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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 여행 Travel

[+073일 중국 샹그릴라] 걷다보면 모두가 친구! 호도협(虎跳峡) 트래킹.




한순간의 실수 때문에 우여곡절 많은 일이 있던 어제 하루. 다행히도 옆을 지켜준 친구들 덕분에 잘 극복하고 오늘의 스케줄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끝까지 함께 해준 토니와 민석이형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올리며 이번 포스팅을 시작하려 하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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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72일 중국 리장] Goodbye to Romance. (부제: 잘가요 핸드폰...)



호도협 트래킹 코스 Day1.


8:30am 리장 시외버스 터미널 -(버스 2시간 소요)-> 10:30am 챠오터우 -(2시간 30분 소요)->


1:00pm 나시객잔 -(점심 식사 및 휴식 1시간 10분 )-> 2:10pm 28밴드 등반 -(3시간 소요)-> 


5:10pm 차마객잔 도착 & 숙박.



Day1 트래킹 소요시간 총 6시간 40분.





리장 시외버스 터미널 (丽江客运站)


어제 오후, 핸드폰 대 참사가 일어났던 리장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오늘 하루를 시작했다. 분명 어제 왔던 곳인데 한참 전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느낌적인 느낌.. 어제 하루가 엄청나게 긴 하루이기도 했고, 하루종일 멘붕 상태였으니... ㅠ


 하지만! 정보 만큼은 제대로 전하기 위해서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요행악어!  리장 시외버스 터미널 부터 호도협(虎跳峡) 까지 가는 버스의 티켓 요금은 22위안이라는 엄청난 사실을 전하며 총총총 퇴장. ㅋㅋ (시즌, 시간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음) 





리장 시외버스 터미널 부터 호도협 입구까지는 약 2시간이 소요.

 

어제 미리 티켓을 사놓은 덕분에 호도협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무사히 출발할 수 있었다. 리장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호도협으로 가는 버스는 하루에 1~2대 밖에 운행되지 않기 때문에 미리 표를 사두는 것이 좋다. 내가 탔던 버스도 빈자리 하나 없는 만차 상태였다.




버스에 타자마자 딥슬립 모드에 들어갔다. 빙글빙글 헤드뱅잉을 하며 졸다가 버스 창문에 머리를 쾅!!! 부딪히며 깼는데,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듯이 구름이 잔~득 낀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하... ㅠㅠ 윈난성은 나랑 안 맞는 곳인가..




잠시 후 버스가 멈춰섰다. 경찰옷을 입은 사람이 버스에 올라타더니, 승객들 한명 한명씩 돈을 걷고 티켓을 나누어 주었다. 버스에서 내릴 필요없이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점은 아주 칭찬해~ ㅋ




호도협의 입장료는 45위안 (한화로 약 7500원. 2020년 1월 기준.)


내가 방문했을 당시 호도협의 입장료는 65위안이었는데,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조사해본 결과 45위안으로 인하되었다. 비수기와 성수기의 요금이 따로 책정되어 있는건지, 요금이 인하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배가 아프군.. ㅋㅋ  





호도협 트래킹의 시작점인 챠오터우(桥头 교두)


버스안에서 표를 구입하고 5분 정도 더 달려오면 호도협 트래킹 코스의 시작점인 챠오터우(桥头)에 도착한다. 





호도협 트래킹은 두가지 초이스가 있다!


 1.매표소에서 가까운 위치의 챠오터우에 내려서 트래킹을 시작

2. 버스에서 내리지 않고 28밴드의 시작점인 나시객잔에서 부터 시작.


나는 1번을 선택했다. 출발 전에 찾아 본 블로그들에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있는데, 결국에는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는 것 아니겠는가. 다양한 풍경을 보면서 걷는 것이 좋다면 챠오터우부터, 짧고 굵은 것이 좋다면 나시객잔부터 시작하면 된다. 





챠오터우에서 트래킹을 시작하면 볼 수 풍경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다시 한번 호도협 트래킹을 온다면, 그땐 버스를 타고 나시객잔까지 가서 트래킹을 시작을 할 것 같다. 챠오터우부터 나시객잔까지 보이는 풍경도 이쁘기는 하지만, 호도협 트래킹 코스의 비경들은 대부분 28밴드를 오르고 나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호도협 트래킹 코스 마부들의 생계수단인 당나귀.


