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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 여행 Travel

[+073일 중국 샹그릴라] 신서유기 성지순례! 차마고도의 쉼터 차마객잔(茶马客栈).

오후 5시 10분, 오늘의 목적지이자, 하루 묵어갈 숙소인 차마객잔에 도착했다. 보통 호도협 트래킹 코스를 방문하는 등산객들은 차마객잔이나 중도객잔에서 하루를 묵어가는데, 나는 망설임 없이 차마객잔을 택했다. 그 이유는 바로 내가 즐겨보는 예능인 신서유기 등장했던 곳이기 때문!


다른 친구들이 중도객잔까지 간다고 했을 때 조금 고민이 되기는 했지만, 미리 차마객잔에 객실을 예약해두었기 때문에 방법이 없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여기서 푸~욱 쉬고 가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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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일 중국 샹그릴라] 차마고도 트래킹의 끝판왕. 악마의 오르막길 28밴드.






차마객잔 (茶马客栈, Tea horse trade Guesthouse.]


아침부터 하루종일 함께 걸어온 친구들과 아쉬운 작별인사를 하고 들어온 차마객잔. 가장 먼저 눈에 보인 것은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한국 단체 등산객분들이었다. 아마 28밴드에서 봤던 말들은 이 분들을 태우고 올라갔다가 퇴근을 하던 모양이었나 보다. 





차마객잔의 리셉션과 주인 아주머니.


북적거리는 마당을 지나, 체크인을 하기 위해 식당안에 있는 리셉션으로 향했다. '니하오~' 인사를 하며 들어가자 주인 아주머니가 오느라 고생했다며 물을 한 병씩 서비스로 주셨다. ㅋ 체크인 과정에서 부킹닷컴의 예약확인서에 적혀있는 금액보다 돈을 조금 더 받기는 했지만, 예약한 도미토리 대신 2인실을 내주셔서 그냥 좋게 생각하고 넘겼다.






차마객잔의 2인 객실. (외부 화장실)


우리가 배정받는 객실은 싱글 침대 2개가 놓여있는 트윈룸이었다. 차마객잔의 본관 건물에 비해서 조금 오래되고 화장실도 외부에 있는 작은 객실이었지만, 여러명이 사용하는 도미토리보다는 훨씬 안락했고, 덕분에 하룻밤을 편하게 쉴 수 있었다.







차마객잔 2인실에서 보이는 풍경.


구름이 잔뜩 껴있던 탓에 옥룡설산의 정상까지는 보이지 않았지만, 객실에서도 이렇게 운치있는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맘에 들었다. 아침마다 이런 풍경을 보면서 일어나면 얼마나 좋을까~ ㅠ





객실에 짐을 풀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객실 복도에 있는 빨래줄에 젖은 옷을 널어 놓고 샤워실로 향했다. 드디어.. 넘어지면 닿을 거리에 시원한 맥주 한잔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ㅋㅋ





차마객잔의 외부 샤워실.


산 중턱에 위치하고 있는 곳이라 처음부터 크게 시설은 기대하지 않았다. 뜨거운 물까지는 아니더라도 미지근한 물보다는 조금 뜨거운 물이 나와주는 것만으로도 감사..ㅠ 수압만 조금 더 강했으면 좋았을텐데, 지나친 욕심이겠지.





샤워를 마치고 산뜻해진 기분으로 숙소에 가던 길, 식당 옆에 어두침침한 방이 하나 눈에 들어왔다. 


'어디서 많이 본듯한 느낌의 방인데...!! '





신서유기2 에서 야식 라면 게임을 했던 방.


나쁜 머리를 독촉해서 기억을 더듬어 봤더니, 신서유기에서 야식 라면 게임을 했던 방이었다! 방송이 나간지 벌써 2년이나 지났지만, 호동형님이 이 곳에서 라면을 끓이는 모습이 어제처럼 환하게 그려졌다.  (성덕.. ㅠㅠ)




개운하게 샤워를 마쳤으니 이제 남은 것은 단 하나!!! 시원한 맥주와 함께하는 저녁~ ㅋㅋ 배고픈 배를 움켜쥐고 도착한 식당에는 먼저 온 한국 단체손님들이 저녁 식사를 마치고 담소를 나누고 계셨다. 


엇! 그런데 자세히 보니, 아까 인사를 하고 스쳐갔던 한국분도 무리에 섞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다. 일단 가볍게 인사를 하고 함께 온 민석이형과 저녁식사를 주문했다.  




차마객잔 식당의 한국음식 메뉴.


차마객잔의 식당은 다양한 나라의 여행자들이 찾아오는 만큼 중식을 비롯해 양식, 한식 등 수 십 가지의 메뉴를 갖추고 있었다. 신서유기에서 이미 소개했던 터라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메뉴의 종류가 정말 다양하고 폭이 넓었다. 산 중턱에서 이렇게 다양한 메뉴를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식당 내부를 구경했다. 한국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관광지인 만큼 여기저기 한국어로 쓰여있는 산악회의 현수막들이 걸려있었었다. 




식당 벽의 한쪽에는 이곳을 방문한 연예인이나 유명인사들의 기념사진이 걸려있었다. 그 중 역시나 눈에 띄는 것은 신서유기팀의 사진들!




