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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 여행 Travel

[+061일 중국 충칭] 낮져 밤이! 충칭 홍애동의 황금빛 야경.




세계에서 가장 긴 모노레일,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긴 지하철역의 에스컬레이터, 공식적인 기록은 없지만, 분명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임에 틀림없는 충칭 관음교의 광장군무까지 어마어마한 것들로 가득했던 충칭의 시내. 


하루종일 열심이 걸어다닌 덕분에 이미 많은 것을 본 하루지만, 꼭 봐야 할 것이 남아 있었기에 피곤한 다리를 이끌고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로 향했다. 벌써 2번이나 방문한 곳이지만 제대로 된 야경을 본 적 없었던 '홍애동(洪崖洞 홍야동)' 이 오늘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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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061일] 중국 충칭에 세계 1등, 아시아 2등의 긴 것이 다 있다고?! 

(Feat. 관음교, 모노레일)







여느 도시의 번화가 못지 않게 고층 빌딩들이 즐비하고,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던 관음교 상업지구. 어두워진 도시의 공기를 환하게 비추는 조명들, 바쁜 걸음으로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들로 관음교의 밤은 낮의 모습보다 한층 더 활기를 띈 모습이었다.





관음교를 뒤로하고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 '홍애동' 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다시 샤오션즈(小什字) 역으로 향했다. 


지하철을 타고 샤오션즈 지하철역에 내려, 6번 출구로 나오면 도보 10분 거리에 홍애동이 있다. 나는 여태까지 왜 그리도 복잡하게 갔던거지..?!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는 말이 딱.




 미로같이 복잡한 충칭의 도시구조 덕분에 터널을 통해서만 와봤던 홍애동 (59일 거대한 미로도시 중국의 충칭편 참조). 이렇게 멀쩡한 길이 있었다늬이이....




흔들 흔들 거리는 멘탈을 부여잡고, 먼저 홍애동의 윗 쪽에서 가릉강과 그 위를 가로지르는 쌍둥이 다리 천시문대교의 야경을 감상했다. 




제법 유속이 빠른 가릉강 위로는 승객을 가득 태운 유람선들이 화려한 조명들을 반짝이며 충칭의 야경에 색채를 더하고 있었다. 



여기서 한 가지 팁!


보다 여유롭게 홍애동의 야경을 감상하고 싶다면 유람선을 타는 것을 추천한다. 육지 쪽에서는 홍애동의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들로 굉장히 붐비는데다가, 홍애동 전체의 모습을 사진에 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자세한 내용은 포스팅의 아래쪽에)


 



다된 충칭 야경에 나 뿌리기. ㅋㅋ 




세 번째 방문만에 제대로 보는 홍애동의 야경. 


홍애동 건물 전체를 비추는 황금빛 조명과 건물의 곳곳에 달려있는 홍등의 조화, 마치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에 나오는 풍경을 떠올리게 했다. 확실히 낮에 보는 풍경보다는 밤에 보는 풍경이 더 아름다웠다. 이거슨 바로 낮져 밤이!




이제는 익숙해진 홍애동의 구조. 처음엔 그렇게 헤맸는데.. ㅠㅠ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간 홍애동의 건물 1층 밖에는 다양한 음식 종류와 기념품을 파는 상인들이 관광객이 한창인 시간대를 맞아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활기가 넘치는 홍애동의 밤은 음악소리 역시 끊이질 않는다. 싱어들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칵테일 바, 곳곳에서 버스킹을 하고 있는 뮤지션들이 지나가는 관광객들의 눈과 귀를 동시에 사로잡는다. 




"쨍그랑!!"


감미로운 음악소리를 뚫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접시 깨지는 소리. 싸움이라도 났나..?





접시가 깨지는 소리를 따라 간 그곳에는 다 마신 술잔을 던져서 깨뜨리는 조금 별난 코너도 있었다. 


