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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 여행 Travel

[세계여행 +033일] 자연이 조각한 거대 예술단지 빙구단하(冰沟丹霞)로!

2018년 5월 2일 


어젯 밤, 장예의 날씨는 생각보다 쌀쌀했다. 처음 도착했을때 침대 위의 전기장판을 보고 "우왕~ 전기장판도 있네~" 하면서 그저 신기해하기만 했는데, 이 곳 장예의 쌀쌀한 저녁 날씨를 전기장판이 대신 말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자다가 추워서 깼다.. 전기장판을 켤까 말까 열 번을 고민하다가, 전기장판을 켜면 아침에 못 일어 날 것 같아 담요만 덮고 잤는데, 신의 한 수 였다. 내가 알고 있는 나는 아마 전기장판에 붙어서 이불 밖으로 나오지 못했을 것.. 이불 밖은 위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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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032일] 365일 일년 내내 땅 위에 무지개가 피어있는 도시 장예 (张掖 장액)





어젯 밤 도착하자마자 열심히 검색한 보람이 있었다. 이 곳 장예(张掖 장액)는 '칠채단샤' 로 가장 유명하지만, 또 다른 단샤 지형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래서 오늘은 또 다른 단하(丹霞 단샤) 지형인 '빙구단하' 를 보러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름만 들으면 조금 욕같지만 한자가 그렇다. 冰沟丹霞 = 빙구단하, 중국어 발음으로는 삥꼬우단샤. 빙구단하가 조금 욕같으니 삥꼬우단샤로 부르겠다.


인터넷 검색을 풀가동한 결과 삥꼬우단샤로 가는 버스는 첫 차 시간이 8시 였다. 그런데 내가 누구인가 포기할 것은 쉽게 포기할 수 있는 남자 아니겠는가. 첫 차 시간을 보자마자 단념하고 10시 반에 있는 두 번째 버스를 타기로 결정했다. 근데 시간 차이가 좀 너무 한 거 아니오.. 첫 차랑 다음 차의 간격이 한 시간 간격도 아니고 두 시간 반이나 떨어져 있다니..



장액버스터미널 / 张掖汽车站. 바이두맵으로 검색하면 금방 나옴.


여덟시 쯤 일어나 후다닥 준비를 마치고 삥꼬우단샤로 가는 버스가 있는 장액버스터미널로 향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호스텔을 조금 일찍 나와서 아홉시 쯤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는데, 날벼락... 아홉시 버스가 있었다... ㅠㅠ 방금 출발했다고.. 시간표에도 나와있지 않아서 자세한 정보는 모르겠지만, 매일 있는 건지 임시로 편성된건지는 모르겠다.




시간도 남겠다, 근처에서 아침이나 먹기로. 마침 근처에 있는 식당 중, 소고기(牛肉), 밥(饭), 바로 지금 나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간판이 보이질 않는가?! 망설임 없이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메뉴판이 단촐하다. 이 집의 주 메뉴로 보이는 牛肉小饭(우육소반, 중국어 발음으로는 뇨료우샤오판)  의 가격이 큰 사이즈로 6위안! 착하다 착해!! 근데.. 소고기 들어가는데 이렇게 싸도 되는건가? 이때까지만 해도 소고기와 작은밥 이라는 한자만 보고 일본의 규동같은 비쥬얼을 생각하고 있었더랬다.


"아주머니~! 우육소반 한 그릇 주세요!!"


.

.

.

.




짜자.................................................안!!?????????????



테이블로 서빙 된 그릇을 보자마자, 내가 생각했던 규동의 비쥬얼은 와자작 소리를 내며 내 기억 속 어딘가로 사라져 버렸다. 아... 아주머니... 小饭은 밥 아닌가요...? 밥... 주셔야죠...?!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牛肉小饭, 소고기 소반은 장예에서 유명한 아침식사라고한다. 안에는 우동을 짧게 썰어 놓은듯한 밀가루반죽과, 두부, 소고기, 투명한 수제비같은 것이 들어가 있었다. 특별한 맛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국물도 시원하고 아침으로 먹기에 부담은 없어서 좋았던 것 같다. 




