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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 여행 Travel

[세계여행 +041일] 중국 소수민족의 문화를 엿 볼 수 있는 신장박물관 Feat. 마이티엔호스텔(麦田客栈)

2018년 5월 10일


 아침 8시 20분. 기차는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주도인 우루무치 남역에 도착했다. 언제나 그렇듯 기차에서 맞는 아침은 정신없고 시끌벅적 하지만, 기차 안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이 분주한 공기는 내가 여행길에 있음을, 그런 여행의 기분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기에 퍽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사실, 신장위구르 지역으로 향하게 된 것은 둔황의 호스텔에서 만난 무찐이의 영향이 크다. 원래 내 계획은 신장위구르 지역이 아닌 티벳으로 향하는 것 이었다. 하지만 티벳은 외국인이 허가증 없이는 방문이 불가능, 허가증을 받기위해서는 방문하는 동안 반드시 가이드를 동행해야하고, 루트도 정해진 대로만 다닐 수 있다는 정보를 무찐이를 통해 듣게 되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본 결과, 무찐이에게 들은 정보들이 전부 사실이었고, 무엇보다 허가증을 포함한 여행 경비가 만만치 않았다. 이러한 이유로 급히 계획을 변경했고, 나는 오늘 아침 티벳이 아닌 우루무치에 도착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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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040일] 둔황을 떠나 신장 위구르의 성도, 우루무치(乌鲁木齐)로 가는 기차에 오르다.





'끼이이익~ 덜컹.'


새벽 내내 열심히 달리던 기차가 우루무치역에 멈춰섰다. 




기차 승객칸의 편성이 적기도 했지만, 기차가 우루무치 남역에 닿기 전에 우루무치 중앙역에서 승객들이 많이 내린 탓인지 우루무치 남역에 내리는 사람들은 많이 없었다.




평소대로의 기차역이라면 역을 빠져나가는 사람들로 꽉 찼을 기차역의 출구는 나와 같은 기차에서 내린 사람들 뿐, 다른 기차역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한산함까지 느껴졌다.  




기차역을 빠져나오면 보이는 우루무치 남역 광장. 넓게 트여있어야 할 광장이 철제 울타리로 막혀있다. 어디로 가야 되지?




잠시 멈춰 서서 사람들이 가는 방향을 지켜봤는데, 기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향하는 곳은 출구라고 적혀있는 경찰서 건물이었다. 




다른 기차역에서는 볼 수 없었던 기차역 출구의 보안 검색대.


건물 안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심사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이었다. 외국인은 여권에 적혀있는 국적에 따라서 심사 시간과 절차가 달라지는 듯 했다. 나는 여권을 보여줬더니 "오~! 한국 사람이네?" 라는 환대까지 받으며, 바로 짐 검사만 받고 역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나중에 호스텔에서 만난 외국인 친구는 거의 한 시간을 가까이 보안검색대에 있었다고 했다. 



  기차역부터 느껴지는 우루무치의 심상치 않은 공기. 




우루무치역의 보안검색이 삼엄한 까닭은 최근 우루무치에서 몇 차례의 폭탄테러가 일어났었기 때문인데, 가장 최근에 일어난 폭탄테러가 2014년 3월에 우루무치의 기차역에서, 5월에 인민공원에서 일어난 폭탄테러이다. 


2009년에 위구르족 사람들이 전개한 신장자치구 분리독립운동을 포함하여, 중국 정부와 끊임없이 마찰음을 빚어내고 있는 곳이 바로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곳, 신장위구르 자치구이다.




기차역을 나와서 5월 14일에 칭하이성 씨닝으로 향하는 기차표를 미리 구입했다. 다음 루트를 어느정도 계획해둔 상태라 우루무치에서는 4박 5일 간 머무를 예정.  




역 앞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52번 버스를 타고 5일 간 머물게 될 '마이티엔호스텔 (麦田客栈 맥전객잔)' 으로 향했다.




역의 삼엄했던 분위기와는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평화로운 공기가 감돌던 버스 안. 앞 뒤로 가방을 메고 있는 내 모습이 신기했는지 한 동안 사람들의 이목이 나에게로 집중되었다.  


"오 한국 사람이야? 어디로 가~!?",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면 되!!", "잘 가고 여행 즐겁게 해!" 상막하기 까지 했던 기차역과는 다르게 버스 안에서 나에게 쏟아지는 관심. 내가 너무 긴장을 했나 싶을 정도로 그냥 사람사는 그런 냄새가 폴~폴~ 풍겼던 시내 버스 안이었다. 




신장일보사(新疆日报社) 정류장에 내려 지하도를 내려가면 사방이 막힌 지하도 대신 하늘이 뻥 뚫려있는 동그란 광장이 나온다. 지하도의 모든 입구와 출구에는 보안검사를 하는 경찰들이 통행하는 사람들의 가방을 체크하고 있었다. 




우루무치 마이티엔 호스텔

(麦田客栈 맥전객잔 중국어 발음으로는 마이티엔커짠)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외국인이 묵을 수 있는 호스텔은 굉장히 한정되어있다. 그 중 마이티엔 호스텔은 우루무치를 방문하는 외국인 여행자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옵션이다.

