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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047일] 90년대 감성이 그대로 칭하이성 시닝의 시내, 칭하이성 박물관,

아침에 눈을 떴는데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 안되는 듯 했다. 음식을 잘 못 먹은 것도 아니고, 딱히 체를 할만한 이유가 없는데 말이다. 혹시나 싶어 인터넷에 고산병 증세를 찾아보니 두통 이 외에도 소화가 잘 안될 수도 있다는 정보를 찾아볼 수 있었다. 


다행히 심각한 건 아닌 것 같아 속이 조금 편해질 때까지 휴식을 취했더니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 중국에서 고산병이라니.. 생각도 못했던 전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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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046일] 중국에서 인생 탕수육을 영접하다. 폭염도 피해가는 고원도시 칭하이성의 시닝





휴식을 취하길 잘한 것 같다. 무리하게 움직여봤자 병만 더 키우는 셈이니까. '고산병 = 두통' 이라고 줄곧 생각하고 있었는데, 고산병은 생각보다 다양한 증상을 수반하는 듯 했다. 두통이 없는 것 만으로도 천만다행.




호스텔 주변에 간단히 식사를 할만한 곳이 없기도 하고, 호스텔에서 점심식사를 판매하는 듯 하여 점심식사는 호스텔에서 먹어보기로 했다.




중국요리부터 간단한 서양식, 주류, 음료 등 종류도 다양했다. 


단, 비수기여서 그런지, 원래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주문할 수 없는 음식들도 꽤있었고 점심식사는 가능했지만, 저녁 식사는 불가능했다. 

   



내가 주문한 음식은 궁보계정(宫保鸡丁) 덮밥. 가격도 18위안 (한화로 약 3000원)으로 일반 식당과 비교해서 비슷한 편이었고 맛도 비쥬얼도 기대했던 것 이상이었다.




밥을 먹고 향한 곳은 칭하이성 박물관.


어제 전기문제로 박물관이 임시휴관을 했었기 때문에 공사가 다 끝났는지 확인하기 위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박물관에 전화를 걸었다. "Hello~ Do you speak english?!" 핸드폰 속 상담원의 동공이 흔들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왔다. 하는 수 없이 중국어로 천천히 물어봤더니 상담원도 그제서야 알아듣고 대답해주었다.


"오늘은 박물관이 정상적으로 운영합니다."





박물관 광장에서부터 사람들이 박물관에 드나드는 모습이 보였다. 오늘은 드디어 들어갈 수 있나보다. 




칭하이성의 운영시간 안내문.


하절기에는 9시부터 5시까지.

동절기에는 9시 반부터 4시 반까지.

(폐관 30분 전 까지 입장 가능.)


매주 월요일 휴관. 




칭하이성 박물관의 입장료는 무료이다.


단,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하는데, 여행자라면 당연히 여권을 지참해야한다. 여권을 깜빡하고 놓고 온 경우엔 박물관에 따라서 여권을 촬영해 놓은 사진을 보여주면 표를 주는 경우도 있기는 한데, 대부분 신분증이 없으면 표를 얻을 수 없으니 여권은 꼭! 지참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칭하이성 박물관의 내부.




인포메이션 데스크에 한국어 또는 영어 가이드나 안내문이 있는지 확인해 보았지만 두 가지 모두 배치되어 있지 않았다. (2018년 5월 기준.) 




칭하이성 박물관의 첫 번째 전시관은 칭하이성을 소개하는 전시관이었다. 보통 박물관의 제 1 전시관을 고대 역사로 시작해서 마지막 전시관에 다다라서야 현대에 관련된 전시를 해 놓는 경우가 보통인데, 칭하이성 박물관은 정반대로 전시가 이루어져 있었다.  




칭하이성의 산업과 자원 특산물들을 소개하는 전시라서 특별히 언어가 필요한 전시는 아니었지만, 부가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내 고산증세의 원인인 칭하이성의 고도를 보여주는 전시물. ㅋㅋ




다음 전시관에서는 소수민족에 대한 전시, 2010년 4월 14일에 2000명이 넘는 희생자가 발생했던 칭하이성 옥수대지진에 대한 전시도 있었다. 박물관에 오지 않았다면 평생 몰랐을 안타깝고 마음아팠던 자연재해. 잠시 멈춰서서 명복을 빌고 지나갔다.




