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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 여행 Travel

[+077일 중국 리장] 마을 전체가 세계문화유산?! 리장고성 구석구석 돌아보기.




오늘은 일주일 간 정들었던 리장에서의 마지막 날. 짧은 시간이었지만 소중한 만남과 평생 기억될 좋은 추억을 만든 장소이었기에 벌써부터 마음 한구석에 서운함이 감돈다. '언젠가 다시 올 수 있겠지..? 아니, 다시 와야 할 이유가 두 개나 생겼으니 꼭 다시 올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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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6일 중국 리장] 이름이 두 개, 물 빛도 두 개, 두 얼굴의 람월곡(蓝月谷).






어젯밤 적당히 오른 술기운 덕분에 미동도 없이 푹~ 자고 일어난 오늘. 눈을 비비며 시계를 보니 오전 9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다. 어제 저녁만 해도 활기가 넘쳤던 도미토리가 허전하게 텅 비어있었다. 우연이형을 포함해 같은 도미토리를 쓰던 친구들이 대부분 새벽에 떠나버린 탓이다. 


어지러진 침대를 정리하고 기지개를 펴는데, 내 가방 위에 종이 쪽지 하나가 올려져 있었다.





"Hi, We left a Harbin Beer can in the fridge next to the reception desk. it's yours! enjoy the rest of your travels! Jack, Emma (UK) "


"안녕, 리셉션 옆에 있는 냉장고에 하얼빈 맥주 한 캔이 있는데, 우리의 선물이야. 남은 여행 즐겁게 하길 바래. 잭, 에마(영국)"





 잭과 에마는 중국을 여행 중인 영국 커플이다. 몇 일간 같은 도미토리에서 지내며 가볍게 인사정도 하던 사이였는데, 어젯밤 호도협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줬더니 감사의 표시로 맥주 한 캔을 남겨두고 간 것이다. 생각치도 못했던 귀여운 선물에 누적 피로 0% 로 시작한 활기찬 하루! ㅋ 





아침은 나의 리장 단골집인 '쓰촨또우화반점(四川豆花饭店)' 에서 먹었다. 리장 마마나시 게스트하우스에서 숙박을 한다면 반드시 와야 할 식당!! 이곳의 갈비튀김은 진짜 정말 꼭꼭꼭!! 먹어 봐야 한다. 핵핵핵임... ㅠㅠ





점심을 먹고 향한 곳은 그동안 아끼고 아껴왔던 리장의 관광의 핵심이자, 7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리장고성(丽江古城)'.  




리장고성 옆 사자산(狮子山) 위로 보이는 만고루(万古楼)


리장에 도착했던 첫날 저녁에 산책 겸 잠시 가보긴 했었지만, 낮에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저녁에는 내가 생각했던 리장고성의 이미지와 너무 다른 모습에 실망이 컸었는데, 낮에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내가 방문했던 시기, 말이 많았던 리장고성 보호& 유지 비용인 80위안은 더 이상 징수하지 않았다. 이를 증명하듯 '리장고성 보호 유지 티켓 부스' 들은 대부분 관광안내소로 전환되어 있었다. 혹시나 싶어 안내소 안에 있던 직원분께 다시 한번 물어봤는데 "유지 보수 비용은 더 이상 받지않아요." 라고 친절하게 대답해 주었다. (언제 다시 정책이 바뀔지 모르니, 방문 전 확인 필수!)




관광안내소 옆에 있던 화장실. 


'중국' 하면 떠오르는 선입견 중 하나인 중국의 화장실. 2개월 동안 중국을 여행하면서 '중국의 화장실은 벽이 없고 더럽다.' 라는 선입견은 이미 내 머릿 속에서 사라진지 오래이다. '쭈그려 싸'는 여전히 힘들고 익숙하지 않지만, 중국 관광지 내의 화장실은 대부분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생각보다 구불구불 복잡한 리장고성의 골목길. 


위의 지도에서도 볼 수 있듯이 리장고성의 길은 굉장히 복잡하다. 실제로 가보면 지도에 표시 되어 있는 것 보다 훨씬 복잡하고, 지도에 표시되어 있지 않은 골목길이 많아 길을 헤메이기 쉽상이다.




리장고성에서 길을 잃으면 쓰팡지에(四方街 square market, 사방가) 로!


핸드폰 GPS가 제대로 작동해준다면 이토록 복잡한 리장고성의 길도 어디든 찾아갈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쓰팡지에(四方街)' 라고 불리우는 광장으로 찾아가 방향을 찾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 이쯤되면 거대한 미로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닌.. ㅋㅋ






구불구불 좁은 골목길을 따라서 빼곡히 들어서 있는 수많은 상점들과 게스트하우스. 최근에 지어진 듯 세월이 느껴지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이 구불구불한 골목길 만큼은 리장고성의 긴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으리라. 




