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덕분에 알차게 보낸 청두에서의 첫 번째 날이 지나고 새 아침이 밝았다. 오랫만에 만난 친구 덕분에, 그리고 안락한 도미토리에 힘 입어, 꿈도 한 번 안 꾸고 푹~ 자고 일어나 컨디션이 최상 중 최상이었다!
오늘의 일정표 중 가장 중요한 점심식사는 이미 청두에 오기 전 부터 정해둔 음식이었다. 원래부터 좋아하는 음식인데, 이 음식이 탄생한 지역에서 오리지널을 맛볼 수 있는 날이 오다니..ㅠㅠ 먹기 전부터 너무 기대가 되고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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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051일] 중국 청두의 인사동, 콴자이샹즈(宽窄巷子). Feat. 신서유기 2
청두 미세스 판다 호스텔 4인 도미토리.
어젯 밤, 잠을 푹~ 잘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도미토리의 구조 덕분! 내가 청두 미세스 판다 호스텔의 4인 도미토리를 예약한 이유는 2층 침대가 아닌 싱글 침대가 4개 놓여있었기 때문이다. 보통 다인실에는 한정된 공간에 많은 사람을 수용하기 위해 2층 침대가 놓여있는 경우가 많다. 사람이 많아지는 만큼 도미토리 내부가 어수선해지고, 2층 침대를 오르락 내리락 할 때 나는 삐그덕 소리에 잠을 깨는 경우도 있고, 잠버릇이 안 좋은 사람이 있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경우도 있게 된다.
장기간 여행하다보면 여행 경비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숙박과 교통이다. 그렇기에 돈을 절약하려면 어쩔 수 없이 다인실을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세계 각국의 친구를 쉽게 사귈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여행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은근히 피로감이 누적된다. 그래서 싱글 침대가 놓여있는 도미토리는 돈을 절약하면서 제대로 쉴 수 있는 일석이조의 선택지이다.
오늘 점심을 먹을 장소는 지하철을 타면 금방 갈 수 있지만, 주변 구경도 할 겸 공유자전거를 타고 가보기로 한다. 마침 호스텔 앞에 ofo(오포) 자전거 한 대가 서있었다.
예전 포스팅에서도 한 번 소개한 적이 있는데, 중국에는 '공유 자전거' 시스템이 도입되어 있다. 산지가 많은 도시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베이징, 청두, 시안 같이 면적의 대부분이 평지인 대도시에서는 도시 어디를 가든 도보 위에 세워져 있는 공유 자전거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혹시라도 이런 그림을 상상하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공유와 자전거'가 아니라 '공유(共有) 자전거' 이다. ㅋㅋ ANYWAY 남자가 봐도 멋있는 배우 공유!
다시 공유자전거 이야기로 돌아와보자. 공유 자전거 회사 중 유명한 회사는 크게 'ofo (오포)' 와 'mobike (모바이크)' 가 있는데, 모바이크는 외국인이 사용하는데 조금 까다로운 부분이 있어서, 나는 주로 오포 자전거를 이용했었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앱스토어에서 ofo 어플리케이션을 다운 받고, 본인 인증을 한 후, 자전거에 붙어있는 QR 코드를 스캔하면 자전거의 자물쇠가 자동으로 해제된다. 요금은 한 시간에 1위안(한화 170원)으로 거의 꽁짜 수준이다.
(최근 뉴스 기사를 봤더니 2019년도 4월에 ofo가 파산 신청을 했다고 한다. 이유는 대중들의 미숙한 시민의식으로 인한 자전거 파손과 도난이 주된 이유라고. 여러가지 측면에서 좋은 의도를 가진 회사였다고 생각하는데, 안타까운 심정이다.)
공유와 자전거를, 공유자전거를 타고
출 바~알~!
지나가는 길에 있었던 쓰촨성 과학 기술 박물관. 박물관 앞의 광장에는 마오쩌둥(모택동)의 석상이 세워져 있었다. 모택동의 업적에 대한 평가는 의견이 확연하게 갈리는 편이지만, 아직도 중국 곳곳에서는 모택동의 사진과 석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광장 앞의 삼엄한 경비.
모택동의 석상이 서있는 사천과학기술박물관 앞의 광장에는 총과 방탄으로 무장한 군인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삼엄한 경비를 하고 있었다. 소 잃기 전에 외양간을 지키는 거겠지만, 삭막한 느낌이 드는 것은 지울 수 없다.
