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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 여행 Travel

[세계여행 +061일] 중국 충칭에 세계 1등, 아시아 2등의 긴 것이 다 있다고?! (Feat. 관음교, 모노레일)

일제 강점기라는 한국의 아픈 근대사가 고스란히 남아있던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는 기대했던 것 보다 복원의 수준도 높았고, 시설의 유지와 관리도 잘되고 있는 듯 보였다. 한 시간 정도면 임시정부 청사 내부를 여유롭게 돌아볼 수 있으니, 충칭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한국 근현대사의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임시정부 청사에 들려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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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061일] 슬픈 역사의 종점.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외부에서 본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제국주의로 팽창해나가던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가깝고도 먼 옆 나라 중국에 임시정부를 세웠을 정도로 간절했던 대한민국의 독립. 그 기나긴 투쟁과 염원의 끝은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남아있었다.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의 운영시간과 입장료.


오전 9시 00분 ~ 4시 30분.


입장료 : 무료 입장.

(매주 월요일 휴관. 바이두 맵 정보를 참고한 것이므로 방문 전 확인 필수!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나와서, 임시정부 청사 주변 동네를 구경할 겸 들어왔던 골목의 반대편으로 놓여져 있는 계단을 올랐다. 




 집 앞에 앉아 느긋하게 담소를 나누고 있는 어르신들, 허름한 작은 구멍 가게,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세 바퀴 트럭에서 과일을 파는 노점상, 좁은 골목을 따라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주택가 곳곳에서 진한 향수가 느껴졌다. 




또 다시 발견한 요거트 스무디!!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근처 동네 구경을 하고 다시 역으로 내려오는 길에 발견한 요거트 스무디 가게! 이틀 전 충칭 시내에서 마셨던 요거트 스무디가 너무 맛있었기에 주저 없이 주문을 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맛도 너무 다르고, 갑자기 스무디 안에 밥을 넣어준다. 요거트 국밥...?! 자세히 보니 ’一只酸牛奶‘ 가 아닌 ’一口酸牛奶‘ 였다... ㅠㅠ 유사품 주의..




다음으로 향한 곳은 충칭 기차역이 있는 량루커우(两路口) 지하철역. 바이두 맵에서 검색해본 결과, 고속버스 터미널과 기차역이 가까운 거리에 있길래, 고속버스와 기차의 가격을 비교해볼 겸 들려보았다.


먼저, 지하철에서 내려 출구 안내 표지판이 가르쳐 주는대로 버스터미널과 기차역이 있는 4번 출구 쪽으로 향했다. 파란색 이정표에 쓰여있는 '两路口皇冠大扶梯' 라는 글씨. 한자 아래 쓰여있는 영어를 보니 에스컬레이터였다. 무슨 에스컬레이터를 안내까지 하나 싶었는데..





량루커우 황관 따푸티 (两路口皇冠大扶梯 량루커우 황관 에스컬레이터)


이정표의 끝에는 위쪽에서 아래쪽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긴 에스컬레이터가 놓여져 있었다. 총 길이 112미터를 자랑하는 이 에스컬레이터의 이름은 '량루커우 황관 에스컬레이터(两路口皇冠大扶梯)' 


서울에도 제법 길이가 긴 에스컬레이터들이 있는 걸로 기억한다. 이수역이라던지, 당산역이 그러한데, 인터넷에 조사해본 결과, 서울에 있는 가장 긴 에스컬레이터의 길이는 48m로 2호선과 9호선이 지나는 당산역에 있고, 6호선 버티고개에 있는 에스컬레이터가 44m 로 두 번째로 길었다. 


참고로 한국에서 가장 긴 에스컬레이터는 길이 57미터로 대구 신남역 있다.




그런데 이 에스컬레이터에는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유료라는 점! 한국 지하철의 에스컬레이터는 아무리 길이가 길더라도 무료인 반면, 량루커우 에스컬레이터는 매번 2위안(한화 약 330원)의 이용요금을 내야 했다. 실화냐..?!



