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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053일] 중국 예술작품의 집합소 사천박물관(四川博物馆), 내 머릿 속을 맴도는 그놈. 마파두부

평화로운 아침. 예전에 인터넷에서 우연히 보게 된 어떤 글귀가 문득 떠오르는 날이다.


"갈까 말까 할 때는 가라"

"살까 말까 할 때는 사지마라."
"말할까 말까 할 때는 말하지 마라"
"줄까 말까 할 때는 줘라"
"먹을까 말까 할 때는 먹지마라."



- 서울대 최종훈 교수의 인생교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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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여행 +052일] 청두, 너의 옛 이름은? 비단같이 빛났던 금리거리와 금강. Feat.탄탄면





거창한 글귀와 함께 시작하는 오늘 아침. 갑자기 저 글귀가 떠오른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먹을까 말까 할 때에는 먹지 말라' 는 최종훈 교수님의 인생 교훈을 아무리 되뇌어 보아도,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이 생겼기 때문이다. 





세계여행 중, 한 여행지에서는 되도록 다양한 음식을 먹어보려고 하는 나이기에, '한 번 먹은 음식은 되도록 먹지 말자.' 라는 내 나름대로의 규칙을 정해 놓고 있다. 그렇기에 더더욱 '먹을까, 말까' 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었던 것이다.


호스텔에서 부터 공유자전거를 타고 페달을 밟으며 가는 내내 생각했지만, 역시나. 먹어야겠다!! 한 번으로는 절대 만족할 수 없는 그 맛이기에.




그런데 어머낫 세상에나, 이런 우연이. 박물관 앞에 내가 그토록 다시 먹고 싶던 음식이 떡! 하니 자리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건 운명이 아닐 수가 없다. (MSG 팍팍 뿌린 우연을 가장한 스토리 전개)





다시 찾아온 '진마파두부. (陈麻婆豆腐)' 


내 위장에게는 너무나도 미안하지만, 이 매운맛이 왜 그리도 땡기는지.. 한 번만 먹고 가기에는 너무 아까운 맛임에는 분명했다.


자전거 페달을 열심히 밝아서 찾아온 진마파두부! 이번에 온 곳은 진마파두부 기함점 (본점) (陈麻婆豆腐旗舰店)으로 앞서 갔던 진마파두부와는 다른 지점이다. 



[세계여행 +052일] 마파두부의 원조! 청두 진마파두부(陈麻婆豆腐). 늬들이 매운맛을 알아?!

진마파두부 라마시점 (陈麻婆豆腐骡马市店) 에 대한 리뷰.





당시에는 이곳이 본점인지도 몰랐다. 그냥 마파두부가 너무 먹고 싶은데, 박물관에서 가장 가까운 곳을 선택한 것일 뿐, 기함점이 본점이라는 뜻일 줄이야.. ㅋㅋ 


막 점심시간이 시작되어 10분 정도 기다렸다 들어가긴 했지만, 본점이라는 명성에 비해서는 웨이팅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2층에 자리잡고 앉아있으니 종업원이 메뉴판을 가져다 준다. 앞서 갔던 진마파두부 라마시점은 메뉴판을 보고 직접 주문하는 시스템이었는데, 본점은 그림 하나 없는 종이에 메뉴가 잔뜩 써져 있고, 종이에 직접 체크를 해서 주문을 하는 시스템이었다. 


다른 요리를 주문할 생각은 없었기에, 밥과 마파두부와 두부디저트 하나를 주문했다. 




실시간으로 모니터 되는 주방의 모습.


자리에 앉아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데 눈 앞의 티비에 주방의 모습과 고객 평가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되고 있었다. 본점이라 그런지 위생과 서비스에 대해서 더욱 신경쓰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토록 머릿속을 맴돌던 마파두부의 등장! 그런데, 마파두부가 담겨있는 그릇이 굉장히 익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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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아니 뚝배기가 왜 거기서 나와...? ㅋㅋㅋ






왠지 보글보글 끓고 있는 두부 가득한 된장찌개가 담겨있어야 할 것만 같은 뚝배기에 소고기가 솔솔 뿌려져 있는 마파두부가 가~ 득 담겨 있었다. 


ㅋㅋ 뚝배기면 어떻고 양푼이면 어떠하리, 마파두부만 맛있으면 그만!





마파두부 한 뚝배기와 양푼에 가득 담긴 흰 쌀밥.


진마파두부 본점은 라마시점과 다르게 마파두부의 사이즈의 선택과 소고기 토핑 선택의 자유가 없었다. 사이즈는 대,소 없이 뚝배기로 통일에, 기름에 바짝 조리한 소고기도 기본적으로 들어가 있었다. 대신 가격은 22위안 (한화로 약 3천 6백원) 으로 라마시점보다는 조금 비쌌다. 




아몬드 두부 디저트(杏仁豆腐 씽련또우푸) 


두 번 먹어도 후회 없는 맛, 위장한테 두 번 미안한 맛 마파두부! 개인적으로는 본점보다 라마시점이 양도 적당하고 맛있긴 했지만, 본점도 나쁘지는 않았다.


맛파두부 후, 디저트로 아몬드 두부(杏仁豆腐)를 시켜서 입가심까지 제대로 했다. 한국사람들에게는 두부를 디저트로 먹는다는 것이 쉽게 상상이 되지 않지만, 홍콩이나 중국에서는 두부를 디저트로 먹는다. 대표적으로 아몬드 두부는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워 마파두부같이 자극적인 음식을 먹은 뒤에는 안성맞춤! 


