴 시내 길거리에 서서 띠띠추싱에 가입하고 인증하는데만 10분을 허비... 포기하고 택시를 잡으려는데 그 흔한 택시도 안 지나다니는 양숴 시내의 밤거리.. ㅠㅠ 또 다시 10분간 사투를 벌인 끝에 겨우겨우 택시호출에 성공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택시가 왔다. 책정 요금이 18위안인데, 다짜고짜 60위안을 부른다. 미터기를 켜고가도 지금 시간에는 이만큼 나온다고. "그래?! 미터기 안 켜고 갈 거면 짜이찌엔!!" 하고 눈길도 안줬더니, 그제서야 미터기를 켜고 갈테니 타라고...





예약한 호스텔까지 미터기를 켜고 간 결과, 택시요금은 20위안이 나왔다. 나푼노므스키... 지금 시간이 뭐가 어쩌고 저째..?! 헤이쳐(黑车 불법영업택시) 가 아닌 이상 꼭! 미터기를 켜고 가야하는 대목.




원래 계획은 호스텔에 도착해서 여유있게 스웨덴 전을 보는 거였는데, 이미 후반 20분이 지나간 상태... ㅠㅠ 그래도 시원한 맥주를 한 모금 들이키고 나니 기분이 좋다. 내일부터는 광시성(广西省) 여행이 시작된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양숴' 에서 말이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중국과 전세계에 퍼져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하루 빨리 진정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