TMI 이지만, 혹시 이런거 좋아하는 사람은 인도에 가면 질릴때 까지 깨뜨릴 수 있다. 작은 1회용 토기잔에 나오는 밀크티(짜이)가 한잔에 50원. 다 마시고 잔을 깨는 재미가 쏠쏠하긴 하다. ㅋ




낮보다는 아름다웠던 홍애동의 야경. 하지만 홍애동의 야경은 크게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목재로 지어진 건물의 외부에서 세월이 느껴지지 않았고 자연스럽지도 않았다. 마치 대량으로 찍어낸  가성비 좋은 기성품의 느낌이었다. 실물보다는 사진이 이쁘게 나오는 곳 이랄까. 


어찌되었든 시간을 내서 온 곳이니까, 사진이라도 이쁘게 찍어보려고 홍애동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진 잘나오는 스팟을 찾아 돌아다녔다.





첫 번째로 찾아낸 포토 스팟. 음.. 여긴.. 뭔가 부족해.






두 번째 포토 스팟. 여기도 아니야!!! ㅠㅠ 





읭..?!




창밖을 바라보는 가오나시들.


 포토스팟을 찾아 이리저리 헤메이던 중 왠지 따가운 시선이 느껴져 뒤를 돌아 봤더니, 가오나시 9마리(?)가 가지런히 창가에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 의 배경으로 유명한 대만의 지우펀(九分)과 비슷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서일까. 하지만 센과 치히로 배경의 오리지널은 지우펀이라는 거 백번 강조!




가오나시가 있는 짭우펀 홍애동 주변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건물 전체가 찍힐만한 구도를 찾아다녔는데, 생각보다 좋은 포토스팟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슬슬 다리도 피곤해져오고 흥미도 사라져갈 때 즈음, 도로 건너편에 제법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는 포인트가 보였다. 사람이 몰려있는 곳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 재빨리 횡단보도 건너서 도로 건너편으로 가보았다.





 도로의 건너편 보행로에서 보이는 풍경. 


강 너머로 형형색색 조명을 뿜뿜 내뿜는 고층 빌딩들과 유유히 빠르게 흐르고 있는 가릉강. 이들이 만들어 내는 넓은 파노라마 뷰가 한 눈에 들어온다.




넓게 보이는 전망을 따라서 가다보면, 보행로의 한쪽에는 딱 보기에도 사람들이 엄청 몰려있는 툭 튀어나온 전망대가 보인다. 이 곳이 바로 홍애동 건물 전체를 눈에도 사진에도 담기 좋은 가장 좋은 포토 스팟이다. (내 피셜) 





포토스팟에서 찍은 중국 충칭 홍애동(洪崖洞)의 야경.




대만 지우펀(九分) 의 야경.



앞에도 잠시 언급했었지만, 대만 지우펀과 충칭의 홍애동은 전통적인 스타일의 건물과 홍등이 만들어 내는 분위기가 비슷한 곳이다. 하지만 두 곳의 분위기는 비슷하면서도 굉장히 다른데, 그 차이점을 만들어 내는 것은 바로 위치이다. 


충칭의 홍애동은 도심 속에 위치한 덕분에 접근성이 좋은 반면 고층 빌딩들과 큰 도로에 둘러 쌓여있어 분위기가 덜하고, 전통 건축물의 모형같다는 느낌이 강하다. 반면, 지우펀은 산 위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지만, 지우펀 지역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지고, 산 위에서 보이는 바다의 전망도 굉장히 아름답다. (사람 매우 많음 주의)





지금은 충칭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인 홍애동.


 홍애동은 원래 이름은 충칭성의 성문인 '홍애문(洪崖门)' 으로, 홍애문을 포함한 충칭의 중심에 성벽이 처음 만들어진 시기는 춘추 전국시대라고 한다. 이 후 삼국시대, 송나라, 명나라, 청나라 시대에도 필요에 따라 성의 증축이 이루어 졌고, 현재에는 일부의 성벽만이 남아 충칭 직할시의 문화재로 보존되고 있다.





대만 지우펀의 고즈넉한 분위기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던 홍애동이었지만, 홍등과 황금빛으로 빛나는 홍애동의 야경은 한 번쯤 방문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나저나.. 밀리고 밀려버린 블로그는 언제 다 쓸 수 있을까..?!  




다음 이야기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