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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 여행 Travel

[+074일 중국 샹그릴라] 2200년의 역사, 차마고도의 줄기를 걷다.

오전 9시 30분, 차마객잔에서 아침식사를 마친 우리들은 다시 여행길에 올랐다. 오늘의 최종 목적지는 호도협 트래킹 코스의 종점인 티나객잔으로, 1박 2일 트래킹의 마침표를 찍게 된다. 


호도협 트래킹 코스 중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는 차마객잔에서 티나객잔 까지의 구간. 날씨가 흐리고 비가 내렸던 탓에 옥룡설산의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예상치도 못한 멋진 풍경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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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일 중국 샹그릴라] 신서유기 성지순례! 차마고도의 쉼터 차마객잔(茶马客栈).








차마객잔을 떠나 트래킹 코스를 걷기 시작한 우리들은 '호도협 트래킹의 중간 지점인 중도객잔' 을 향해서 걸음을 옮겼다. 


오늘은 같은 언어를 쓰는 한국 사람들과의 동행인 만큼, 마음이 든든하고 편했다. 함께 걷는 세 명 모두의 나이가 비슷했던 만큼 공감대 역시 비슷했고, 걷는 내내 이야기하느라 시간가는 줄도 몰랐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ㅋㅋ  






차마객잔이 있는 작은 마을의 풍경.





차마객잔을 떠나 약 10분 정도 걷다보니 갈림길이 하나 나왔다. 하지만 전~혀 당황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 갈림길이 나올 때는 위의 사진처럼 'HALF WAY' 글씨가 쓰여있는 길로 가거나 파란색 이정표가 서있는 곳의 길을 따라 걸어가기만 하면 끝!  





차마객잔을 떠나온지 약 20분 경과. 이제부터 본격적인 트래킹 코스가 시작된다. 






가파르게 깍아내려진 절벽 위에 놓여진 좁은 차마고도의 줄기를 따라 걸어가던 길. 합바설산과 옥룡설산 사이 가파른 계곡을 따라 흐르고 있는 갈색 빛 금사강이 눈에 들어왔다. 우기에 늘어난 수량 덕분일까, 세차게 흐르는 금사강의 박력이 내가 서있는 이곳까지 생생하게 느껴졌다.





합바설산과 옥룡설산이 만들어낸 웅장한 계곡, 박력 넘치는 금사강! 하지만 오늘 단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구름이 가득 끼여있는 흐린 날씨 뿐이었달까.. ㅠ


옥룡설산 정상에 걸쳐있는 얄미운 구름들에게 '사라져랏!!' 연이어 마음속으로 주문을 외면서 걷고 있는데, 까맣고 귀여운 댕댕이 한 마리가 호기롭게 우리들의 앞 길을 막아섰다. 




'횽들 나 좀 놀아줘... ㅠㅠ'


전통복장을 걸쳐 입고 바위에 끝에 걸터앉아 있던 주인 곁을 쉬지 않고 맴돌던 까만 댕댕이. 주인이 놀아주지 않아서 심심했던 듯, 지나가는 낯선 이방인인 우리들에게 급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댕댕아 미안하지만 횽들은 가야할 길이 멀단다.. ㅠ'





아마도 올해의 퓰리처상 후보작 '차마고도의 노인' (본인 피셜 ㅋㅋㅋ)


바위에 걸터앉아 먼 산을 바라보고 있는 노인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멋' 이 느껴졌다. 풍경, 인물, 분위기, 그 모든 것들이 완벽했던 순간을 놓칠 수 없었기에 재빨리 셔터를 눌렀다. 


 내가 찍은 사진이지만 너무 맘에 들어...!! ㅋㅋㅋ 결국, 이 사진은 세계여행을 하면서 찍었던 사진들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는 사진이 되었다. 퓰리처상 관계자분들 연락 기다릴게요~ ㅋㅋ




사색에 잠겨있던 노인을 지나서 또다시 가파른 절벽 위를 걸어가고 있던 중, 눈 앞에 보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답잖아.. ㅠㅠ 결국 우연이형과 민석이형 한테 사진을 촬영을 부탁했다.  