 

중국의 숙박업소가 외국인 관광객을 받기 위해서 별도의 면허가 필요한데, 도미토리를 가진 호스텔 중 외국인이 숙박 할 수 있는 숙박업소는 우루무치에서 마이티엔 호스텔이 유일했다. (2018년 5월 기준) 부킹닷컴에서는 심지어 국제유스호스텔이라는 이름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숙박이 안되는 곳도 있었다.

  



마이티엔 호스텔의 하루 숙박 요금은 6인 도미토리가 60위안, 2인실이 180위안이었다. (2018년 5월 기준.) 


 중국의 숙박 어플에서 미리 예약을 하고 가서 할인을 조금 받기는 했지만, 중국 다른지역의 호스텔에 비교하면 시설대비 요금이 조금 비싼편이었다. 




체크인을 하고 방을 배정 받았는데, 들어가보니 완전 좁고 너저분한 6인실. 분명 앱에서 5인 실을 사진까지 보고 예약했는데 말이다.


리셉션으로 가서 직원에게 따지니, 우리는 5인실 같은 거 없단다. 어플을 켜서 5인 실 사진을 보여주며 그럼 이건 뭐냐고 한 5분 간을 따졌더니, 없다던 5인 실이 갑자기 생겨났는지 사진에서 본 5인 실로 바꿔주었다. 이럴꺼면 그냥 처음부터 줄 것이지. ㅂㄷㅂㄷ..




전투를 마치고 호스텔의 휴식공간에서 잠시 쉬면서 계획을 짜고 있는데, 캐나다에서 온 아비나쉬라는 친구가 말을 걸어왔다. "헤이~ 브로! 반가워! 오늘 뭐해?" 분명 처음 만났지만 처음이 아닌 것 같은 이 친근함과 붙임성. ㅋㅋ 


애초에 유명한 관광지는 아니기에 볼거리가 많이 없는 우루무치. 그 중 근처에 있는 '신장박물관'에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전시물이 있어 '오늘 박물관이나 가볼까?' 생각하고 있던 참이었는데, 내 얘기를 들은 아비나쉬도 박물관에 가보고 싶다고 하길래 함께 박물관으로 향했다.




마이티엔 호스텔 (맥전 호스텔) 을 기준으로 박물관에 가는 방법은 간단하다. 호스텔 근처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7번 버스를 타고 '박물관(博物馆)' 정거에서 하차하면 된다. 정거장 갯 수로는 3개.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주도인 우루무치에 있는 신장박물관(新疆博物馆).


입장료는 무료이고, 티켓을 받기 위해서는 신분증(여권)을 지참해야 한다.




신장박물관 내부에 있는 리셉션에서는 음성가이드를 대여하고 있었다. 


가격은 무료지만, 여권이나 보증금을 맡겨야지 대여가 가능하다. 단, 아쉽게도 아직 한글을 지원하지 않는다. 아쉬운대로 영어 가이드라도 듣기로.




전시 내용은 고대 신장위구르자치구 부터 시작, 차례차례 역사를 한 계단 씩 밟아오는 느낌으로 진행된다. 둔황, 장예에서 처럼 한글 해설을 찾아볼 수 는 없었지만, 영어 음성가이드를 들으며 신장 자치구의 역사를 조금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갑분 스파이더맨...? 어느 시대에나 난해한 작가와 작품은 존재하나보다. ㅋㅋㅋ 


너의 이름은...?




역사에 대한 전시를 다 둘러보면,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살고 있는 소수민족들의 문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신장 소수민족 전시관이 나온다.




중국에는 한족을 제외하고 총 55개의 소수민족이 존재한다고 한다. 워낙에 땅이 넓은 중국이기도 하고, 그들이 사는 곳을 일일히 찾아가 볼 수 없는 여행자의 입장으로서, 이렇게나마 그들의 풍습, 문화, 전통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게 해주는 이 전시의 의도가 참 고맙게 느껴졌다.




형형색색 아름다운 소수민족들의 전통 의상은 물론,




전통 악기들도 전시되어 있었다.


이 중 나의 시선을 빼앗은 강렬한 포스의 악기가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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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악기!!! 전설의 속주, 묘기 테크니션 기타리스트인 잉베이 맘스틴도 울고 갈 듯한 쓰리 바디의 악기.. 이름하야 싼토우쿠무쯔(三头库姆孜) !! ㅋㅋㅋ 





연주하는 모습이 궁금해서 유튜브, 바이두 모두 검색했는데, 바디가 세 개인 것은 나오지 않고 일반적인 쿠무쯔(库姆孜)의 연주 방법만 나온다. 저 쓰리바디의 악기는 거장의 악기가 틀림없는 듯... ㅋㅋㅋ 쿠무즈의 연주 방법과 소리가 궁금하다면 위에 링크해둔 영상을 플레이 해보시길! 



그리고 다음 전시관은 신장 박물관의 하이라이트.

이집트에서만 볼 수 있는 줄 알았던 미라가 이 곳 신장박물관에도 존재한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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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여행 +041일] 미라는 이집트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중국 신장박물관의 고대미라전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