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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9일 중국 쿤밍] 서울 절반 크기의 쿤밍호가 내려다보이는 서산의 용문석굴.



리프트 위에서 무려 15분 간 펼쳐지는 광활하고 황홀한 쿤밍호의 풍경. 리프트 자체는 조금 허술했지만, 풍경만큼은 독보적이었던 서산공원의 리프트도 어느덧 종점이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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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9일 중국 쿤밍] 오픈 좌석 스타일 케이블카를 즐길 수 있는 서산공원(西山公园).





어렸을적 놀이공원에 가면 항상 이런 스타일의 리프트가 있었는데. 서울 근교에서 이런 스타일의 리프트를 찾아볼 수 있는 곳은 서울대공원과 스키장 정도이려나? 





기대했던 것 보다 너무 좋았던 오픈 좌석 스타일 리프트도 이젠 안녕.. ㅠㅠ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리프트 승강장을 나와서 용문석굴 입구로 향했다.




입구 도착해서 종합권을 보여주면 관람허가증을 내어주는데, 용문석굴을 관람하는 동안 목에 걸고 있어야 한다고. 음성 가이드도 무료로 대여할 수 있는데, 영어는 없었고 중국어만 가능했다.





용문석굴 입구를 지나면 울창한 숲 속을 따라서 좁은 산책로가 놓여져 있다. 산책로를 따라서 약 10분 정도 걸으면 서산공원의 주인공 용문석굴(龙门石窟)이 나온다.




용문석굴 산책로에 있는 절벽 곳곳에 새겨져 있는 음각들.





쿤밍의 용문석굴은 1781년 부터 72년 간의 긴 공사 끝에 만들어진 석굴이다. 명성이 자자한 허난성 낙양(洛阳 뤄양)의 지정된 용문석굴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 과 이름은 같지만, 규모적인 면에서도 훨씬 작고, 역사적인 면에서도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곳이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석굴 자체보다는 용문석굴 입구에서 바라보는 쿤밍호와 쿤밍시내의 풍경이 훨씬 기억에 남았다. 


인구 850만의 대도시 쿤밍. 윈난성의 성도 쿤밍 감싸고 있는 쿤밍호의 면적은 330Km² 으로, 서울특별시의 면적 절반에 해당된다.




용문석굴의 입구 앞 전망대에서 한참동안 쿤밍호의 풍경을 바라보다가 '천대(天台)' 라고 쓰여 있는 동굴의 입구로 들어갔다.





중장비 없이 파내려 간 석굴이라니.. 규모는 작아도 그 노고를 생각하자니 감탄이 새어나왔다. 급격한 경사를 따라 놓여진 계단은 습기가 많아 미끄러우니 한걸음 씩 조심조심!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의 그림자가 그대로 반영되는 쿤밍호의 위엄. 





가파른 석굴을 지나 밖으로 나오면 절벽에는 암각들과 신을 모시고 있는 작은 제단이 보인다. 중국에 있는 다른 유적들에 비하면 어린이급 유적이지만, 이 어린 유적의 나이도 무려 170살. ㅋㅋ  





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 용문석굴에서 '용문' 을 담당하고 있는 진짜 용문(龙门)!





중국 관광지 중 종교와 관련된 유적에는 '만지면 행복하거나 무병장수' 하는 무언가가 있기 마련인데, 이곳에서는 용문이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만지는데 돈드는거 아니니까, 나도 한번 만져보기. ㅋㅋㅋ





인기만점 용문을 지나면 깍아내려진 듯한 절벽을 깍아 만든 좁은 통로가 나온다. 사람의 힘, 그 한계는 대체 어디까지 인가.




구불구불 경사진 절벽 위의 좁은 길을 걷다보면 보이는 쿤밍호의 풍경. 어릴적 즐겨하던 추억의 게임 '심시티' 가 떠올랐다. 




용문석굴 곳곳에 남아있는 석상들.





'용문' 부터 반대편 출입구까지는 천천히 걸었을 때 약 20분 정도가 소요된다. 나중에 알고보니 여기가 정문인건 비밀. ㅋㅋ




셔틀버스가 다니는 서산공원 입구까지 내려갈 때에는 종합권에 포함되어 있는 전동카트 편도 승차권을 사용했다. 쿤밍호를 조망할 수 있는 리프트를 한번 더 탔으면 좋을 뻔 했지만 말이다.




전동카트를 타고 서산공원에 도착하니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대부분의 상점들이 문을 닫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열려있는 곳이 한 군데 있어서 소세지와 대나무 찰밥을 주문했다. 관광지 치고는 가격도 맛도 나쁘지 않았다. (찰밥덕후) 





뇸뇸뇸 간단하지만 단단했던 식사 후 다시 셔틀버스를 타고 서산공원 지하철역으로 내려왔다. 오늘의 메인 스케쥴인 서산공원은 끝! 지하철을 타고 호스텔에서 가까운 오일로(五一路)역으로 이동했다.





지하철역에서 내려 곧바로 호스텔로 가자니 시간이 아까워서, 오일로 지하철역 근처 쇼핑거리를 돌아보기로 했다.





하씨엔주(哈鲜族)의 특제 망고스무디 16위안.


역에서 나와 거리를 걷고 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나의 사랑 너의 사랑 '코코' 가 보였다. 밀크티를 주문 할까 했는데, 바로 옆에 있는 하씨엔주 (哈鲜族 하선족)라는 곳에 사람들이 더 몰려있는 것이 아닌가!? 팔랑눈을 가지고 있는 나는 하씨엔주에서 '특제 망고스무디' 를 시켜보았다. 


결과는 짱짱맛... 또 마시고 싶당.. ㅠㅠ




특제 망고 스무디를 쫍쫍쫍 빨으며 시내구경을 했더니 모든 것이 세상 아름다워 보인다. ㅋㅋ 내일이면 쿤밍을 떠나야하기 때문에 더욱 더 구석구석 열심히 돌아다니기!




시내 구경을 마치고 호스텔로 돌아가던 길, 신기한 광경을 목격했다. 그것은 바로 이동식 인절미 리어카! ㅋㅋㅋ 





중국의 이동식 인절미 장수.AVI





눠미바바 (糯米爸爸) 라는 이름의 찹쌀떡. 한국의 인절미와 싱크로율 80%


영상에서 처럼, 커다란 철통 뒤에 붙어있는 손잡이를 돌리면 작은 구멍에서 떡이 조금씩 뽑혀져서 나온다. 뽑혀져 나온 떡을 작게 잘라서 콩고물에 묻힌 후 그 위에 시럽을 뿌려서 주는데 한국의 인절미와 거의 비슷한 맛이 났다. 가격은 20개에 3위안 (한국돈 500원). 


이렇게 중국여행을 하다보면 한국과 비슷한 음식, 풍경 그리고 문화를 접할 수 있다. 타지에 있지만 지리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멀리 떨어져 있다는 느낌이 비교적 적게 드는 듯 하다.





이제 내일이면 세계여행을 시작한지 80일이 된다. "아직도 중국이야?!"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커다란 땅덩어리만큼 볼 것도, 먹을 것도, 생각할 것도 많았던 중국이었기에 80일도 턱없이 부족한 느낌이 든다. 


앞으로 남은 중국에서의 10일 간. 힘이 닫는데 까지 더 열심히 돌아다녀야겠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중국과 전세계에 퍼져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하루 빨리 진정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