한 그릇 듬뿍듬뿍 담아주시던 아주머니의 손길. 허락을 맡고 사진도 한 장 찍었다. 잘 먹었습니다~ ㅋ




든든한 한 끼 식사를 마치고 향한 곳은 다시 장액버스터미널. 빙구단하로 가는 버스티켓을 여기서 팔아요~ 라고 붙어있는 문구와, "제발 표준어로 얘기해 주세요~" 라고 당부하는 빨간색 안내문구도 붙어있다. 


이 창구에 줄을 서서 삥꼬우단샤! 라고 말하면 이것 저것 물어보는데.. 몇 시 꺼 줄까? 몇 명이니? 요 정도의 질문이니, 중국어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내가 탈 버스의 시간과 사람 수를 미리 적어서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그리고 여권은 항상 챙겨서 다니시길! 




장예버스터미널 부터 삥꼬우단샤까지 버스비는 12위안 (2018년 4월 기준) 최근에 찾아본 포스팅을 보니, 15위안 이라고 쓰여있다. 버스 티켓에는 孟家庄 이라고 쓰여있으나 도중에 칠채단하와 빙구단하에서 내려준다. 소요시간은 약 1시간.




버스터미널에 있던 자동매표기계에서 본 버스시간표. 아홉시 버스가 표시되어 있지않다. 아마 그때그때 추가 편성이 되거나, 성수기, 비성수기에 따라서 시간표가 변경 될 수도 있으니 버스터미널에서 확인해 보는 방법이 가장 확실할 듯 하다.




내가 타고 갈 버스~! 빨간색의 제법 새 버스 같아 보이는 비쥬얼.




버스 앞 유리에 경유지와 목적지가 붙어있다. 이 버스의 최종 목적지로 가는 길에 칠채단하와 빙구단하가 위치하고 있기때문에 중간 중간 내려주고 최종 목적지로 향한다. 




부릉부릉~ 장예시내를 떠나고 십 여분. 벌써부터 버스 창밖으로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버스를 타고 한 시간 정도 달렸을 때 즈음 창밖으로 알록달록한 산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저 산들이 바로 무지개산으로, 또는 칠채산으로 유명한 장예의 칠채단하(七彩丹霞)의 일부이다.




버스는 먼저 칠채단하에서 정차한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여기에서 내리는데, 나처럼 빙구단하에 간다면 그냥 버스에 앉아있으면 된다. 




버스는 다시 출발! 내일 보자 칠채단샤!!!!




칠채단샤 지나 버스는 삥꼬우단샤로! 가는 내내 사진 속과 같이 웅장하고 신비한 풍경이 펼쳐진다.




계속 계속 창 밖을 바라보았다. 산도 보이고~ 




푸르른 저수지도 보이고~ 


근데... 삥꼬우단샤는 언제 나오는거지? 분명 칠채단샤에서 십분거리라고 했는데 이십분은 족히 달린것 같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버스 앞으로가서 승무원에게 물어보았다.



"삥꼬우 단샤는 언제 쯤 도착해요?"



"뭐... 라구.....???? 삥꼬우단샤??? ...... 아 맞다......"




끼이이이익~!!!!!! 도로 위에 버스가 멈춰섰다... 



"아.... 아까 지났는데... 어쩌지... ㅠㅠ 잠깐만 기다려봐."


라는 말을 남긴 승무원이 다짜고짜 버스에서 내더니 엄지 손가락을 척!!!

......... 히치하이킹을 시도했다. 



갑.분.히치하이킹...




끼이이이익~~~ !!!!!!!!


그렇게 열심히 오 분 정도 열심히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던 승무원의 노력 끝에 커다란 트럭이 한대 멈춰섰다. 사정 설명을 하더니 얘기가 잘 마무리되었는지 나에게 트럭에 올라타라며 손짓한다. ㅋㅋ 승객을 이런 식으로 위탁해도 되는겁니까...? ㅋㅋㅋ


버스로 10분 거리 이상은 지나 온 터라 걸어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어쩔 수 없이 트럭 위에 올라탔다.