다 된 옥룡설산 사진에 나 뿌리기 1. ㅋㅋㅋ





다 된 옥룡설산 사진에 나 뿌리기 2. 




다 된 옥룡설산 사진에 나 뿌리기 3. 


다양한 각도로, 좋은 구도를 찾아서, 최선을 다해 사진을 찍어주신 우연형님과 민석이형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ㅋㅋㅋ 역시 사진은 한국사람에게 부탁해야 함!! 불변의 진리.





‘중도객잔(中途客栈, halfway guesthouse)까지 앞으로 30분’





'만약, 어제 저녁 이 길을 빠르게 걸어갔다면, 아름다운 풍경들을 전부 다 놓쳐버렸겠지?'


차마객잔부터 중도객잔까지 가는 트래킹 코스는 대체로 평탄하고, 험하지 않기 때문에 눈 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옥룡설산의 풍경을 감상하며 가기에 딱! 좋은 구간이다. 어제 무리하게 이동했다면 전부 놓쳐버렸을 아름다운 풍경들.. 차마객잔에서 묵고 가길 백번 천번 잘했다는 생각에 셀프 쓰담쓰담. ㅋ


웅장한 옥룡설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이 구간은 빠르게 걸으면 1시간, 천천히 사진을 찍으면서가도 1시간 3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시간을 가지고 여유롭게 걸으며 풍경을 감상하자!





그리고 '우연' 히 알게 된 멋진 '우연' 형님까지 (swag), 차마객잔에서 하루 묵어 간 것은 정말이지 신의 한 수였다! ㅋ





좁지만 평탄한 차마고도를 따라 걷다보면 마주치는 기암괴석과 그 사이를 흐르는 폭포,





그리고 가파른 절벽 사이로 보이는 황홀한 풍경들. 


혼자서 걷는 것도 나름대로의 운치가 있겠지만, 셋이서 함께 걷다보니 즐거움도 감동도 세 배 이상으로 느껴졌다. 함께 오길 잘했어~ ㅋ




이야기 귀신이 들린 듯 세 사람의 대화가 끊이질 않던 신나는 등산 길. 무심코 올려다 본 옥룡설산의 꼭대기에 조금씩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다. 




뿌옇게 구름이 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상 정상 부분이 드디어 그 모습을 조금씩 드러내기 시작하고 있던 것이다. '마침내 때가 온 것인가!!!' 라고 속으로 들떠있던 와중, 더욱 더 신기한 현상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거대한 산봉우리 두 개가 겹쳐 보이는 신기하고 기괴한 현상!! 


 처음 저 현상을 발견했던 당시에는 논문 발표라도 해야 할 듯, 셋이서 심각하게 토론을 했더랬다. ㅋㅋㅋ 세 명의 머리를 맞대고 열심히 토론 한 결과 착시현상이라는 결론이 났지만 말이다. 여러분도 이 신기한 현상의 정답을 맞춰보시길!






기괴한 현상에 대해 열띤 토론을 거듭하며 걸어가던 중, 드디어 중도객잔이 있는 마을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곳부터 중도객잔까지는 약 10분 거리!




아침보다는 시야가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 옥룡설산의 완전체라고 보기에는 많이 부족한 상황. 조금만 더 힘을 내어주겠니..? ㅠㅠ





오늘의 날씨는 우중충하고 힘이 빠지지만, 경쾌하고 신나는 걸음으로 마을에 입성! 'HALFWAY' 라고 쓰여있는 이정표를 따라가기만 하면 됨.





드디어, 호도협 트래킹 코스의 중간 거점인 중도객잔에 도착!! 이곳에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 보이는 천하제일 OOO이 있다는 데!! 과연 그 곳에서 보이는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다음 이야기에 계속. 


(중국과 전세계에 퍼져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하루 빨리 진압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