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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041일] 미라는 이집트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중국 신장박물관의 고대미라전시관.

중국 소수민족들의 문화, 풍습, 전통을 잠시나마 엿볼 수 있었던 소수민족 전시관을 빠져나오면 신장박물관의 하이라이트인 미라 전시관이 나온다. 그나저나 중국에도 미라가 있다니 처음엔 뭔가 미심쩍긴 했지만, 신장박물관에 와서 그 실체를 보고나니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과연 중국의 미라는 어떤 모습일까?



이번 포스팅은 중국 신장박물관에 전시된 실제 미라의 사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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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041일] 중국 소수민족의 문화를 엿 볼 수 있는 신장박물관 Feat. 마이티엔호스텔(麦田客栈)





신장 미라 전시관의 입구.


신장박물관의 대미를 장식하는 미라 전시관. 대부분의 전시나 공연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맨 뒤에 보여주는 법 아니겠는가. 그만큼 신장박물관 안에서 미라의 입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꽤 크다고 생각했다.




신장지역에서 발굴된 미라의 발굴장소와 현장을 보여주는 사진들로 전시 시작.





미라 전시관을 들어서면 처음 접하게 되는 미라는 고대 유럽인으로 추정되는 성인 여성의 미라이다.


'미라' 라는 단어를 내가 너무 거창하게 생각한 걸까, 생각보다 심플한 전시대에 전시되어 있는 미라의 모습에 당황... 화려하고 거창한 보존시설 안에 전시되어 있을 줄 알았던 내 예상이 완전히 빗나가 버렸다. 더 이상 부패가 진행되지 않게 끔 약품처리가 된건지, 원형을 본 딴 모형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미라를 볼 수 있다는게 신기하면서도 의아했다. 




성인 여성의 미라 옆에는 자그마한 아기의 미라가 전시되어 있는데, 어린 나이에 죽은 아기가 불쌍하기도 했고, 자신보다 아이를 먼저 보낸 이 아기의 부모를 생각하니 괜스레 마음이 찡해졌다.




아기 미라가 전시되어 있는 전시관의 한쪽에는 신장박물관에 전시된 미라들이 발견된 곳의 모습을 재현해놓은 구조물이 있었다. 그냥 쉽게 지나칠 수도 있는 전시물이지만 미라가 형성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 지형 덕분이다.


신장박물관에 전시된 미라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미라' 와는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진 미라들이다. 


보통 미라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 된다고 한다. 그 중, 한 가지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미라로, 우리가 '미라' 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이집트의 미라가 대표적이고, 나머지 한 가지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미라인데, 중국 신장박물관에 전시된 미라들이 바로 이 종류에 속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인공적인 작업을 거치지 않고 자연적으로 미라가 만들어졌을까? 


신장 위구르 자치구는 연간 강수량이 매우 적다. 거기에 일 년 내내 뜨겁고 건조한 날씨와 토양이 땅에 묻혀진 시신의 수분을 빠르게 흡수했고, 지표면에서 지하수가 흐르는 지층의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는 덕분에 토양이 건조한 환경을 계속 유지할 수 있어 시신이 부패하지 않고 그대로 미라로 보존될 수 있다고 한다.




이집트의 미라처럼 5000년 씩이나 되는 긴 역사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이 곳 신장박물관에 전시 된 미라들도 1000년에서 3000년 정도의 세월을 땅 속에 묻혀있다가 90년대 초반에 발굴이 되었다고 한다.




신장박물관에 전시된 미라들 중 몇몇 미라에게서는 얼굴에서 문신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다.


얼굴에 문신을 하고 있는 미라들은 신장자치구의 차말현 쟈꾼루커(扎滚鲁克)의 고묘군에서 발굴된 미라들로 미라 이외에도 수많은 유물들이 발견되어 당시 생활 상, 문화 등을 조사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가장 선명하게 문신의 흔적이 남아 있었던 미라.