신서유기 시즌2에 비해서 지금은 멤버도 많이 추가되고 '서유기' 라는 컨셉이 거의 사라지기는 했지만, 21세기형 분장 버라이티쇼로 거듭나고 있는 신서유기! ㅋㅋ 그냥 시즌제 하지 말고 매주 방송하면 안되나요...? ㅠㅠ 요즘 볼만한 예능이 없음.. 시무룩..





중국음식계의 소울메이트 볶음밥과 탕수육.


사진을 구경하고 있는 사이에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오늘의 저녁은 탕수육과 볶음밥. 뗄레야 뗄 수 없는 소울메이트 같은 메뉴. ㅋㅋ 생각했던 것 보다 가격도 비싸지 않았고, 맛도 나쁘지 않았다. 맥주와 함께 먹으면 크......... 말 안해도 다들 느낌 아실테니 자세한 설명은 패스. ㅋㅋ





맥주를 한 잔 더 하고 싶어서 시킨 감자튀김. 민석이형과 둘이서 맛있게 식사를 하고 있는데, 다른 테이블에서 한잔하고 계시던 한국 분들이 말을 걸어주셨다. 결국 단체로 오신 한국 분들 쪽으로 자리를 옮겨서 맛있는 안주도 얻어먹고, 술도 얻어 마셨다.





 젊을 때 혼자 세계여행을 하는 것이 대단하다며 칭찬을 아까지 않으시던 어르신들. 그 중 대학 교수직을 지내셨다는 어르신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는데, 세대 차이를 못 느낄 만큼, 생각이 젊고 멋있으셨다. '나도 커서 저런 멋진 어른이 되어야지' 라고 생각했다.





낮에 인사를 하고 빠르게 지나가셨던 한국분과도 통성명을 했다. 혼자서 윈난성 여행을 오신 이분은 '우연' 이란 이름을 가진 형이었다. ㅋ 얼굴은 나랑 비슷한 나이대로 보였는데, 알고보니 세 아이의 아빠였던 우연 형님. 


예전에 중국에서 일을 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중국어도 잘하셨고, 중국에 대해서도 바삭하게 잘 알고 계셔서 정말 배울점이 많았다. 결국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친해지게 된 우연 형님도 내일 함께 트래킹에 합류하기로! ㅋㅋ 이날 술자리는 저녁 10시 쯤 끝났고, 내일을 기약하며 각자 숙소로 헤어졌다. 내일 봐요~!





다음날 아침 8시 정각. 


어제 저녁 맞춰 놓은 알람소리에 눈이 떠졌다. 기지개를 펴고 하품을 쩌~억 한 뒤, 한동안 멍~ 하니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어제에 이어 구름이 잔뜩 껴있는 슬픈 날씨였지만, 공기가 좋은 탓인지 몸은 아주 아주 가뿐했다.



'그나저나.. 저 미친풍경, 우리 집에 가져가면 안되나요..?! ㅠㅠ '






오늘은 날씨가 조금 나아지려나 기대를 했지만, 여전히 흐림 + 비 + 추움 쓰리 콤보.. ㅠㅠ 날씨 탓을 해봤자 아무 소용없는 걸 너무나도 잘 알기에 빠르게 단념 하고, 비오는 날의 운치를 느끼러 게스트하우스 전망대로 향했다.






날씨가 좋았다면 옥룡설산을 한눈에 올려다 볼 수 있는, 호도협 트래킹 코스 중에서도 손에 꼽는 최고의 전망대였지만, 옥룡설산의 옥룡님은 끝끝내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셨다.. ㅠ


옥룡설산의 완전체를 볼 수 없었던 것은 조금 아쉬웠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이 곳을 다시 와야 할 이유가 생겨버렸다. 그때는 꼭! 완전체를 볼 수 있기를.. ㅠ





참고로, 날씨가 좋다면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 (쉬익쉬익)





아쉬움을 뒤로하고 집합 시간인 8시 30분에 맞춰 식당으로 내려갔다. 





이거슨, 아침밥으로 주문한 바나나 사과 팬케이크! 바나나에는 초코인데.. 조금 아쉬운 마음에, 주인 아주머니께 초코시럽이 있는지 물어봤더니!




쫘~좐! 초코 바나나 사과 팬케이크로 업그레이드!! ㅋㅋ


추가 금액을 드리겠다고 했는데, "괜찮아~ 서비스니까 맛있게 먹어~" 라며 사양하시던 사장님. 덕분에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역시 바나나에는 초코.. ㅋㅋ






한편 사장님은 태어난지 얼마 안되어 보이는 아기를 돌보는데 한창이셨다. 이름을 물어보긴 했는데 까먹..... 지금 쯤 아장아장 걸어다니며 재롱을 부리고 있겠지. ㅋ






아침을 먹고 체크아웃을 할 때, 사장님께서 또다시 물을 한 병씩 챙겨주셨다. 정도 많으시고, 항상 웃는 얼굴로 숙박객들을 응대하시던 사장님 덕분에 잘 쉬다 갑니다! 다음번에 호도협 트래킹을 또 다시 오게 된다면, 그때도 고민없이 차마객잔을 선택할 것 같다. 몸 건강히 잘 지내세요 사장님~!



다음 이야기에 계속. 


(중국과 전세계에 퍼져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하루 빨리 진압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