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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057일] 더 짠내투어에도 소개된 도강언 수리시설을 구석구석 돌아본 하루.

도강언(都江堰 두장옌) 판다기지를 뒤로하고 향한 곳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있는 도강언 고대 수리관개시설. 무려 2000년도 더 된 역사적인 장소에 '유적' 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도강언 수리시설은 현대에 들어서도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기 때문인데! 


기원전 256년 진나라 시대에 처음 설계된 도강언, 최근 더 짠내투어에 소개되었던 도강언 수리(水利)시설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스크롤 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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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여행 +057일] 자이언트 판다, 랫서판다가 모두 한자리에! 도강언 판다번육기지.






도강언 판다기지에서 도강언 수리시설 풍경구 까지는 버스로 약 1시간 10분 정도가 소요된다. 


도강언 판다번육기지에서 도강언 풍경구에 가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판다기지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102번 버스를 타고 都市美丽州(도시미려주, 중국어 발음은 뚜쉬메이리조우) 정류장에서 9번 버스로 갈아탄 후 이퇴공원(离堆公园 리뛔이 꽁위엔) 에서 하차하면 된다. (바이두맵 주시하기!)

 




아침부터 빗속을 헤메이며 판다구경을 하느라 밥을 먹을 시간이 없었는데, 다행히도 버스를 타고 도착한 도강언 입구에는 간단한 음식을 파는 매대가 몇 군데 있었다. 고심 끝에 고기만두와 국수 하나를 주문했는데, 비싸고 맛은 그럭저럭. 하지만 허기가 반찬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남기지 않고 싹싹 비워냈다. 비오는 날에는 역시 면발과 국물이 최고~! ㅋㅋ





중국의 유명 관광지들은 QR코드 대국이라는 말에 어울리지 않게 현금결제만 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도강언 풍경구는 위쳇페이와 알리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전용 창구가 있었다. 


가격은 현금과 QR코드 결제 모두 90위안으로 동일했다.(2018년 5월 기준) 또한 국제 학생증 지참시에 50% 할인이 되니 학생증이 있다면 반드시 지참하도록 하자.


2019년 11월 기준으로 도강언의 입장료가 80위안으로 인하된 것을 찾아볼 수 있었다. 성수기, 비성수기의 차이일 수도 있겠지만, 전세계의 관광지 입장료가 점점 상승하는 반면, 중국은 왜 점점 입장료가 싸지는 걸까. 이거 하나는 부럽.




입구부터 느껴지는 엄청난 관광객의 숫자.


한산했던 도강언 판다기지와는 다르게 도강언 수리시설은 입구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 좁은 입구를 오가는 관광객들의 수는 물론, 그들이 만들어내는 엄청난 데시벨은 다시 한 번 내가 중국에 있다는 사실을 각인시켜주었다. 물론 베이징의 관광지들에 비하면 적은 숫자이지만 말이다.




도강언 풍경구는 민강(岷江)에 만들어진 수리시설을 포함, 강의 오른편에 위치한 옥루산(玉垒山)까지 포함되어있어, 관광지의 면적이 생각보다 넓었다. 수리시설만 돌아본다면 한 시간 정도면 다 돌아볼 수 있지만, 옥루산 위의 건축물들까지 다 돌아본다면 약 3~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입구에 세워져 있는 비석들.


도강언(都江堰)은 원래 '수리시설' 이라는 부가적인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그 자체에 '수리시설' 이라는 뜻이 들어가 있다. 성도(成都 청두)를 뜻하는 '都', 민강(岷江)을 뜻하는 '江', 댐, 제방을 뜻하는 '堰'. 즉 도강언(두장옌)이라는 이름 자체가 '청두로 향하는 강 위에 세워진 제방' 이라는 뜻이 되는 것이다. 


2000년도 훌쩍 넘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도강언은 세계적으로도, 중국내에서도 으뜸가는 관광명소로 꼽힌다. 앞서 한번 언급했지만 청성산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고, 중국내에서도 최고로 꼽는 관광지에만 붙는 AAAAA 등급, 5A급 국가급여유경구로 지정되어 있다. 




도강언 관광지 내부의 가이드 부스.