자연이 보존한 그들의 문화. 미라의 보존상태가 좋은 덕분에 그들이 살아있었을 때 얼굴에 새겼던 문신의 흔적을 지금도 생생하게 찾아 볼 수 있었다.




넓은 땅을 가지고 있는 중국. 그만큼 풍부한 자연과 다양한 문화가 존재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중국의 어느 박물관에 가나 발굴된 유적들이 넘쳐나고, 신장박물관처럼 예상치 못한 전시물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전시장의 마지막에는 고창왕국의 고위급 장군이었다는 미라가 전시되어 있었다. 


신장자치구의 투루판(吐鲁番) 지역에 존재했던 고창왕국(高昌王国). 이 고창왕국의 고위층들이 묻혔다는 아스타나고묘군에서 발굴된 이 장군의 묘는 발굴 당시 이미 도굴을 당한 상태였다고 한다. 하지만 장군의 묘 이외에도 수많은 묘가 있는 아스타나 고묘군에서는 고고학 적으로 중요한 유물들이 발굴되었고, 그 문화재들의 대부분이 신장박물관에 전시되어있다.


우루무치에 도착하기 전에는 투루판, 하미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기에 그냥 건너 뛰었는데, 가봤으면 좋았을껄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고창왕국 장군의 미라를 마지막으로 신장박물관 관람은 끝.


음성가이드를 반환하러 박물관의 리셉션에 갔더니, 리셉션 옆에 박물관 전시에 관련된 시디를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수납칸이 있었다. 나중에 봐야지 하고 가져왔는데 아직도 안 봄... ㅋㅋ 




한 시간 반에 걸친 신장박물관 관람. 중국어 실력의 부족으로 구경할 당시에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없었지만, 나중에 바이두와 구글 번역기의 도움을 받아서 따로 공부를 했다. 역시 아는만큼 보인다.




박물관을 나와서 향한 곳은 우루무치의 몇 안되는 관광지 중 하나인 그랜드 바자르(新疆国际大巴扎) 중국어 발음으로는 '씬지앙 구어찌 따빠쟈.' 따빠쟈라고만 말해도 대부분 알아듣는다. 


신장박물관에서 그랜드 바자르로 가는 방법은 간단하다.


 박물관에서 가까운 버스정거장에서 912번 버스를 타고 二道桥站(알따오챠오짠) 정거장에서 하, 도보로 약 5분 정도 걸어가는 방법이 가장 간단한 방법. 물론 여유가 있다면 택시가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ㅋㅋ




전형적인 모스크의 형태를 하고 있는 신장 국제 그랜드 바자르 (新疆国际大巴扎).




그랜드 바자르의 입구 역시 경찰들의 몸수색과 짐 검사를 받은 후에 입장할 수 있었다. 우루무치의 몇 안되는 관광지라 그런지 외국인 관광객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랜드 바자르 내부는 거의 기념품과 수공예품을 파는 상점들 뿐... 세계여행 중인 나에게는 대부분 쓸모없는 물건들 뿐.. 아비나쉬도 별로 흥미가 없는 눈치여서 대충대충 흝어보고 상가건물을 빠져나왔다.




그랜드 바자르의 다른 쪽에 있는 상가건물. 이 곳은 말린 과일이나, 견과류 등 식품들을 주로 팔고 있었는데, 역시나 별로 흥미를 끌만한 것을 찾을 수 없어 금방 빠져나왔다.




그 외에 악기를 파는 상점들도 있었는데, 내가 사고 싶은 악기는 찾을 수 없었다. 


삼십분도 채 안되어 그랜드 바자르를 빠져나온 나와 아비나쉬는 그랜드 바자르 근처에 있는 다른 상가 건물들과 주변 골목을 돌아 보기로. 그렇게 우루무치 시내를 걸어다니던 우리 둘에게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이 발생하고 마는데..



그리고 신장자치구에 관한 조금 무거운 얘기를 다음 포스팅에 다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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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여행 +041일] 중국 우루무치에서 맞닥뜨린 돌발상황. 호스텔 친구들과의 저녁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