"어..?! 여기 왔던 골목같은데?!" 


그 골목이 그 골목같은 리장고성의 골목길. 조금이라도 방심하는 순간 해외 미아행. ㅋㅋㅋㅋ




하지만, 길을 잃어가며 새로운 장소를 찾아내는 것 또한 여행의 묘미. 리장 고성의 어느 곳을 가나 '졸졸졸' 소리를 내며 흐르고 있는 수로는 리장고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매력 포인트. 자칫 심심할 수도 있을뻔한 이 마을의 생명줄 같은 느낌이랄까.




나시족 족장 '목' 씨 가문의 저택이자 관아였던 '목부(木府)'


졸졸졸 흐르는 물길을 따라 걷다보니 도착한 무푸(木府). 리장시는 80위안의 유지 보수 비용을 징수하지 않는 대신, 리장 고성 내의 문화재 마다 별도의 입장료를 책정해두었다고 한다. 그 중 리장 고성에서 가장 유명한 무푸의 입장료는 60위안으로, 한화 10000원 정도 하는 금액이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만리장성의 40위안인 걸 생각하면 조금 터무니 없는 가격이라서 사뿐하게 패스~! ㅋㅋㅋ



('목부' 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장소는 다음 포스팅에 등장 예정!)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리장 고성의 중심을 빠져나와 조금 한적한 외곽길을 걸어보기로 했다. 사실 너무 상업적으로 변해버린 리장고성에 조금 실망했던 상황이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었지만, 그저 커다란 기념품 시장 같은 느낌이었달까. 





좁은 골목길을 따라 언덕을 올라와 보니, 상점들과 관광객들로 가득했던 중심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호객을 하느라 바쁜 상점들도 시야에서 사라졌을 뿐더러, 얼핏봐도 세월이 보이는 오래된 건물들이 골목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허름한 돌담, 세월이 보이는 기와집들, 그리고 그 안에서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주민들. 이제야 조금 '고성' 다워진 느낌이 들었다. 





 고요함과 평화로움도 잠시, 사자산 정상에 있는 만고루로 가는 길은 다시 길게 늘어선 상점들과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리장 고성의 중심에서 제법 떨어진 언덕길이지만, 이 부근의 카페에서 보는 리장고성의 전망이 유명세를 타는 덕분에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듯했다.




사람들이 몰려드는 만큼 물건도 더 필요한 법. 언덕을 따라 계단을 오르는데 눈 앞에 보이는 플라스틱 쓰레기통과 그 안에 담긴 병맥주 다섯 박스.. 저 무게를 견디는 쓰레기통도 대단했지만, 저걸 들고 오르막길을 오르는 사람들이 더 대단했다.




왠지 드라마에서 한번 쯤 나올법한 갈림길을 지나,




사자산 정상에 위치한 만고루 입구에 도착!





만고루의 입장료는 50위안(한화로 약 8500원)이었다. 60위이나 받던 목부는 그냥 지나쳐왔지만, 만고루는 조금 고민을 하다가 티켓을 구입했다. 언덕 위에서 보는 리장고성의 모습이 궁금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ㅋ





잉?! 근데 매표소 아저씨가 25위안 짜리 반값표를 주셨다. 이거슨 무슨일인가. 내가 잘생겨서?! 어려보여서?! ㅋㅋㅋㅋ


 ' 오호~ 이게 왠 일? 내가 좀 어려보이나?! 후후훗 그래 아직 죽지않았어.' 마음 속으로 기뻐하며 가벼운 걸음으로 만고루 입구를 지나갔다. 





뜻밖의 할인에 기분이 좋아진 나. 입구에서부터 약 10분 거리에 있는 만고루까지 룰룰랄라 ~ 깃털같은 발걸음으로 올라갔더랬다. 





두둥~!!


리장고성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높이 33미터의 만고루. 그런데 뭔가 쎄.. 하다.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어야 할 이곳에서 왠지 모를 한기가 느껴진드아....




"쿵쾅쿵쾅!! 드르르르르르륵~ " 


만고루로 향하는 모든 입구에는 "출입금지(禁止出入)" 팻말이 걸려있고, 내부에서는 요란한 굉음이 들려왔다. 알고보니 내부 수리공사로 인한 티켓 반값 할인이었던ㄱ... 그럼 그렇지.... ㅠㅠ 



다음 이야기에 계속.

(중국과 전세계에 퍼져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하루 빨리 진압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