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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 여행 Travel

[+074일 중국 샹그릴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천하제일 OOO이 있는 중도객잔(中途客栈).

사진도 찍고 풍경도 감상하며 여유롭게 도착한 '중도객잔' 은 차마객잔과 더불어 호도협을 방문한 등산객들이 가장 많이 묵어가는 숙소의 양대산맥으로 불리운다. 오늘 포스팅의 제목처럼 이곳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천하제일 OOO이 있다고 하는데, 과연 어떤 곳이며 어떤 모습일까?! 커밍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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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4일 중국 샹그릴라] 2200년의 역사, 차마고도의 줄기를 걷다.






호도협 차마고도 트래킹 코스의 중간지점인 중도객잔(中途客栈, Halfway guesthouse)


마을 곳곳에 세워진 중도객잔의 이정표를 따라가다 보면 빨간색 글씨로 'HALF WAY' 라고 쓰여있는 건물이 나온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계단을 내려가면 중도객잔의 입구가 나온다.





3층 목조 건물의 중도객잔.


현재 시간은 11시 정각. 점심을 먹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었기 때문에, 간단하게 간식을 먹고 30분 정도의 자유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중도객잔은 숙박이나 식사를 하지 않는 손님들에게도 전망대를 이용할 수 있게 끔 배려를 해주고 있었다. 전망대를 이용할 경우, 차라도 한잔 주문하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한다.)  






중도객잔(halfway guesthouse)의 옥룡설산 전망대. 


계단을 올라서니 넓은 공간의 전망대가 나왔다. 'HALFWAY' 라고 쓰여있는 낮은 울타리 뒤로는 한눈에는 다 담기지도 않는 거대한 옥룡설산이 우뚝 솟아있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차마객잔과 중도객잔의 전망대를 비교했을때, 중도객잔의 전망대에서 보이는 풍경이 훨씬 더 시야가 넓고 탁 트여있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중도객잔의 전망대에서 보이는 풍경.


중도객잔에 도착할 때 까지도 사라지지 않고 가득 껴있던 구름 탓에 옥룡설산의 정상은 아예 볼 수도 없었지만 말이다... ㅠㅠ




날씨가 맑다면 볼 수 있는 중도객잔 전망대의 풍경.

출처 : 바이두(image from baidu).


흑흑.. ㅠㅠ 하필이면 우기에 맞춰서 호도협 트래킹을 온 내 탓이지.. 다음 번엔 날씨 좋을 때 오는걸로.. ㅠㅠ 





중도객잔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천하제일 OOO이 있다!


자! 이제 다른 이야기는 접어두고, 오늘 포스팅 제목의 OOO을 밝혀볼 시간이 왔다. 이미 다른 블로그에도 많이 소개된 유명한 곳이라 '뭐야.. 완전 식상해' 라고 생각하실 수 도 있겠지만, 그런 분들은 다음 사진으로 스크롤 다운을 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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퐜~ !!!!!





 여러분, 정말 상상도 못하셨겠지만 OOO에 들어갈 장소는 바로!!! '화.장.실' 이었습니다!!!! (犬뻔뻔함이 내 치명적인 장점 ㅋㅋㅋㅋ) 


그렇다. 중도객잔에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천하제일 화장실이 있었다.(스펀지 성우 톤으로)




천하제일 화장실, 세계공인 (天下第一测, 世界公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장실' 이라는 타이틀도 모자라, 심지어 세계 공인까지 받았다는 천하제일 화장실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중도객잔 천하제일 화장실에서 보이는 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화장실의 변기에서 옥룡설산의 풍경이 한눈에 올려다 보였다.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오픈 형' 이라는 것. ㅋㅋㅋ 


'천하제일 뷰'  인정한다! 그런데 일보다가 다른 사람이랑 눈 마주치면 '천하 제일 민망할 수도 있는 화장실' 이기도 했다. ㅋㅋㅋ 다행히 화장실에 아무도 없어서 사진 촬영을 할 수 있었지만, 여기서 일을 볼 수 있는 한국인은 몇 안될 것 같다는 생각.. ㅋㅋ (물론, 중국의 화장실이 모두 이렇지는 않다. 대도시의 화장실 대부분은 칸막이와 문을 설치되어있음.) 