특히 비가 많이 내리는 우기(6~8월) 에는 산길이 미끄럽고 험해질 뿐더러, 풍경들이 대부분 구름에 가려져서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민석이형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포장된 비탈길을 따라 올라가던 길, 도로 한쪽에 가파르고 좁은 언덕길이 보였다. 동네 뒷산으로 가는 샛길처럼 생긴 이곳부터 본격적인 트래킹 코스가 시작된다. 




그리고 덤으로 당나귀 응가도 '본격적으로' 많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ㅋㅋㅋ 생각보다 크고 양도 많다... 방심하는 순간.....!!!! 





트래킹 코스에서 보이는 파라노마 풍경.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는 당나귀 응가를 피하며 바쁘게 올라가고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넓게 펼쳐진 풍경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날씨가 좋았다면 훨씬 멋졌을 풍경이였기에 아쉬움이 남지만, 흐리면 흐린대로 바람이 시원해서 땀은 덜 나니까 좋고!


'그래, 모든 것에는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니까. 다음에 또 오면 되지!'




오르고 오르고 또 오르고.


챠오터우에서 시작하는 트래킹 코스는 오르막길이 계속되지만, 크게 가파른 구간은 없다. 다만, 비가 계속 와서 그런지 땅이 질퍽거리고 미끄러지기 쉬운 상태였다. 트래킹 코스라도 방심하다가는 부상을 입을 수 있으니 언제나 조심 조심 또 조심.





시원한 비와 바람을 맞으며 묵묵히 오르막 길을 오르고 있었는데, 뒤에서 "푸르릉!"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올 것이 왔군...!!!' 어느정도 예상을 하고 뒤를 돌아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마부들이 따라붙었다. 


"당나귀 탈래?! 안 힘들어?! 싸게 해줄게~


 땀을 뻘뻘 흘리며 트래킹을 하고 있는 등산객들에게 달콤한 멘트로 유혹을 시작한다. 이들이 제시하는 가격은 구간 별로 다르지만, 나시객잔에 다가 갈 수록 점점 가격이 내려간다는 점. 타던 안타던 묵묵히 등산객 곁을 따라 걸으며 틈을 노린다. ㅋㅋ  




트래킹 코스의 첫 번째 매점.


호도협 트래킹 코스의 시작 점인 챠오터우로 부터 약 1시간 30분 정도 지점에는 작은 매점이 하나있다. 등산에 필수적인 물과 군것질 거리를 판매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가격이 비싸지는 않았다. 




"한국 사람들 말타는 거 좋아하잖아~ 한국사람들은 다 탄다구 너네만 안타는거야~"


라는 멘트로 자꾸 영업을 하던 마부. ㅋㅋㅋ 한국사람들이 많이 오는 트래킹 코스이기도 하고, 주요 관광객들의 연령대가 조금 높은 곳이다보니, 당나귀를 타고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많은 듯 했다. 


하지만 가난하고 다리가 튼튼한 배낭여행자들에게 당나귀는 사치에요. 아조씨.. ㅠ





그렇게 한사코 거절을 했지만, 마부들은 묵묵히 우리 뒤를 따라온다. '언젠가, 저 중에 한 놈은 타겠지.' 라는 생각으로. ㅋㅋㅋ 민석이형과 나를 포함해 먼저 가던 외국인들 까지 총 5명이 그룹이 되어 함께 올랐는데, 낙오자 없이 걸어서 나시객잔에 도착했다. 




비가 계속 내려서 습해진 날씨 덕분에 습기가 차버린 카메라 렌즈.. ㅠ


첫 번째 매점에서 약 20분 거리에는 다양한 먹거리가 있는 매점이 또 한번 등장한다. 첫 번째 매점과는 다르게 과일이나 채소, 견과류 등의 신선한 음식들을 팔고 있었다. 웃음이 아주 호탕하시고 유쾌하셨던 아주머니. ㅋ




윈난성의 특산물로 유명한 버섯 이외에도 호두가 맛있고 유명하다는 아주머니의 영업에 홀딱 넘어가버린 나(팔랑 귀). 그 자리에서 바로 호두를 한 봉지 구입했다. 작은 봉투에 10위안 정도 했던 것 같은데, 정말 호두 알이 실하고 고소하니 맛있었다. 등산을 하면서 먹기에도 간편했고, 맛도 좋았기에 엄지 척! 강추.




챠오터우에서 시작하는 트래킹 코스는 길이 명확하지 않는 구간과 갈림길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그럴때에는 위의 사진과 같이 이정표가 세워진 길로 가거나, 화살표가 그려진 돌을 보면서 길을 찾아가면 된다. 