 세계에서 가장 긴 지하철 역 에스컬레이터는?!


 세계에서 가장 긴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saint petersburg)의 Ploshchad Lenina, Chernyshevskaya, Admiralteyskaya 세 곳의 역에 있고, 길이는 138m 이다. 러시아의 지하철역들은 전쟁시 방공호의 목적으로도 쓰이기 때문에 그 깊이가 매우 깊다.


그렇다면 아시아에서 가장 긴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는 어디에 있을까?! 바로, 카자스흐스탄 알마티의 Rustaveli 역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로 길이는 120m 이다. 중국 충칭 량루커우역의 에스컬레이터(길이 112m)는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긴 에스컬레이터이다. 





가파른 절벽지형 덕분에 에스컬레이터 외에는 선택지가 없는 충칭의 량루커우역. 계단도 없고 돌아오기엔 너무나도 먼 길.. 중국의 시내 버스 요금이 1~3위안 인 걸 감안하면, 조금 터무니 없는 가격이기도 하다. 




어찌되었든 무사히 도착한 충칭의 기차역은 지금까지 본 중국의 기차역 중에 제일 허름하고 작은 기차역이었다. 찾아온 과정에 비해서 왠지모르게 김이 빠지는 결과였달까.. ㅠ





다행히 충칭역의 매표소도 역도 정상적으로 운영을 하기는 했는데, 기차의 편성수도 갈 수 있는 목적지도 굉장히 한정되어 있었다. 조금 찜찜한 마음에 일단 기차는 보류하고, 맞은편에 있는 고속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충칭 고속버스 터미널.


길을 건너 도착한 고속버스 터미널은 기차역보다도 매표 시스템이 복잡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요 시간도 기차에 비해서 오래 걸렸고, 가격적인 면에서도 전혀 메리트가 없었다.  





아무런 성과도 없었던 충칭 기차역과 고속버스 터미널 방문.. ㅠㅠ 결국 기차표는 인터넷에서 예약하기로 하고, 다시 량루커우 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앞서 말했지만, 충칭 기차역에서 량루커우 지하철역까지 가는 방법은 단 한 가지 방법 밖에는 없었다. 그 방법이란 량루커우 황관 에스컬레이터에서 다시 2위안을 내고 올라가는 것. 바이두 맵에도 다른 길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별 달리 할 것 없는 총칭에서는 량루커우 황관 에스컬레이터도 하나의 관광지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끝에서 끝까지 올라가고 내려가는데 2분 30초가 걸리는 아시아 2위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의 위엄. 




그렇다면 충칭에 있는 세계 1위의 탈 것은 무엇일까!?


바로, 충칭의 지하철 3호선이다. 충칭의 지하철 3호선은 일반적인 기차 궤도가 아닌 '모노레일' 이다. 노선의 총 길이가 55Km 이고, 현재 공사 중인 구간까지 합치면 총 65Km 가 된다고 한다. 


한국에도 놀이공원이나, 유원지에서 모노레일을 종종 찾아볼 수 있지만, '대중교통' 으로서의 모노레일은 대구 도시 철도 3호선이 유일하다. 대구 도시 철도 3호선 모노레일은 총 길이 24Km 로 세계에서 4번째로 긴 모노레일이다. (나무위키 참조.)




세계에서 가장 긴 모노레일인 충칭 지하철 3호선을 타고 도착한 곳은 관음교(观音桥) 역. 관음교는 대규모 상업 단지가 들어서 있는 지역으로 충칭의 가장 큰 번화가들 중 하나이다.




상업 단지 (business district)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고층빌딩들이 관음교 지역 곳곳에 그 풍채를 과시하고 있다. 충칭 중심에 있는 미로 같은 번화가에 비해서 길이 쭉쭉 뻗어 있는 느낌이지만, 느낌은 느낌일 뿐.. 여기도 미로인 것은 마찬가지. ㅋㅋ




큰 목적 없이 충칭의 번화가라고 하길래 와본 관음교. 일단 지하철역에서 가까운 가릉공원(嘉陵公园)부터 돌아보기 시작했다.