그.. 그런데, 자료를 검색하다가 충격적인 사실을 하나 발견했다.





중도객잔 천하제일 화장실의 공사 전 모습.

출처 : 바이두(image from baidu.)


바이두를 검색하며 중도객잔 천하제일 화장실을 검색하던 중, 칸막이와 문이 제대로 달려있는 화장실 사진을 발견했다...!!! 분명 공사 후에 타일도 깔고, 깨끗해져서 업 그레이드가 되긴 됐는데, 전체적으로는 다운 그레이드가 된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ㅋㅋ


처음에는 '드디어 칸막이가 생겼구나!!' 라고 내심 기뻐했는데, 알고보니 2016년에 찍힌 공사 전의 사진이었다. ㅋㅋ 


 





오픈형 천하제일 화장실에 문화 충격을 받고, 흔들거리는 멘탈을 정리하기 위해 다시 전망대로 올라왔다. 쉽게 지워지지 않는 화장실의 충격을 머릿속에서 지우기 위해 민석이형, 우연형님과 함께 구름 낀 옥룡설산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고 잠시 자유시간을 갖기로. ㅋ





전망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자유시간을 즐기고 있던 중, 어제 차마객잔에서 하루 묵어갔던 한국인 단체 등산객 분들도 중도객잔에 도착을 하셨다.


먼저 인사를 드리자 우리를 알아보시고 반갑게 인사해주셨다. 우리가 먼저 떠날 준비를 마치고 작별 인사를 드렸는데, 어르신들이 맛 좀 보라며 나시족 전통 빵과 차를 나눠주셨다. 마늘맛이 진하게 나는 빵이었는데, 쌀쌀해진 날씨에 몸을 따듯하게 데우기 딱 좋은 간식이었다. 감사합니다 어르신들!!





하루종일 촉촉하게 비가 내린 하루.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이어가는 차마고도의 여인들.





절벽을 깍아 내리며 도로 확장공사를 하고 있는 모습.


중도객잔을 뒤로하고 호도협 차마고도 트래킹의 종점인 티나객잔으로 향하던 길. 커다란 바구니를 등에 이고 말을 모는 여인들의 모습과 커다란 중장비로 절벽을 깍아내리며 도로공사를 하고 있는 현장을 차례로 마주하게 되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머릿 속에 많은 생각들이 교차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다음 번에 방문할 때에는 이 곳에도 많은 변화가 생기겠구나'






'언젠가는 좁고 가파른 이 길 위에도 포장된 도로가 깔리고, 관광객들을 실은 자동차가 다니겠지?' 라는 상상을 해보았다. 버스를 타고 이 길을 지나가는 그날의 나는 '옛날이 좋았지' 라고 생각할까, '지금이 편하네' 라고 생각하게 될까?





사람들의 편의를 위한 개발과 발전은 필요 불가결한 요소이기에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자연만큼은 10년이 지나고, 100년이 지나도 그대로 보존되고 유지가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생겼다.




그리고 함께 길을 걸었던 멋진 아빠 우연형님과 부산 사나이 민석이형도 오래오래 알고 지내는 사이가 됐으면 하는 작은 소망도 함께.






'전통'과 '유행', '보수'와 '진보', '보존'과 '개발' 


대동소이한 단어들의 연속이지만, 대립하고 있는 각각의 단어들은 분명한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다. 무엇 하나라도 치우치면 독이 되어 버리고, 배제하자면 큰 구멍이 되어버린다. 정답은 없지만 오답도 없는 것들이 내가 살고 있는 세상에 참으로 많이 존재하는 것 같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중도객잔의 천하제일 오픈형 화장실은 이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천년 만년 오래가기를 마음속으로 기도하며, 또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중국과 전세계에 퍼져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하루 빨리 진압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