6전시관은 황하문명에 관한 전시관.


란저우에 있는 간쑤성 박물관에서 이미 실컷 보고 온 내용이지만, 황하의 발원지인 쿤룬산맥이 칭하이성에 있다는 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전시가 아닐까싶다.




전시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란저우에 있는 간쑤성 박물관이 소장품의 수적인 면에서, 전시의 내용적인 면에서도 앞서 있었다.




청동기 시대의 무기.




옥으로 만든 무기.


옥으로 만든 무기는 신기했다. 전투 용도보단 장식품으로 쓰였을 것 같다. 이렇게 확실하지 않을 때 오디오 가이드가 있으면 참 좋을텐데 말이지.




고대 무역과, 공예품에 대한 전시로 6전시관은 끝.




제 7 전시관에는 칭하이성에 거주하는 소수민족에 대한 문화, 전통, 풍습을 소개한다.




간쑤성의 박물관과 비슷한 컨텐츠를 가지고 있었던 칭하이성 박물관. 영어나 다른 언어에 대한 지원이 부족해 살짝 아쉬움이 남는 전시였다.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지만, 무료 전시 치고는 괜찮은 퀄리티였다. 이후 여행을 하다보니 이보다 허술하고 적은 컨텐츠로 말도 안되는 입장료를 받는 나라들이 수두룩 했다. 


칭하이성 박물관. 착한 박물관 인정. ㅋㅋ




박물관 관람을 마친 후에는 그냥 발걸음이 닿는대로 걷고 또 걸어보기로.




펄럭거리는 인공기가 눈에 띄었던 칭하이성 민정청사. 




공사 중인 건물과 CCTV.


빠른 성장과 국가의 감시. 중국을 대표하는 키워드를 한 장의 사진에 담아보았다. 내가 중국을 여행하며 느낀 '중국' 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걸었더니 살짝 허기가 진다. 


오늘 저녁 메뉴는 이미 마음 속에 정해두었기에 간단히 먹을 간식거리를 사러 마트에 들어갔다.

 



아이고 오감자 죽네. ㅋㅋㅋ


마트에 들어가서 이리저리 간식거리를 찾아 돌아다니던 중 발견한 터지기 직전의 오감자. 해발고도 2000m 를 간신히 버텨내고 있었다. 원래 한국 과자는 질소를 사면 과자를 서비스로 주는 시스템이니까 과대포장은 아닌걸로. ㅋㅋ




2.5 위안 (한화로 약 400원)의 수제 감자칩과 3500m 의 고원에서 생산한다는 요거트를 구입했다. 칭하이성이 요거트로 유명하다니 마셔봐야 하지 않겠는가.




가격은 다른 요거트에 비해서 비싸긴 했지만, 진짜 진하고 맛있었다. 훗 날 이 요거트가 생각이 나서 구해보려 했으나 중국 다른 지방의 슈퍼마켓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ㅠㅠ


마시면 왠지 화장실에 갈 수 있을 것만 같은 진한 맛이다. 요거트 색부터 진함. ㅋㅋ 돌려 까는거 같지만 진짜 맛있음. 한국에 배송해주면 배송시켜 먹고 싶은 맛.



요행악어와 함께하는 중국어!


요거트는 중국어로 어떻게 말할까요?

 酸奶 쑤완나이 - 요거트


참고로 우유는 牛奶 뇨우나이. 



여기저기 도시 구석구석 90년대 감성이 살아있는 시닝의 번화가. 




자전거를 개조해서 만든 자전거 수레가 "띵~ 띵~" 벨을 울리며 지나가고,




"털,털,털,털"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작은 트럭들. 


'그냥 걷기만 해도 좋다.' 라는 말.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이 아닌가 싶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적당히 좋은 날씨, 평화로운 거리, 맛있는 간식. 역시 모든 일은 생각하기 나름인가 보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