시내 구경을 포함, 20분 간 열심히 페달을 밟아서 도착한 오늘의 목적지는!!!!
진마파두부 (陈麻婆豆腐)
그렇다. 오늘 내가 그리도 기대하고 설레여하던 음식은 바로 마파두부이다!
마파두부는 중국을 대표하는, 그리고 사천성을 대표하는 음식인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마파두부는 사천성 중에서도 이 곳 청두에서 탄생한 음식이다.
1800년대 중반 진(陈) 씨 성을 가진 부부가 청두 북쪽에 있는 만복교 근처에서 작은 식당을 경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남편은 일찍 저 세상으로 가버리고, 혼자 남은 진씨 부인이 혼자 식당을 경영하게 되는데, 이 진씨 부인이 만든 독특한 맛의 두부요리가 성도(成都)를 드나드는 행인들과 주변 노동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다.
요리의 천재 진씨 부인은 안타깝게도 얼굴에 우둘투둘한 곰보가 얉게 피어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곰보를 뜻하는 마(麻)와, 여인네를 뜻하는 파(婆) 를 따서 진씨 부인을 진마파(陈麻婆 곰보가 있는 진씨 부인) 라고 불렀는데, 진마파가 만든 두부요리를 마파(麻婆)두부라고 부르던 것이 요리의 이름이 되어 버린 것이다.
시간이 흘러 진씨 부인은 세상을 떠나고, 후손들이 가게를 물려받아 식당의 이름을 '진마파두부' 라고 변경, 현재까지 청두를 방문하는 많은 관광객들에게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 으로 꼽히며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다.
진마파두부 식당은 이미 만석.
그렇다. 너무나도 성황리에 영업중이어서 평일 점심시간에도 웨이팅을 해야한다. ㅋㅋ 카운터에 이름을 적고 약 20분 정도를 기다려서 테이블에 앉았다.
식당의 규모나 분위기에 비해 음식의 가격이 생각보다 저렴했다. 마파두부의 가격은 작은 사이즈가 13위안, 큰 사이즈가 22위안 이었다. (2018년 5월 기준)
나중에 주문하고 나서야 알았지만, 마파두부 안에는 소고기가 들어있지 않다. 소고기를 원한다면 메뉴 위에 있는 9위안의 소고기를 따로 주문해야 한다.
지금까지 먹어봤던 마파두부와는 조금 다른 비쥬얼!
(사진의 마파두부는 13위안의 작은 사이즈.)
내가 지금까지 먹어왔던 마파두부는 국물이 걸쭉하고 고기 듬뿍! 두부가 듬뿍! 들어있는 감칠맛이 넘치는 매콤 달콤한 마파두부 였다.
하지만 진마파두부의 마파두부는 걸쭉한 국물이라기 보다는 고추기름에 더 가까웠고, 감칠맛이 거의 없는 고추와 향신료의 맛이 주를 이루었다. 거기에 매운맛은 레벨 1부터 10까지 라고 했을 때, 거의 8에 가까운 수준... ㄷㄷㄷ
'이 맵고 맵디 매운 마파두부를 어떻게 다 먹지?'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종업원이 주문한 밥을 툭 내려놓고 간다.
마파두부보다 더 큰 사이즈의 밥 1인분.
커다란 양푼에 한가득 담겨 나온 밥 한 그릇. 밥이 많은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매워 매워 매워 으~ 맵다 매워.' 를 반복하면서 먹다보면, 저 많고 많은 밥이 점점 줄어가는 놀라운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정리하자면, 청두의 오리지널 마파두부는 진~짜!! 맵다. 다 먹고 위장에게 미안하다고 사과 해야한다. 그런데 먹고 나면 나중에 또 생각나는 맛이다. (위장 승질나는 이야기)
화끈한 매운맛에 정신을 쏙 빼앗겨 버린 나. 끝까지 버텨준 나의 위장에게 경의를 표하며 다시 한번 자전거 페달을 밟아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자전거를 타고 도착한 다음 목적지는 삼국지의 팬이라면 한번 쯤은 꼭! 와야하는 곳이다. 바로 삼국지의 영웅 유비가 잠들어 있는, 그의 군사였던 제갈량의 혼을 모시고 있는 사원. '무후사 (武侯祠)' 이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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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052일] 삼국지 팬은 모여라! 무후사(武侯祠)에 잠든 제갈량과 유비의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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