도강언 풍경구에서는 자동음성가이드를 대여해주는 부스와 가이드를 고용할 수 있는 부스가 따로 세워져 있다. 자동 음성가이드의 대여비는 보증금 100위안에 중국어는 20위안, 외국어는 40위안을 받는다. 음성가이드의 성능은 다른 관광지에서 이미 파악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가뿐하게 패스~ ㅋ


가이드를 고용하는 비용은 언어와 코스에 따라 상이했다. 먼저 지원하는 언어는 중국어와 영어 두 가지. 중국어 같은 경우에는 1코스 150, 2코스 200위안으로 가격이 책정되어 있었고, 영어는 1코스 260위안, 2코스 300위안으로 책정되어 있었다. 투어에 참여 가능한 최대 인원수는 따로 적혀 있지 않았다.




도강언 검표소를 지나면 보이는 풍경.


비가 내리고 흐린 날씨였지만, 분수도 뿜뿜 뿜어져 나오고, 저마다 알록달록 아름다운 색채를 뽐내는 꽃들도 활짝 피어있었다. 

 



관광지의 내부에도 간단한 음식을 판매하는 매대가 몇 곳 있었다. 그 중 축축한 공기를 타고 진하게 풍겨오는 냄새가 있었으니 그 정체는 바로 까이딴자이!!


까이딴자이(雞蛋仔)는 우리나라에서 홍콩식 에그 와플로 알려져있다. 홍콩에 간다면 한번 쯤은 꼭! 먹어봐야하는 음식 중 하나인데, 도강언에서 보게 될 줄이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하나 사서 바로 뱃속에 저장해 두었다. HJMT...




도강언의 시작은 복룡관(伏龙观) 에서 부터.


꽃이 피어있는 길을 따라 걷다보면 눈 앞에 50칸 남짓한 계단이 보이고, 계단을 따라 시선을 조금 높이면 복룡관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이 곳에는 도강언의 설계와 건설의 주역이었던 촉군 태수 이빙(李冰)의 석상이 전시되어있다.




복룡관에 전시되어 있는 갓 이빙의 석상.


진나라가 중국을 통일하기 이전, 지금 청두가 있는 사천성은 중국 중원에서 벗어난 변방지역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하던 땅이었다. 특히 이 곳은 우기가 되면 강물의 잦은 범람으로 농업이 번성하기 어려웠는데, 이곳의 태수이던 '이빙' 과 그의 아들 '이랑'이 제방을 설계하고 건설하면서 거대한 곡창지대로 거듭나게 되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200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현대에 들어서면서 도강언에 대한 건설 시기나 설계자가 이빙이라는 추측은 있었으나 이를 뒷 받침 할만한 증거가 없었다. 다행히도 1974년에 어취(魚嘴) 부근에서 이빙의 석상이 발굴되면서 건설시기와 설계자인 이빙의 실존 여부도 확인되었다고. 즉, 도강언의 역사에 있어서는 굉장히 의미가 큰 석상이 되시겠다.




복룡관에는 두장옌을 방문했던 세계 각국의 인사들의 사진을 전시해 두었는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인물로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있었다.




복룡관 마당에 있는 유물과 비석들.




복룡관을 나오면 보이는 풍경.


이빙의 석상이 전시되어있는 복룡관을 빠져나오면 시원하게 들려오는 물소리와 함께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비가 오는 날이라 물색이 조금 탁했지만, 평소의 물색은 훨씬 푸르고 투명하다고 다른 사람들이 찍은 사진에서 봤다. ㅋㅋㅋ (푸른색 물이 궁금하다면 바이두에서 ‘都江堰’ 으로 검색!)




푸르른 물색과 맑은 하늘은 보지 못했지만, 오히려 도강언의 제대로 된 기능을 보기에는 오늘 같은 날씨가 더 좋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다. 상류에서 부터 사납게 흐르는 물살이 2000년 전에 세워진 제방을 따라 순한 양처럼 하류로 흘러들었다.




 강 위로 세워진 흔들흔들 흔들다리를 건너면,





도강언의 주요 시설 중 하나인 보병구(宝瓶口)와 이퇴를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도강언을 공사할 당시 물의 흐름을 분산시키기 위해 민강의 오른편에 자리하고 있는 옥루산을 깍아 물길을 만들어야 했는데, 당시에는 아직 화약이 발명되기 전이라 돌에 불을 붙여 스스로 암석들이 터지게끔 하여 산을 깍아내렸다고 한다.


