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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 여행 Travel

[세계여행 +031일] 란저우 삼인행 호스텔 청년 사장님들과 저녁식사! / 밀린 블로그 쓰기.

2018년 4월 30일


세계여행을 시작한지 어느덧 한 달이 꽉 차있었다. 4월 1일에 중국 칭다오로 향하는 배를 탔으니까 정확히 한달 째. 시간은 언제나 꾸준히 일정하게 흘러가지만 괜히 나한테만 빠르게 가는듯하게 느껴진다. 조금만 더 늦게 흘러가 주지 않을래? ㅠ


각설하고, 오늘의 일정은 밀린 블로그 쓰기. 어제 사장님의 란저우 시내 투어 덕분에 란저우 시내는 다 둘러본 듯 하고, 병령사에 가는 계획은 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으니 열심히 블로그라도 써야겠다는 마음에.. !! 그러나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이 있지 않은가. 쓸 땐 쓰더라도 점심은 먹고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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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사장님과 투어를 마치고 저녁을 갔던 식당 ‘王婆食坊' 왕파식방 (중국 발음으로는 '왕포어쉬팡' 욕한 거 아님) 으로 향했다. 변역하자면 '왕 할머니 식당' ㅋㅋ 식당 이름은 어딜가나 비슷비슷한 듯. 위치는 쮠러우육면 근처에 있으니 쉽게 찾을 수 있다. 중국어를 모르면 ㅁㅁ스쿨이지만 중국에서 길을 모를 땐 '바이두 맵' 이다. 기억하자! 백번 천번 기억하자. 




겉보기엔 평범한 식당같지만 내부도 넓고, 제법 갖출 건 갖춘 식당이다. 그렇다고 가격이 엄청 비싼 것도 아니니 부담 없이 들어가자. 바이두에서 알려주는 평균 1인 당 예상은 50위안 정도 (한화 8000원)




중국에서는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식당을 들어가면 이렇게 비닐로 포장 된 식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우리 식당은 위생적인 식기를 사용합니다.' 라는 어필과 같은 것인데, 식당에 따라서는 이 포장 소독 된 식기에 대해서 2~3위안 정도 청구하는 곳도 있으니 참고하자.  




포장 된 식기를 뜯고 앉아있으면 종업원이 차가 든 주전자를 서빙해준다. 워낙에 차를 사랑하는 나라이다보니 거의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이렇게 기본적으로 차나 온수를 서빙해준다. 서빙 해 주지 않는 경우에는 셀프서비스인데, 주위를 둘러보면 사람들이 모여있는 큰 말통을 찾을 수 있다. 줄을 서던지 사람들을 헤치고 말통에 들어있는 차를 직접 떠다 마시면 된다. 


 차를 한 모금 마시며 식당을 둘러보니 식당이 텅텅 비어있었다. 조금 느지막 하게 일어나서 가서일까... 중국에서는 '요리' 를 파는 식당들을 점심영업과 저녁영업을 구분해 놓고 장사를 하는데, 보통 오후 3시 부터 5시 까지는 저녁장사 준비를 하느라 손님을 받지 않는다. 나는 두시 반 쯤 와서 다행히 식사는 할 수 있었다. 아슬아슬.. 점심 굶을 뻔..



중국에서 '요리'와 '식사'의 구분.


한국에서는 '요리'가 꽤 포괄적으로 사용되지만, 중국에서는 '요리'와 '식사' 라는 개념이 구분되어 사용된다.  '요리' 를 서빙하는 식당은 dining restaurant 의 개념이고 보통 3시부터 5시 사이에 저녁 준비 시간을 갖는다. 식사를 주로 판매하는 곳은 casual restaunt의 개념이고 오픈 시간 이내라면 보통 언제든 식사를 할 수 있다.  





오늘의 점심 메뉴는 바로 탕수육..!!!!!!!!!!!!!!





중국에서의 탕수육은 참으로 싸고 맛있다. 그냥 맛있다고만 하면 탕수육이 서운해 할 수 있으니 좀 더 부가 설명을 하겠다. 


탕수육은 중국어로 "糖醋里脊, 탕츄리찌" 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조금 다르게 부를 수도 있으나 보통 탕츄리찌 라고 하면 알아듣는다. 그리고 한국과는 달리 부먹과 찍먹의 선택권이 없다. 무조건 부먹이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없다. 부먹이라도 그 바삭함과 쫄깃함은 한국의 배달 탕수육에 비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가격은 보통 25~60 위안 사이이고 이 식당에서는 30위안 정도였다. (한화로 약 5000원)


어제 경장육사 (京酱肉丝 찡짱료쓰)에 이어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고 실패하기 어려운 중국요리 이므로 꼭! 꼭! 꼬~옥! 기억해두자. 중국여행이 한결 윤택해진다. 


중국어로 탕수육은 탕츄리찌! 별표 백 개.




그리고 탕수육의 달달함을 중화시켜줄 잎사귀 야채 볶음. 