"안뇽하세요.. 신세 좀 지겠습니다!! "


왠지 커다란 트럭이라 험상궂은 아저씨가 타고 있을 것 같았는데 인상 좋고 성격 좋으신 기사님이 운전하고 계셨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반가워 하시며 이런저런 질문을 해오셨다. 십분 정도 되는 거리라 많은 이야기는 나누지 못했지만 삥꼬우단샤 앞에 정확하게 내려주시며 몇 번 이고 저 쪽 방향이라면서 신경써주신 고마운 아저씨!  복 받으실 거에요!!!




부르릉~ 소리와 함께 떠나가는 커다란 트럭. 친절한 기사님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자! 이제는 정말 삥꼬우단샤! 우리 빙구.. 아니 빙구단하. ㅋㅋㅋ 빙구단하의 영향일까.. 내가 잠시 빙구가 됐었던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삥꼬우단샤 / 빙구단하(冰沟丹霞)의 입구.


단샤지형을 본 따서 만든 건물이 눈에 띈다. 약간 유령의집 느낌이 나기도 하고.. ㅋ




입구 바로 옆에 붙어있는 매표소. 보통 관광지라면 한창 손님이 많아야 할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매표소가 텅텅 비어있었다. 




삥꼬우단샤 / 빙구단하의 입장료는 40위안. (2018년 5월 기준/ 2019 2월 확인 결과 가격 동일.

그리고 내부가 넓기 때문에 내부 셔틀버스 혹은 전동카트 이용료 20위안을 같이 사야한다. 사지 않고 걸어가면.. 정말 걷다가 걷다가 지쳐서 빙구가 될 수 있으니 꼭! 꼭! 같이 구매하시길. 


거울에 비치는 사물보다 실제 내부가 매우 넓습니다. (틈새 백미러 개그..)




티켓 가격이 안내되어 있는 표지판. 사람이 많고, 연세가 있으신 어르신이나 어린아이를 동반하는 팀이라면 내부에서 차량을 렌트하는 것도 괜찮아 보이는 방법같았다. 2시간에 300위안, 한 시간 추가 당 50위안. 그리고 맨 아래에는 무료 개방 날짜가 적혀있다. 운이 좋은 자 60위안을 굳힐지어다.. 


학생할인도 있다. 학생증 지참하면 반값!!!




삥꼬우 단샤의 관광지 등급은 AAAA 급. AAAAA급에 비해서는 확실히 관리가 잘 되고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굳게 닫혀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가 그 증거.




그리고 화장실 상태가 나쁘지는 않지만 화장실의 향취가 제법 깊고.. 저 파란색 문 잘 못 열었다가 못 볼걸 보기도 한다.. ㅠㅠ 난 봐버렸음.. 중국 관광지는 에이 네 개와 에이 다섯 개 사이에 아주 큰 갭이있다. 넘사벽이란 단어를 완벽하게 적용할 수 있는 느낌.




자, 이제 드디어 입장!! 




입구를 지나면 바로 삥꼬우단샤 내부에서 운행되는 셔틀버스 승강장이 보인다. 아무리 그래도 사람 정말 없다.. 나밖에 없었음.




 승장장에 서서 요리조리 둘러 본 결과, 나 이외의 관광객은 들어올 생각을 하질 않는다. 그래서 요 자그마한 전동카트를 타겠거니 하고 앞에서 기다렸는데, 운전기사가 고개를 절래절래 가로 젓더니 옆에 서있는 커다란 버스를 가르킨다. 





눼....? 아무리 봐도 저 혼자인데 저 큰 버스를 혼자 타라구요...?





네 혼자 탔습니다. ㅋㅋㅋㅋㅋㅋ 



못해도 30명 이상은 탈 수 있는 커다란 버스에.. 나 혼자 덩그러니.. 아무리봐도 전동카트가 더 경제적이지 않나요...? 내 작은 그릇으로는 이해 할 수 없는 빙구단하의 큰 그릇.. 아니 셔틀운행 방식...


오늘 또 이렇게 하나 배워갑니다... ㅋㅋㅋㅋ 




다음 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