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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일 중국 양숴] 카르스트 지형과 자연이 만들어낸 미술관 십리화랑(十里画廊),인생 꼬치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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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일 중국 양숴] 카르스트 지형의 끝판왕! 양숴 상공산 전망대.






인생 풍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름다웠던 상공산을 떠나 다음 목적지로 향하던 길. 자동차가 겨우 한대 지나 갈 수 있을 정도로 좁은 도로를 따라 독특한 모양의 탑 카르스트들이 곳곳에서 그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탑(塔) 카르스트 지형이란!?


'탑 카르스트' 란 단어 그대로 탑처럼 높게 생성된 석회암 봉우리를 말합니다. 카르스트 지형의 주된 성분을 이루는 석회암 층은 빗물이나 지하수에 녹아 가라앉기 쉬운데, 이를 견뎌낸 석회암이나 주변의 단단한 암석들만이 남아 커다란 봉우리가 됩니다. 이를 탑 카르스트라고 하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구이린, 양숴의 카르스트 지형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구불구불 언덕길을 지나 시야가 탁 트이는 구간, 갯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탑 카르스트들이 넘실거리는 바다의 파도처럼 넓게 펼쳐져 있었다.





굽이굽이 좁은 도로를 빠져나와, 왕복 4차선 도로에서는 조금 속도를 높여보았다. 텅 빈 2차선 도로 위로는 자동차들이 제법 속도를 내서 달리기 때문에 안전 운전이 필수! 이러한 이유 때문일까 2차 선 도로 옆으로 나있는 갓길이 오토바이 전용도로 처럼 쓰이고 있었다.





한 시간 가량을 안전하고 신속하게 달린 결과! 다음 목적지인 십리화랑(十里画廊) 근처의 번화가에 도착했다. 도보 옆에 잠시 스쿠터를 멈춰놓고 바이두맵을 체크하는데,




"딸랑딸랑" 벨소리를 울리며 지나가는 삼륜 자전거(?). 귀엽고 화목해 보이지만 어딘가 위험해 보이는건 나 뿐 인가요... 할머니 귀여운 손주들을 위해 안전운행 하세요~






오늘의 두번째 목적지인 십리화랑의 입구에 도착! 도로 위의 이정표에 쓰여있는 십리화랑의 운영시간은 아침 7시 부터 저녁 7시였다. 현재 시간은 5시 30분.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1시간 30분! 서둘러 움직여야 한다!! 뭅뭅뭅!!




그런데 문득 '십리화랑이 어디지?!' 라는 의문이 머릿 속에... ㅋㅋ 십리화랑이 뭔지도 모르고 찾아온 나는 일단 스쿠터를 멈추고 주변에 지나가는 사람 한 명을 붙잡았다.


"칭원(请问)~ 십리화랑은 어디로 가야해요?!"


라는 나의 질문에 지나가던 중국사람이 '얘 뭐지...?' 라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대답해주었다.




"너 벌써 십리화랑 안에 있는데...?!"




그렇다. 다소 어이없어 하면서도 친절하게 자초지종을 설명해준 중국 관광객 덕분에 '십리화랑' 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십리화랑(十里画廊)은 한자 그대로 약 10리(4Km)에 걸친 자연 미술관이었던 것이었다. 십리화랑 구간을 자전거나 스쿠터를 타고 이동하면서 화염산(火焰山), 호접천(蝴蝶泉), 대용수(大榕树) 등 카르스트 지형과 자연이 만들어낸 멋진 작품들을 감상하면 된다는 것!




하지만 현재 시간은 저녁 6시.. ㅠㅠ 스쿠터에 올라타 십리화랑의 자연 풍경을 보는 것은 무료였지만, 입장권을 따로 사서 들어가야 하는 대용수, 호접천, 취용담은 이미 입장시간이 마감되어 입장권조차 살 수 없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한 곳은 들어가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십리화랑의 가장 끝에 있는 월량산의 입구로 방향을 틀었다. 십리화랑의 마지막 보루였던 월량산! 다행히도 아직 입장권을 팔고 있었다. 




산 정상에 자연적으로 형성 된 동그랗게 구멍이 뚫려 있는 커다란 바위가 마치 둥근 달처럼 생겼다하여 붙여진 이름 '월량산(月亮山)'. 


생각보다 정상도 그리 멀어 보이지 않았고, 30분이면 올라갔다 내려올 수 있다는 직원의 말에 힘입어 호기롭게 월량산 산책로에 첫발을 내딛었다.