사실 한국에서는 잎사귀 야채는 쌈으로 싸 먹거나 나물로 먹지 잘 볶아 먹지는 않아서 청채 볶음이라는 단어 자체도 요리도 굉장히 낯선 편이다. 나도 홍콩사람인 여자친구 덕분에 익숙해진 요리인데, 이게 느끼하게 보이지만, 먹다보면 은근 매력이 있는 요리이다. 차를 한 모금 씩 마시면서 탕수육이랑 함께 곁들여 먹으면 딱 좋은 듯. 




정갈하게 차려진 오늘의 점심 한상. 중국 식당의 장점이자 단점이라면 음식의 양이 너무 많다... 


그래서 중국여행은 혼자보다는 두 명이 좋은 이유가 딱 한 가지 있다. 혼자서 음식을 두 개 이상 주문하면 남기기 일쑤이기 때문인데, 내가 주문한 저 정도의 양이라면 두 명이서 딱 기분 좋게 배부른 정도로 먹을 수 있다.  돈도 절약되고 음식도 낭비하지 않고.




음식을 낭비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정말 열심히 먹어서 접시를 싹싹 비워냈다..! 점심을 먹고 열심히 블로그 쓸 계획이었는데.. 졸음이라는 것이 쏟아지기 시작했.... ㅠㅠ


하지만 나는 누구인가, 내가 누구인가. 의지의 한쿡인. 배가 부를대로 부른 배를 움켜쥐고 숙소로 돌아와서 커피를 대량으로 제조해놓고 블로그 작업을 시작했다. No 커피, No 블로그~




열심히 블로그를 블로블로 쓰고 있는데 누군가 방문을 두드렸다. 어떤 새ㄲ... (블로그 심의 준수.) 어떤 분이 문을 두드리시지? 하고 문을 열어 봤더니, 호스텔 사장님이 서있었다.


"우리 저녁 먹을건데 같이 먹을래?"


밥 주는 사람 좋은 사람 = 사장님이 밥 줬음 = 사장님 좋은 사람.




문을 열고 나가보니 저녁 준비가 한창이었다. 바리바리 장을 봐온 채소들은 이미 손질을 마친 상태였고, 옆에는 육수가 부글부글 끓으며 구수한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한국에서 국물요리를 만들 때 쓰는 재료들과는 사뭇 다른 재료들 이었지만, 고수, 토마토, 감자 등 익숙한 재료들이라 거부감이 들지는 않았다.


이때가 저녁 7시 쯤 이었는데 창문 밖은 아직도 점심 때 처럼 환했다. 란저우의 일몰 시간은 저녁 8시~ 이제 놀랍지도 않다. ㅎㅎ




중국 남자들은 요리를 못하면 장가를 못 간다는게 사실인지, 뚝딱뚝딱 열심히, 차근차근 요리를 완성해 가는 사장님!!




비.... 비쥬얼은 난생 처음보는 비쥬얼 이지만, 냄비에서 솔솔 풍겨오는 향은 좋다!! 맛도 있으면 참 좋을거에요 사장님. ㅋㅋㅋ




"거의 다 됐어!! 조금만 기다리면 되니까 앉아있어~!" 


네 그럼 사양치 않고 앉아서 기다리도록 하지요. ㅋㅋ 평소에 말해도 잘 안 듣는 애들이 이럴 땐 말을 잘 들음. (내 얘기)




오늘의 주인공 삼인행 호스텔 청년 사장님들~!




요리의 정체는 치킨 두부 야채 칼국수!!! 토마토와 치킨 스톡 베이스으로 육수를 낸 창작요리인지.. 는 모르겠지만 처음보는 비쥬얼과 향 임에는 틀림없다. 





"잘 먹겠습니다!!!!!! "


잠시 음식에 대해 의심을 했었었던 내 자신을 반성했다... 맛있잖아 이거!!! ㅋㅋ 사장님 장가는 문제없이 잘 가시겠어요.  ㅋ 한 그릇 다 비우고 한 그릇 또 먹었다. 맛있게 잘 먹는 나를 보며 오히려 뿌듯해 하는 사장님의 표정. ㅋ 눈치없이 너무 잘 먹어서 죄송합니다.. ㅠ 


폭풍 식사를 마치고 사장님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금방 가버렸다. 사장님들과의 이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것이기에 블로그는 잠시 잊고 대화에 집중했다. 실은 시간가는 줄도 모르게 즐겁게 대화했다. ㅋ




내일 장예로 가는 기차가 아침이라 우리 청년 사장님들과는 오늘이 마지막. 머무는 동안 항상 친절하게 대해 준 사장님들과 인증샷을 남겼다. 맛있는 라면도 사주고, 투어도 시켜주고, 맛있는 저녁도 만들어준 사장님들! 정말 무한 감사... ㅠㅠ 두 분의 우정, 그리고 호스텔도 영원하길!!! 




이틀 전에 쓴 것이긴 하지만, 벽에 메모도 남겼다. ㅋ 최근에 부킹닷컴으로 확인해 보니, 아쉽게도 부킹닷컴에서는 예약은 더 이상 받지 않는 듯 했다. 생각난 김에 한 번 연락해봐야겠다. 우리 청년 사장님들 잘 지내고 있는지! ㅋ 사장님들 덕분에 란저우에서 좋은 기억만 남기고 갑니다 ^^ 



음악, 사람, 황하 모든 것이 인상 깊었던 란저우 안녕~! 다음에 꼭!!! 다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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