이렇게 암석이 터져 생겨난 돌조각들을 쌓아놓은 것이 '이퇴' 라고 하는 둑인데, 옥루산과 이퇴 사이에 만들어진 좁은 수로의 입구를 '보병구(宝瓶口)' 라고 한다. 이 보병구를 통해 민가에 흐르는 하천의 범람을 예방할 수 있었고, 안정된 생활용수와 농업용수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고. 




이해를 돕기 위해 바이두맵을 캡쳐해 보았다. 가장 오른쪽의 물길의 입구가 좁은 것을 볼 수 있다. 이포인트가 보병구이다. 보병구를 지나 점점 물길이 넓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거슨 보병구와 이퇴의 실물사진.


이렇게 보병구를 통해 흘러간 물은 청두 남쪽 지역에 비해 건조하고 척박한 북쪽 땅을 기름지게 해주고, 원래의 물줄기를 타고 흘러간 물은 그 수위가 줄어들어 우기에도 청두의 평원이 범람하지 않게 끔 되었다고 한다. 무려 2000년 전의 아이디어. ㄷㄷㄷ




설명이 길었던 보병구 전망대를 지나면 기념사진을 촬영해 주는 포인트가 나온다. 매우 매우 꽁짜인척 가는사람 한명 한명 모두 다 사진을 찍어주고 있지만, 찍는건 무료, 사진은 유료이다. 찍은 사진은 도보 20분 거리에 있는 어취(鱼嘴) 전망대 쪽에서 확인하고 구입할 수 있다.




어색한 표정으로 사진 촬영을 한 뒤, 앞에 보이는 다리를 건너면 도강언의 또 다른 주요 시설 중 하나인 어취(鱼嘴)가 있는 금강제(金刚堤)로 건너갈 수 있다. 금강제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커다란 둑이다.




금강제는 약 900m 정도 되는 길이의 둑으로, 둑의 북쪽 끝에 물고기 입처럼 생긴 어취(鱼嘴)라는 이름의 구조물이 있다. 남쪽 끝에서 북쪽 끝에 있는 어취 전망대까지 가려면 도보로 약 20분 정도 걸어야 하는데, 편의를 위해 이 구간에 전동차를 운행하고 있다. ('편의' 라 쓰고 '돈'이라 읽는다.)


운행시간은 하절기, 동절기로 나뉘어 달라지고, 가격은 성인, 학생 구분 없이 왕복 15위안, 편도 10위안을 받는다. 가족을 동반하거나, 걷는 것에 취약하다면 전동차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비가 촉촉하게 내리는 흐릿한 날씨. 그리고 흐릿한 공기 너머로 보이는 옥루산, 산 속의 고풍스런 건축물들과 짙은 초록색의 민강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제법 운치있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커다란 인공둑 금강제에는 두가지 산책로가 있다. 금강제의 오른편을 타고 흐르는 내강(内江) 쪽 산책로와, 왼편을 타고 흐르는 외강(外江) 쪽의 산책로. 나는 외강이 보이는 왼 편의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어취 전망대로 향했다.




내강보다는 현저하게 수위가 낮았던 외강. 


바닥이 전혀 보이지 않았던 내강에 비해 외강은 바닥이 보일 정도로 수위가 낮아져 있었다. 비가 제법 내리는 날씨였는데도 말이다. 알고보니 외강의 상류에는 수문이 설치되어 있었다. 수문의 조작을 통해 일부러 내강쪽으로 물을 더 흘려보내는 듯이 보였다. 




비에 젖어 차분하게 가라앉은 분위기의 산책로.


전동차를 타면 빨리 갈 수 있겠지만, 비오는날의 차분한 분위기를 즐기는 나로써는 걷는 것이 훨씬 더 이득. 멍멍이득.




칙칙하지만 비오는날의 분위기를 잘 잡아내는 캐논의 감성.




차분한 분위기의 산책로를 천천히 느리게 걷고 걷고 또 걷다보면 도강언의 또 다른 주요시설인 어취(鱼嘴) 전망대에 도착. 알고보면 쓸데없는 신비한 어취의 비밀은 다음 포스팅에서 




다음 이야기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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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057일] 2300년 전에 완성된 대규모 수리시설 청두 '도강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