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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일 중국 충칭] 충칭의 별미 완잡면! 빌딩숲 충칭을 떠나 귀양(贵阳)으로 귀양을..?!

거대한 미로의 도시 충칭에서의 마지막날이 밝았다. 아무런 기대도 없이 오로지 도시의 이름에 끌려서 오게 된 '충칭'. 처음엔 호스텔에 틀어박혀 밀린 블로그나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온 곳이지만, 슬픈 역사를 간직한 대한민국의 마지막 임시정부 청사가 충칭에 남아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특별한 풍경들을 마주하게 된 의외로 매력이 흘러 넘치는 도시였다.


오늘은 충칭을 떠나 귀주성(贵州省 꿰이저우) 의 성도이자 내 친구 콜린의 고향인 '귀양(贵阳 꿰이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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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62일 중국 충칭] 중국어를 못해도 혼자서 중국여행을 할 수 있을까?






처음 계획했던 것 보다 길어졌던 충칭에서의 5박 6일을 함께한 론리 빌리지 호스텔. 만약 충칭에서 무엇이 가장 좋았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론리 빌리지 호스텔에서 보이는 양쯔강의 풍경은 세 손가락 안에 당당히 꼽을 수 있다. 





5박 6일 동안 거의 개인실로 사용했던 10인 도미토리.


충칭에는 나 같은 배낭여행자가 많지 않은 탓일까? 5박 6일간 지냈던 10인 도미토리를 거의 싱글룸 처럼 사용했다. 숙박객이 꽉 차있었다면 조금 힘들었을지도.. ㅋ 그리고 굉장히 뜬금없지만, 세계여행을 하면서 얻은 숙소를 고르는 팁을 여러분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요행악어가 추천하는 숙소(도미토리)를 고르는 팁!


먼저, 호스텔의 도미토리를 선택할 때에는 최대 6인실을 넘어가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사람이 많아 질 수록 코골이나 돌+i 가 당첨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 다음으로는 침대간의 간격이 어느정도 떨어져 있어야 하며, 반.드.시 지상층에 위치해 있고(반지하도 노노!!), 부킹닷컴 평점 8.5 이상이면 실패할 가능성이 굉장히 낮아진다. 숙소를 고르는 팁도 곧 특집으로 다룰 예정이니 기대해 주시길!





오후 1시 쯤 호스텔을 나와서 충칭 기차역으로 향했다. 





론리 빌리지 호스텔 근처의 빌딩 숲.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중국판 배트맨'이 제작된다면 영화 촬영지 1순위는 단연 충칭이 아닐까 생각한다. 복잡하고 좁은 골목을 사이로 높게 솟아 있는 고층 빌딩과 도시에서 풍겨져 나오는 짙은 색채까지. 레드 훠궈맨으로 영화 제작하면 투자하실 분? ㅋㅋㅋ (망작 스멜)




충칭에 도착했던 첫 날 어둡고 구불구불 복잡했던 이 골목도 이제는 마지막. 우리 만나지 말자. 다시는 만나지 말자.. 특히 어두운 밤에는 더더욱 말이다. 쫄보의 심장에는 혼자 걷는 어두운 골목이 무리데스.. 







구불구불 복잡한 골목을 지나 샤오션즈 지하철역으로 향하던 길. 코 끝을 자극하는 향긋한 음식냄새가 솔솔 풍겨오는 것이 아닌가!? 킁킁킁 냄새를 따라 간 그곳에는 소면 요리를 파는 식당이 밀집해 있었는데, 유독 한 식당에만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충칭 샤오션즈역 부근의 화시완자면(花市豌杂面)


론리 빌리지 호스텔의 관광 안내 책자에서도 본 적이 있는 이 곳은 충칭의 특색요리인 완잡면(豌杂面 완자미엔)을 팔고 있는 작은 식당이었다. 1995년에 영업을 시작했고, 충칭 소면 맛집 5위 안에 선정된 적도 있는 곳이라고 한다.





충칭에 왔다면 꼭 한번 먹어봐야 한다는 완잡면! 


화시 완잡면 식당의 완잡면 한 그릇 가격은 14위안. 한국 돈으로 약 2300원 정도하는 저렴한 가격이었다.




사람 한두명이 겨우 들어갈 정도의 작은 조리대에서는 점심시간을 맞아 몰려드는 손님들의 주문을 밀리지 않고 척척 받아내고 있었다. 능숙한 솜씨로 일하는 이모님들 덕분에 주문이 들어가면 5분도 채 걸리지 않아 완잡면 한 그릇이 완성되었다.





디스 이즈 잡장(杂酱).


중국어 발음으로는 '완자면' 이라고 부르는 이 음식은, 이름만 들어서는 고기완자가 들어간 음식같지만 주 재료는 완두콩과 '잡장' 이라고 불리는 소스이다. 


'잡장(杂酱)' 의 주재료는 고기, 파, 마늘, 생강, 화쟈오, 간장, 라유 등이 들어가는데, 난생 처음 보는 잡장은 한국의 짜장소스를 떠올리는 비쥬얼을 하고 있었다.





