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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059일] 거대한 미로도시 중국의 충칭 (feat.론리 빌리지 호스텔)

음침한 골목길을 헤치고 무사히 도착했다는 안도감과 더불어 나밖에 없는 10인 도미토리에서 푹 잠든 어젯밤. 일부러 알람을 맞춰놓지 않고 잤는데, 눈을 떠보니 오후 1시였다. 느긋하게 준비를 마치고 점심을 해결할 겸 호스텔 주변을 산책해 보기로!


공포와 불안으로 시작한 충칭에서의 첫 날에 비해, 평온하게 시작한 총칭에서의 두 번째 날. 도시 자체가 거대한 미로였을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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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여행 +058일] 중국 고속열차의 종류와 칠흑같이 어둡던 충칭의 골목길.






론리 빌리지 유스호스텔 (엘리펀트 플래닛 호스텔) 에서 보이는 양쯔강(长江)의 풍경.


이전 포스팅에서 자세히 언급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5박 6일 동안 머물 충칭의 론리 빌리지 유스호스텔은 하이커 잉저우 빌딩 50층에 위치해 있다. 덕분에 양쯔강이 보이는 멋진 풍경을 호스텔에 머무는 내내 언제든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이 호스텔의 포인트.




론리 빌리지 유스호스텔에서 보이는 풍경.


론리 빌리지 유스호스텔은 '엘리펀트 플래닛(elephant planet)' 이라는 호스텔과 함께 운영되고 있는데, 론리 빌리지 유스호스텔은 도미토리를 중심으로, '엘리펀트 플래닛' 은 개인실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첫 번째 사진의 천시대교(千厮)가 보이는 풍경은 '엘리펀트 플래닛' 쪽의 베란다인데, 론리 빌리지 유스호스텔에 묵고있는 숙박객도 언제든 이용할 수 있다. 





론리 빌리지 유스호스텔에는 베란다가 없다. 대신 양쯔강이 내려다 보이는 커다란 창문에 걸터앉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았는데, 날씨가 궂어 베란다에 있기 힘든 날씨에는 이 곳을 이용하면 된다. 아침에 여유롭게 커피 한잔 하기 좋은 공간.





론리 빌리지 유스호스텔의 1층 휴식공간. 


작업실처럼 꾸며 놓은 편안하고 정리된 느낌의 휴식공간. 호스텔 사장님의 감성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이었다.

  



호스텔 카운터에는 주변 관광지나 맛집을 소개 해놓은 간단한 소개 책자가 구비되어 있었다. 전부 중국어로 쓰여져 있기는 했지만, 주변 맛집과 관광지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하이커 잉저우 아파트 1층 입구.


호스텔이 아파트의 50층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먼저 아파트를 들어가야한다. 매일 매일 비밀번호가 바뀌기 때문에 사장님의 위챗을 등록해서 비밀번호를 전송 받던지, 호스텔 입구의 칠판에서 비밀번호를 확인해야한다. 




호스텔이 있는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와 제일 먼저 향한 곳은 소형 마트.


지금 머물고 있는 론리 빌리지 유스호스텔은 정말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임에 틀림없지만, 호스텔에서 판매하는 맥주 가격이 시중 가격의 두 배였다. 중국은 식당에서도 두 배는 안 받던데.. !! 어쨌든 그러한 이유로 맥주는 외부에서 구입하기로.




산책로 옆으로 흐르는 양쯔강의 모습. 


중국어로는 장강(长江 챵지앙) 이라고 불리우는 양쯔강은 서에서 동으로 대륙을 관통하는 중국에서 가장 긴 강으로, 그 길이가 약 6300Km에 달한다. 충칭에서 가장 유명한 투어 중 하나가 충칭에서 이창 사이에 펼쳐져 있는 '장강 삼협' 을 둘러보는 투어인데, 그 유명세를 증명하듯 수 많은 여행사들이 선착장 근처에 위치해있었다.




중국 어느 도시를 가던지 볼 수 있는 풍경 중 하나인 고층빌딩 공사 현장. 얼핏봐도 50층 넘어가 보이는 고층 빌딩들이 좁은 골목을 따라 가지런하게 세워져 있었다. 




고층빌딩 뿐만 아니었다. 도로에서도, 보행로에서도 발 딛는 곳마다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바이두 맵을 보면서 길을 찾아가는데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정도였으니까. 


호스텔 주변을 어느정도 다 둘러보기도 했고, 공사 중인 곳이 너무 많기도 해서, 근처에 있는 번화가에 가보기로 했다. 핸드폰 꺼내 바이두 맵을 켜고 경로를 검색해보니 생각보다 가는 길이 복잡해 보이지는 않았다. (사건의 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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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두 맵이 뭔지 궁금하다면! ↑↑↑↑↑↑




바이두 맵이 검색해준 경로를 따라 걸어가는 길. 양쯔강 위에 정박해있는 여객선들이 꽤 많이 보였다. 장강 삼협 투어를 떠나기 전에 정박해 있는 배들일까?!





충칭시의 보호 문화재 동수문(东水门)과 성벽.