하.. 또 먹고싶다.. ㅜㅠ 




식사를 마치고 나왔더니 눈앞에 펼쳐진 기나긴 대기 줄. ㅋㅋ 조금만 늦었으면 마파두부 대신 허기로 배채웠을 듯. 




진마파두부 본점이 이리도 붐비는데에는 본점이라는 명성 말고도 또 한 가지 이유가 있다. 바로, 사천박물관의 바로 앞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박물관 관람을 이미 마쳤거나, 나처럼 사천박물관 관람을 하기 전에 들려서 식사를 하기 좋은 곳이기도 하다.





오늘의 목적지인 사천박물관(四川博物馆)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는 작은 규모의 외관이었지만, 박물관의 디자인 만큼은 지금껏 다녀왔던 중국의 다른 박물관들에 비하여 세련되고 독특한 모습이었다.




중국 사천성 청두시에 있는 사천박물관(四川博物馆 쓰촨박물관)의 운영시간과 정보.


사천 박물관의 상설 전시 입장료는 무료이며 특별 전시는 별도로 요금이 부과된다. 상설 전시 무료 관람을 하려면, 반드시 여권을 지참해야한다. 


박물관 운영시간은 성수기 (5월 1일 ~ 10월 31일) 에는 오전 9시 부터 저녁 9시 까지,  비수기에는 (11월 1일 ~ 04월 30일) 오전 9시 부터 저녁 8시 까지 운영하고, 입장 마감은 폐관 30분 전 까지이므로 점심 식사를 하고 방문해도 여유있게 관람할 수 있다. 





사천박물관의 입구.


중국의 여느 박물관과 마찬가지로 박물관 입장 전에 소지품 검사와 보안 검사를 받게 되는데, 중국 신분증이 있는 경우엔 왼쪽 출입구에서 셀프체크인을 할 수 있고, 여권을 소지한 경우에는 오른쪽 출입구에서 별도로 검사를 받아야 했다.




사천박물관의 안내데스크.


사천 박물관의 안내데스크에서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휠체어와 유모차를 무료로 대여할 수 있고, 한국어, 일본어, 영어를 지원하는 음성가이드 기기를 대여할 수도 있다. 

 



 귀에 장착하는 음성가이드. 한국어를 지원한다.


사천 박물관에서는 한국어를 해설을 지원하는 음성가이드 기기를 대여한다. 가격은 20위안(한화로 약 3400원)이고, 보증금 없이 신분증을 안내데스크에 맡기면 된다. 일일히 번호를 찍을 필요없이 해설이 나오는 전시물 앞에 가면 자동으로 해설이 시작된다.




이런 표시가 있는 곳 앞에 서면 자동으로 해설이 시작된다. 


음성가이드의 성능은 썩 뛰어나지는 않았다. 표시가 있지만 해설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고, 표시가 없는데 해설이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거기에 해설이 나오는 전시물이 가까운 경우에는 조금만 움직이면 자동으로 다음 해설로 넘어가 버리는 경우도..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을 감안해도 없는 것 보다는 음성가이드로 해설을 들으며 박물관을 관람하는 것이 훨씬 더 유익하고, 보이는 것도 더 많다. 사천박물관을 방문한다면 꼭! 음성가이드를 대여해서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자, 이제 관람 시작!


중국의 박물관 치고는 조금은 왜소해 보였던 외관과는 달리, 사천박물관의 내부는 총 10개의 상설 전시관을 갖추고 있었다.  




제일 먼저 들어간 곳은 청동기 시대의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는 청동기관. 청동기 시대의 유물들은 이미 다른 박물관에서도 많이 본 터라, 빠르게 패스했다.




다음으로 들어 간 전시장은 도자기관이었다. 이 전시장에는 도자기를 포함하여, 다양한 토기 전시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사천박물관에서 가장 흥미롭게 본 곳이기도 하다.




채색, 표정, 자세 그리고 보존도 까지 하나 빠지지 않았던 토기 인형들.




시대를 뛰어넘어 한 곳에 모여있던 다양한 형태의 도자기들. '도자기' 를 뜻하는 '차이나(china)' 가 중국의 영어 이름이 된 것이라는 설이 어느정도 이해가 갔다.




이 건 좀 무섭.... ㄷㄷ




시대를 막론하고 예술 작품 중에는 난해한 것들도 있기 마련.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피겨퀸 김연아 선수를 제치고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던 인면조가 여기에도.. ㅋㅋㅋ 사실 인면조는 한국의 역사 뿐만아니라, 중국의 신화나 그리스 로마 신화에도 등장하는 유명인(?), 유명새(?) 이라고.





인면조에서 예술의 난해함을 느끼고 돌아섰는데, 이게 왠 갑분 알래스카 킹크랩? ㅋㅋ 


전시표를 읽어보니 알래스카 킹크랩이 아니라, 거북이, 두꺼비, 물고기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램프라고.. ㅋㅋㅋ 고대 예술의 난해함에 눈물 세 방울 흘리고 갑니다. 뚝뚝뚝..




여기 난해함의 눈물 한 방울 더 추가요.


조금 농담식으로 글을 썼지만, 사실 윗 사진의 토기 인형들은 약 30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송삼채도용(宋三彩陶俑)이라는 굉장히 중요한 유물이라고 한다. 그래도 이 작품들을 이해하기에는 내 그릇이 너무 작은 것 같....



다음 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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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053일] 청두 사천박물관에서 인도의 유명인과 마주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