계단, 계단, 계단....!!! 산이니까 계단이 계속 되는 건 당연한 일. 그런데 갑자기 이 곳에 나 말고 아무도 없다는 생각에 괜히 뒷골이 서늘해졌다.... ㅎㄷㄷ 




정말 뛰는 듯이 걸어서 약 15분 만에 월량산 정상에 도착!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나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ㅠㅠ 하긴.. 이 시간에 여길 올라오는 사람이 나말고 또 누가 있을까.





헥헥헥... 머리카락까지 땀으로 흠뻑 젖어버린 무서운 월량산 산행.. 아니 산책...




그래도 여기까지 올라왔으니, 월량산의 트레이드 마크와 함께 인증샷 한장 정돈 찍어줘야지.




월량산에서 내려다 보이는 양숴의 카르스트 지형은 나쁘지 않았다. 아마 상공산에 다녀오지 않았다면 "우와~~!!!!!" 하고 감탄사를 내질렀을텐데 말이지. 하지만 이미 상공산의 어마어마한 풍경을 보고 온 뒤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감동은 없었다.




내려가는 길은 정말 ㅎㄷㄷㄷㄷ... 했다. 올라올 때 보다 조금 더 어두워진데다가, 이 숲에는 나밖에 없다는 생각에 공포감이 두 배....!!!! 갑자기 숲 속에서 부스럭 부스럭 소리가 들려와서 심장을 그대로 두고 내려올 뻔했는데, 다행히도 천만 다행히도... 청소하시는 분이었다....ㅜㅠ


여러분 저녁에 올라가는 월량산이 이렇게 위험합니다... 참치마요, 치킨마요, 월량산 저녁에 혼자 올라가지마요... ㅠㅠ (쫄보 인증)




그래도 찍을 건 찍어야지. ㅋㅋㅋ 오늘의 마지막 손님을 맞으러 나오신 직원분에게 부탁해서 월량산과 함께 인증샷 한장 찰칵!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밝게. ㅋㅋㅋㅋ




어느덧 저녁 7시가 다 된 시간. 하룻동안 고생한 태양도 늬엇늬엇 산 너머로 퇴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자, 이제 돌아가야지!" 


헬멧을 쓰고 스쿠터에 올라타 십리화랑의 정문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하천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 제법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그냥 지나쳐 갈 수 없는 풍경이었다. 리강에서 갈라져 나온 하천 '위롱허(遇龙河)'를 따라 솟아있는 봉우리들 너머로 노을이 붉게 타들어가고 있었다. 아마 먼 옛날에 신선들이 있었다면 바로 이 곳 십리화랑의 숲 속을 거닐며 여유로이 시를 읊지 않았을까?




젖먹던 힘까지 짜내며 불타오르던 붉은 노을이 어둠 속으로 사라지기 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양숴에 오길 정말 잘했어."





십리화랑의 입구에서 시내까지 가는 길은 약 20분 거리로 가까운 편이었다. 굳이 스쿠터가 아니더라도 자전거로 오려면 충분히 올 수 있는 거리. 덥고 습한 날씨는 감안해야겠지만 말이다.


돌아오는 길에 주유소에 들려 기름을 가득 채우고, 숙소에 도착해서 스쿠터를 반납! 보증금으로 냈던 200위안도 고스란히 잘 돌려받았다. 




저녁에는 양숴 번화가 구경을 갔다. 구이린의 변두리에 있는 작은 소도시이지만, 유명세에 몰려드는 관광객들 덕분에 여느 관광지 못지않은 번화가가 형성되어 있었다. 번화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포스팅에!





번화가에서 그닥 흥미로운 것을 찾지 못한 나. 호스텔 근처의 식당에서 간단하게 저녁을 해결하려고 터벅터벅 걸어가던 길에 노상에서 운영하는 꼬치구이 가게를 발견했다!!   


덥고 습한 날씨에 의욕도 입맛을 잃어가던 차.. 멀리서 부터 풍겨오는 꼬치구이의 향기에 활력을 되찾은 기분이었다. 딴 것이 보약이던가? 이런 날 꼬치구이에 맥주 한잔이 보약이지!! (아재요..) ㅋㅋㅋ




"치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음성지원)


주문한 꼬치구이가 익어가는 소리만 들어도 넘나 행복한 것... ㅠㅠ




팽이버섯 베이컨 말이, 삼겹살, 염통, 양꼬치, 오징어, 표고 버섯, 닭 날개에 부추까지...  중에 제일은 닭날개이니라. ㅋㅋㅋㅋ 중국사람들 정말 꼬치 하나는 기가 막히게 구움... 사진 보니까 또 먹고 싶다... ㅠㅠ




'안되겠다. 여기는 내일 또 와서 돈으로 혼내주고 가야겠다!!!!' 라는 다짐과 함께 오늘 하루는 기분 좋게 마무리!



다음 이야기에 계속.

(중국과 전세계에 퍼져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하루 빨리 진정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