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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 여행 Travel

[+076일 중국 리장] 옥룡설산 국립공원의 갬성킹! 운삼평(云杉坪)에 비내리던 날.



기대했던 해발 4506m 의 빙천공원행 케이블카는 매진.. 하늘에 우유라도 부어 놓은 듯 뿌연 안개로 뒤덮여버린 옥룡설산.. 거기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케이블카 까지.. 혹시나 하는 기대를 걸고 왔지만, 내 이번 생에 옥룡설산은 사진으로만 봐야하는 운명인가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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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6일 중국 리장] 옥룡설산 국립공원 가는 방법, 요금, 시간 총 정리!! (빙천공원, 운삼평, 모우평)





빗속에서 - 존박 (이문세 원곡)


이번 글에 어울리는 노래에요:)









운삼평 케이블카의 탑승 소요시간은 6분. 남산 케이블카와 가격은 비슷하지만, 탑승시간은 두 배 가량 길다. 




왠지모르게 어두침침하고 음침했던 케이블카 출구. 어디선가 기름지면서도 달달한 고기 냄새가 솔솔 풍겨왔다. 킁킁킁~




지글지글지글 그릴 위에서 구워지고 있는 것은 그 이름하야 양꼬치!!!!!!!!!!!!!!!!!!!!!!!!!!!!!!!!!!!!!! 





SHUT UP AND TAKE MY MONEY!!!!!!!!!!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세계여행 중에 유일하게 묻지고 않고 따지지도 않고 구입하는 것이 몇 가지 있는데, 그 대표적인 물품이 첫 번째 맥주, 그리고 두 번째가 양꼬치다. 가격이 조금 비싸긴 했지만, 날이 추울 땐 역시 고기가 들어가줘야 든든한 법.






기름진 양꼬치를 뇸뇸뇸뇸 먹으면서 승강장을 나왔더니, 입구 앞에 작은 전망대가 보였다. 무엇을 전망하라는 거죠...?! 




산책로를 걸어가려고 하는데 전동차 전용 도로 표지판이 하나 보였다. '아까 셔틀버스 표를 샀으니까 무료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유료였다. 입구에서만 3만원 이상 썼는데, 또 돈을 내라고?!!! 정말 해도 너무하다 !!





'가문비나무' 를 뜻하는 중국어 '운삼(云杉)’ 


말도 안되는 중국 관광지 요금에 투덜대며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톡톡톡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빗방울들이 산책로의 널빤지를 붉게 물들였다. 땅 위에 핀 이끼들과 전나무, 가문비나무의 잎사귀는 더욱 짙은 초록빛을 띄고 있었다. 




'톡톡톡' 떨어지던 빗방울이 '후두두두두두두둑' 소리를 내며 세차게 쏟아졌다. 급한대로 눈앞에 보이는 오두막에 몸을 피했다. 옥룡설산은 커녕 운삼평마저 나를 거부하는구나...ㅠㅠ 




무거워진 빗방울들이 곧 잦아들었다. 신발은 이미 포기한지 오래.. 물이 흥건한 산책로를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저만치 앞에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운삼평 숲에 사는 야생 말과 망아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 가까이 가보니, 비에 흠뻑 젖어있는 말 한 마리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듯한 망아지가 사람들이 다니는 산책로 한 가운데를 가로질러 걸어가고 있었다. 


'야생 원숭이도 아니고 사슴도 아닌, 야생마가 사는 숲이라니.. '





조금 전 산책로를 걷다가, 엉터리 번역기로 번역된 '동물 조심' 표지판을 보기는 했지만, 설마 그 동물이 '야생말' 일 줄은.. ㅋㅋ 


주변에 몰려든 사람들의 관심에 조금 당황한듯한 야생마 두 마리. 다행히도 관리 사무소에서 나온 듯한 직원이 능숙한 솜씨로 말을 숲으로 몰아내 상황은 종료되었다.






말이 숲으로 사라지고 또 다시 비가 거세졌다. 마침 눈앞에 오두막 집이 보이길래 2차 소나기 대피... ㅠㅠ




케이블카 승강장에서 부터 약 15분 정도, 산책로를 따라서 천천히 걷다보면 나무 울타리 너머로 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다. 





세월이 보이는 나무 울타리 안, 넓은 초원에는 수 십마리의 산양들이 여유로이 풀을 뜯고 있었다. 





산양들은 풀을 뜯어 먹으려 고개를 분주히 움직였다. 그럴때마다 목에 걸려있는 방울이 '토로롱, 토로롱' 맑은 소리를 내며 습한 공기를 뚫고 울려퍼졌다. 


이 넓은 공간에 들려오는 소리라고는 오직 '톡톡'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와, '토로롱' 거리는 맑은 방울소리 뿐이었다.





뿌연 안개에 가려 숲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 흐린 날씨였지만, 그 나름대로만의 축축한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그토록 보고싶던 옥룡설산이 어디 쯤 있는지도 전혀 예상이 안되는 날씨였지만, 기념사진은 남기고 싶었다. 우산을 땅에 내려놓고 후두둑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열심히 카메라를 설치했다.





"찰칵!!!!"


옥룡설산 없는 옥룡설산 기념사진...ㅠ 콜라 없는 콜팝, 맥주 없는 치맥 같은 느낌의 사진이지만, 나름대로의 갬성은 살아있는 느낌적인 느낌? ㅋㅋ 맘에 들었쒀!!!! ㅋ




출처 : 바이두 (Image from Baidu.com)


참고로 날씨가 맑고 화창하면 저 뒤에 옥룡설산 님이 '뙇' 하고 자리해 계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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눙.... 눙물 좀......   휴.... 휴지 도........ ㅠㅠㅠㅠㅠ







 비 덕분에 한층 더 짙어진 숲속의 공기와 색채. 이어폰에서는 반복 재생을 시켜 놓은 '빗속에서' 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클래식하고 담담한 '이문세' 의 원곡도 좋지만, 블루스가 짙게 뭍어나는 세련된 목소리 '존박' 의 '빗속에서'도 빼놓을 수 없다. 


비가 내리지 않아도, 축축한 빗속을 걷고 있는듯한 느낌을 주는 희대의 '비' 노래 '빗속에서'. 故이영훈 작곡가는 '천재' 라는 단어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 아닐까.   




 호도협 트래킹에서도, 옥룡설산 국립공원에서도 끝끝내 옥룡설산은 볼 수 없었다는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스토리는 여기서 이제 그만... ㅠㅠ 





비내리는 거리에서 8위안 짜리 옥수수를 먹으며 흐르는 눙물을 닦아본다... ㅠㅠ 여담이지만, 오늘 먹은 음식 중 제일 맛있었다. ㅋㅋㅋㅋ 진심 꿀옥수수였음. 




옥수수가 뭐라고 서운한 마음까지 싹 씻겨 내려가는 기분. ㅋㅋㅋ 뇸뇸뇸 맛있게 옥수수를 먹으며 다시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아직 오늘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서 케이블카 승강장에 도착.





올라 올 때보다 시야가 더 흐려진 것 같은 것은, 나만의 착각인건가요...?!



다음 이야기에 계속.


(중국과 전세계에 퍼져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하루 빨리 진압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