충칭 특색요리 완잡면(豌杂面)


 푹~ 끓여서 노란빛을 띄는 완두콩 한 국자와 향긋한 잡장 한국자가 면 위에 올려지면 완잡면 한 그릇이 순식간에 완성! 생각했던것 보다 심플한 비쥬얼이었지만, 비쥬얼보단 맛이 더 중요하지 않겠는가.




 식당 한켠에서 뜨거운 물에 소독되어지고 있는 젓가락을 쏙~ 하고 뽑아오면 흡입 준비 완료. 김이 모락모락나는 완잡면을 능숙한 솜씨로 슥슥슥~ 비벼주면!!!





제법 그럴싸한 비쥬얼로 변신한 완잡면. 


맛이 진한 잡장과 담백한 완두콩이 조화를 이뤄 맛이 깊으면서도 담백한 맛이었다. 단, 소스에 중국 후추인 화쟈오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향신료의 향에 거부감이 있다면 조금 먹기 힘들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향신료에 거부감이 없는 나는 아주 맛있게 먹었다.





충칭 서역으로 가는 길.


고속열차가 정차하는 충칭 서역까지는 충칭에 도착했던 날과 마찬가지로 고묘촌(高庙村 까오먀오춘) 지하철역에 내려 473번 버스를 탔다.




충칭 직할시의 충칭 서역(重庆西站).


도착했던 첫 날에는 제대로 보지도 못했던 충칭 서역의 규모는 흡사 공항을 방불케하는 크기. 제법 멀리서 찍는다고 찍었는데도 내 카메라로는 기차역 전체를 담을 수가 없었다. 여행 중 광각렌즈 사고픈 충동이 마구마구 솟구치는 순간 1위..






충칭 서역에 도착하자마자 한일은 매표소로 달려가, 인터넷에서 예매한 기차표 교환하기.


충칭에서 오늘의 목적지인 귀양(꾸이양) 까지는 고속 열차로 약 2시간이 소요되는 가까운 거리인데다가, 2등석일 경우 요금이 120위안(한화로 약 2만원) 정도로 저렴하기도 해서 망설임 없이 고속열차를 예매했다. 


주의할 점어플이나 인터넷에서 예매한 기차표는 반드시 기차역의 매표소에서 티켓을 받아야 하는데, 매표소는 사람으로 붐비는 경우가 많아 한 시간 정도 일찍 가는 것이 안전하다. 그리고 기차역에 따라서 인터넷 예매 전용 창구가 열려있는 경우가 있는데, 줄을 서기 전에 먼저 확인을 하자! 피 같은 시간소중한 체력도 절약할 수 있다.




언제나 그렇듯 신분증과 티켓검사를 받고, 짐검사와 보안검사 까지 마치면 충칭서역 내부로 진입할 수 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그렇다. 내가 탈 기차가 잘 오고 있는지 확인을 해줘야 한다. 오늘 내가 타야 할 기차는 오후 3시 44분에 출발하는 귀양 북역(贵北站)이 종착역인 G8657호. 중국에서 가장 빠른 등급의 고속열차인 까오티에(高铁)이다.





인스타 갬성을 듬뿍 담은 충칭 서역의 사진.






충칭 서역의 내부 모습.


충칭 서역의 구조와 승차 시스템은 청두 동역(成都东站)과 거의 비슷했다. 조금 다른 점이라면 청두 동역이 기차역 내부에 식당의 종류가 다양하고 많았다는 것 정도.





열차 출발 시간 10분 전이 되자 승차를 알리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열차 번호가 'D' 로 시작되는 고속열차인 똥처(动车)는 청두에서 충칭으로 올 때 이미 타봤지만, 가장 빠른 등급의 고속열차인 까오티에는 이번이 처음! 드디어 가난한 배낭여행자에게도 이런 날이 오는구나. ㅋㅋ





중국의 고속열차 까오티에의 내부는 아랫 등급의 고속열차인 똥처와 거의 비슷했다. 쾌적한 객실과 화장실, 짐을 올려놓을 수 있는 공간도 충분!  





좌석의 아랫쪽에는 플러그를 꽂을 수 있는 소켓이 있어, 핸드폰을 충전하거나, 노트북의 전원을 연결할 수 있었다. 




3시 44분에 정확히 열차가 출발했다. 


충칭 서역에서 사놓은 달달한 수박을 꺼내 냠냠냠 먹으면서,




호스텔에서 미리 다운로드 받아 놓은 아는형님을 웃다가 눈물까지 흘리며 다 봤더니,

(아형팬 인증)





어느새 귀양 북역에 도착! 


직선거리로 약 320Km인 충칭 서역에서 귀양 북역까지는 정확하게 2시간 10분이 소요됐다. (한국으로 치면 서울과 부산의 직선거리와 비슷하다.)





찰칵찰칵 사진을 찍어대는 사이, 기차역을 빠져나가려는 사람들로 가득찬 승강장... 




어서와 귀양은 처음이지?







다음 이야기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