네모네모한 얼굴, 마치 컴퓨터 모니터에서 빠져나온 듯한.. 어디선가 한번 쯤 본듯한 캐릭터 조형물들이 가릉공원 곳곳에 설치되어 있었다. 이거 뭐였지.. 분명 본 것 같은데...?!




그 출처가 분명하지는 않지만, 나름 캐릭터들을 찍는 재미가 있었던 가릉 공원.




그리고 그 후로 아~무 이유없이 배가 고파올 때까지 관음교 곳곳을 배회했다. 지금 생각해봐도 내가 왜 그랬지..!?





분명 길이 있을 것 같은데 없고, 길이 없을 것 같은데 이어져 있는 신기한 관음교. 대체 충칭 도시 설계는 누가 한 것일까. 한번 만나보고 싶다. 만나서 김치로 싸대ㄱ.... 




화면 조정 시간. (이라 쓰고 분노 조절 시간이라 읽는)


여러분은 지금 충칭 최대 상업 단지 관음교 관련 포스팅을 보고 계십니다. ^^




내가 중국에서 가장 많이 마신 음료 브랜드 COCO(都可)의 과일티!


약 한 시간 반 가량을 열심히 돌아다닌 결과, 목이 마르고 배가 고파왔다. 그러던 중 반가운 글씨가 쓰여있는 간판 하나를 우연히 발견했다. 바로 테이크 아웃 음료 전문점 코코였다! 칭다오, 베이징 등 중국 동쪽 지역에서는 자주 보이던 코코 였는데, 중국 서쪽 지역에 오니 코코를 생각보다 찾아보기 힘들었다. 반가운 마음에 과일티를 하나 주문했는데, 역시 가격대비 좋은 맛!





코코 옆에 있는 麦丽丝(마이리쓰) 라는 테이크 아웃 식당에서 좋은 냄새가 풍겨오길래 저녁을 해결할 겸 음식을 주문했다. 




양꼬치와 비빔면! 


맛은...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데, 좋지도 않은 그런 맛. 나중에 사진보니까 '아! 이런 것도 먹었었지!' 하면서 떠오르는 그런 맛. 음.. 대체 무슨 맛? ㅋㅋ 





간단히 저녁을 해결하고 다시 밖으로 나와 하늘을 올려다보니, 해가 진 하늘에는 서서히 어둠이 깔리고 빌딩 숲의 조명이 빛나기 시작했다.




마음가는대로 정처없이 걷다보니 어느새 완전히 어두워진 관음교의 밤거리. 


어디선가 들려오는 '쿵쿵쿵쿵' 고막을 흔들어 대는 짜릿한 음악소리를 따라 도착한 관음교 광장. 내 눈앞에 놀라운 풍경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커다란 광장을 메운 어마어마한 수의 사람들이 음악소리에 맞춰 광장무(广场舞)라고도 불리우는 춤을 추고 있었다. 얼핏봐도 500명 이상은 되어 보이는 인파. 중국 다른 지역에서도 광장무를 추는 광경을 보았지만, 충칭에서 본 광장무가 가장 큰 규모였다.




대륙의 흔한 집단군무 스케일.AVI


이것도 기네스북에 올린다면 1등은 가뿐히 할 수 있지 않을까..?! ㄷㄷㄷㄷ...




하루 종일 걷고, 걷고, 또 걷고 열심히 걸은 오늘 하루. 여기서 끝이 나는 듯 하지만, 아직 나에게는 가야할 곳이 한 군데 더 남아있다는 것! 


낮에는 지고 밤에는 이긴다는 낮져밤이의 표본. 충칭의 대표적인 관광지 홍야동의 야경을 제대로 보러 GOGOGO!



다음 이야기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