하지만, 가장 정확한 것은 마부아저씨 찬스다. 길이 헷갈리면 멈춰서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마부아저씨를 쳐다보자. 마부 아저씨가 가는 길이 곧 길이요 진리이다.  ㅋㅋ




몇일 간 계속된 비로 진흙탕이 된 길. 미끄러워서 넘어지는 사람도 있었고, 다칠뻔한 사람도 있었다. 크게 어려운 코스는 아니지만, 만약의 사태를 생각하면 혼자서 가는 것 보다, 두 명 이상 그룹을 만들어서 오는 것을 추천한다. 


좋은 풍경을 함께 나누면 감동이 두 배, 힘든 순간은 함께 나누면 절반이 되지 않는가. 안전한 트래킹을 위해서도, 좋은 추억을 위해서도 여럿이 함께!





오후 1시 정각. 나시객잔(纳西雅阁客栈)에 도착!


곳곳이 진흙탕이 되어 미끄러웠던 등산로 때문에 예상시간 보다는 조금 늦어졌지만, 5명 전원이 별다른 사고없이 나시객잔에 도착했다. 챠오터우에서 트래킹을 시작하는 등산객들은 보통 이 곳에서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한 뒤에 다시 등산을 시작한다.




호도협 나시객잔(纳西雅阁客栈)


나시객잔은 호도협 트래킹 중 최고 난코스로 불리우는 28밴드의 진입로에 위치해 있다. 챠오터우부터 나시객잔까지는 차량이 다닐 수 있는 도로가 놓여져 있기때문에,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티나객잔에서 내려 아침을 먹고 트래킹을 시작한다. 나도 그럴껄 그랬어... 뒤늦은 후회..





갬성을 듬뿍 담은 말린 옥수수 사진.




호도협 트래킹 코스 나시객잔의 화장실.


호도협 트래킹 코스에 있는 객잔의 화장실은 대부분 위의 사진처럼 생겼다. 다행히도 문짝이 달려있기 때문에 일을 보다가 다른 사람의 얼굴을 마주치는 불상사가 일어나지는 않다는 점. 하지만 첫 번째 칸에서 싼 응가가 두 번째, 세 번째 칸을 지나서 마지막 칸에 있는 배수구까지 흘러 내려가는 조금 특이한 시스템이다. 


남이 싼 응가랑 '니하오~' 하기 싫다면 화장실의 첫 번째 칸을 선점하자. 그 것이 호도협 화장실의 진리요 길이다. ㅋㅋ




응가 얘기하고 바로 밥 사진 올리는 내가 바로 매너 왕. ㅋㅋㅋㅋㅋ 


나시객잔이 있는 호도협 트래킹 코스는 도시에서 꽤나 거리가 있는 곳이기도 하고, 유명한 관광지라서 그런지 몰라도 음식의 가격이 일반 식당의 두 배정도 였다. 어쨌든 이곳 이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으므로 잘 먹어두어야 한다. 아주 잘. 매우 잘. 





다음 객잔에 도착 할 때까지 제대로 된 식사는 먹을 수 없기에 모두가 든든히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함께 걸었던 친구들과 사진 한 장을 남겼다. 걷다보면 함께하는 동료들이 생기고, 함께하다 보면 없던 힘도 생겨나는 호도협 트래킹! 화이팅!!! 






점심시간을 포함, 한 시간 정도 휴식을 취한 우리는 무거워진 배를 움켜쥐고 나시객잔을 나섰다. 이제 올라야 할 곳은 28밴드! 호도협 트래킹 코스에서도 끝판왕으로 불리는 난코스 중의 난코스다. 


소문은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었었기에, 어젯 밤 "나는 더 이상 필요없으니 줄게!" 라며 토니에게 물려받은 등산 스틱을 펼쳐 들었다. 고마워 토니.. ㅠㅠ




28밴드를 앞두고 화장실 앞에 모여있는 우리의 전우들.





28밴드의 공식 명칭은 차마고도 24밴드. (茶马古道二十四道拐段)


드디어 호도협 트래킹 코스 끝판왕의 앞에 도착했다. 원래 따리에서 민석이형을 만나지 않았다면 혼자 오려고 생각했던 곳인데, 미끌미끌 위험한 산책로를 따라서 걷다보니, 모두와 함께 즐겁게 웃으며 걷다보니, 문득 같이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천번 만번 들었다. 다행이야 정말.


"인생 뜻대로 되라는 법은 없지만, 멋대로 가라는 법도 없다.


-요행악어 명언집-



다음 이야기에 계속.

(중국과 전세계에 퍼져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하루 빨리 진압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