바이두맵이 가르쳐주는 대로 양쯔강 줄기를 따라 열심히 걸어왔는데, 머리 위로는 커다란 천시대교가 지나고 있고, 그 아래, 오래되어 보이는 성벽이 눈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바이두맵의 경로대로라면 이 성벽을 올라가서 '직진! AND 번화가 도착' 이라는 매우 간단한 루트였다.




여유롭게 콧노래를 부르며 성벽의 계단을 사뿐사뿐 올랐다.




갑분 터널..?! 갑툭 터널...?! 





직진이긴 직진인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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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 장난이 너무 심한거 아니오 !!?? ㅠㅠㅠ





왠지 모르게 바이두맵에게 놀아난 듯한 느낌을 지우지 못하며 터널을 통과했는데, 눈 앞에 보이는 것은 커다란 천시대교와 그 아래 둥근 다리1, 둥근 다리2, 직선 다리3... 그리고 그 다리 위를 달리는 차들과 옆으로 걷고 있는 사람들...?!




분명히 바이두 맵에는 저런 길이 없었다.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ㅠㅠ





10초 정도 가출했던 멘탈을 가다듬고 주위를 둘러보니 다행히도 사람이 다닐 수 있을만한 계단이 하나 있었다. 가... 가도 되는거 맞겠지...?! (바이두맵 상에는 없던 길)




여기가 한강대교 아래인건지 충칭인건지.. 


일단 가려고 하는 방향과 맞길래 계속 걸어보았다. 그런데 왠지 익숙한 풍경이..? 영화 괴물에서 나왔던 한강 굴다리와 비슷한 풍경이 펼쳐졌다.




불안함을 떨치지 못하며 걷다보니 눈 앞에 목적지인 홍애동(洪崖洞 홍야동) 같아 보이는 건물이 보였다. '겨우 도착했네' 라고 생각하는 순간.




다시 눈앞에 미로가 펼쳐진다.


아니 왜 갑자기 뜬금없이 주차장으로 들어오냐고... ㅠㅠ 심지어 차가 다닐 수 있을법한 길도 아니었는데.. (2차 멘탈 붕괴.)


왠 이상한 애가 주차장에서 길을 잃고, 주차장 이곳저곳을 헤메이는 걸 발견한 한 친절하신 아저씨가 손가락으로 출구를 콕 찝어서 가르쳐주셨다.. 씨에씨에 따꺼.. ㅠㅠ




중국에서 만큼은 구글맵의 10배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는 바이두맵 조차, 충칭에서는 '無쓸모' 라는 기염을 토해낸 순간이었더랬다. 이 거대한 미로 도시는 아직 끝나지 않은 채 To be continued...




생각치도 못한 거대한 미로를 우여곡절 끝에 통과, 충칭 시내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홍애동에 도착했다. 어두워진 밤에는 붉은 빛의 홍등과 화려한 조명으로 빛나는 곳이지만, 아직 시간이 시간인지라, 홍애등은 아직 오픈 준비 .




밤에는 저 수많은 홍등들이 어두워진 밤거리를 은은하게 비추고, 낭만에 젖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홍애등으로 재촉한다. '낮져 밤이 홍애등' 에 대한 내용은 곧 포스팅할 예정!





낮에는 정면보다 측면의 모습이 더 웅장하고 멋있어 보였던 홍애동.




홍애동 건물의 오른쪽 끝에는 인공적으로 꾸며진 절벽을 따라 분수가 흐르고 있었다. 3층 높이 정도 되어보이는 나무 다리 위에서 사람들이 사진을 찍길래 나도 쪼로록 올라가 보았드앗.




낮에는 비수기인 홍애동. 중국인데, 중국의 관광지인데 이렇게 사람이 없다고....!?  



만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눈앞에는 분수가 콸콸. 천시대교와 함께 보이는 홍야동과 더불어, 강 건너 보이는 고층 빌딩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이 제법 나쁘지 않았다.




나중에 더 자세히 적어볼 예정이지만, 역사 속의 홍애동과는 달리 지금의 홍애동은 커다란 쇼핑몰, 충칭의 대표적인 관광지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역할에 맞게 끔 홍애동의 내부에는 기념품 상점들과 식당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내 눈과 코를 사로잡은 곳은! 지글지글 기름냄새가 풍겨오는 작은 분식 가게. 




现炸酥肉 (씨엔쟈쑤료) 16위안. (한화로 약 2700원)


주문한 것은 탕수육처럼 튀김옷을 입힌 고기에 향신료를 뿌려주는 现炸酥肉(씨엔쟈쑤료) 라는 음식. 처음엔 향신료향이 너무 강해서 힘들었지만, 이내 적응하고 폭풍 흡입!! ㅋㅋ 촵촵촵촵!




망고 스무디 9위안. (한화로 약 1500원)


고기를 순삭한 후 입안에 가득 찬 향신료 향을 지우려고, 입가심으로 주문한 망고 스무디! 무려 1500원에 저 정도 사이즈이다. 달콤한 망고 향도 진했고 가격도 착했던 스무디. 이번 포스팅은 먹방으로 마무으릿:)




다음 이야기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