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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028일] 란저우에는 라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란저우 물레방아 박람원(兰州水车博览园)

라면의 원조 중의 원조!! 란저우 라면은 나에게 무한한 감동을 캐리해주었다. 무와 소고기로 우려내 깊고 진한 국물도 국물이지만, 수타로 뽑아낸 면발을 한 젓가락 입에 넣었을 때의 그 식감과 탄력..!! 란저우에 있는 동안은 1일 1라면은 무조건 할 것 같다. 란저우 라면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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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여행 +028일] 란저우에서는 라면을 라면이라 부르지 않는다고?





든든하게 배를 채웠으니 이제 란저우 시내를 구경할 시간. 시안에서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았던 상태라 갈까말까 조금 고민은 했지만, "나온 김에 둘러봐야지!" 는 생각이 들어, 호스텔에서 도보 30분 거리에 있는 물레방아 박람원으로 향했다.



아직 퇴근시간이 되기도 전인데 꽉 막혀 정체중인 도로. 


오늘의 목적지로 향하는 길. 아직 3시 반 밖에 되지 않은 시간인데 차들이 도로 위에서 꼼짝도 못하고 있다. 도로도 좁은 편은 아닌데..


조사해 본 결과 란저우의 인구는 대략370만명 (2016년 기준) 으로 350만명이 살고 있는 한국의 부산과 거의 비슷한 수치이다. 면적의 차이는 있지만, 부산광역시의 교통체증을 생각해본다면 란저우의 도심의 교통체증 역시 어느정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었다.



사거리의 중심에서 호루라기를 불다.


육교에 올라서니 사거리의 중심에 서서 교통정리를 하고 있는 교통경찰이 보였다.  삐익~ 삐익~ 호루라기 소리를 듣고 있자니 왠지 모를 향수가 느껴졌다. 예전에는 한국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장면이었는데, 교통상황과 인프라가 많이 좋아진 한국에서 이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기에 그랬을까? 




같은 모양의 아파트가 가지런하게 빼곡히 들어서 있는 한국의 아파트 단지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지만, 그냥 한국 어느 동네서 찍은 사진이라고 해도 "아~ 그랭?" 하고 믿을 것 같은 사진. 질서정연 하지는 않지만 단지 앞에 공원도 있고 제법 깔끔 단정한 모습이었다.




30분을 설렁설렁 걸어서 도착한 란저우 물레방아 박람원(兰州水车博览园) 


이 곳, 물레방아 박람원은 박람원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물레방아역사공원이라고 부르는 편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박람원이라는 명칭을 쓴다는 건 그만큼 물레방아에 대한 역사와 자부심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겠지만.


박람원이던 공원이던 어찌 됐건! 무엇보다 이 곳 물레방아박람원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바로 입장료가 무료라는 점!!! 



요행악어와 함께하는 간단 중국어!!


무료- 免费 mian'fei 미엔페이

물레방아 - 水车 shui'che 슈에이쳐

공원 - 公园 gong'yuan 꽁위엔




물레방아박람원 답게 입구부터 물레방아가 열심히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었다. 물레방아 주변으로는 분수들이 가느다란 물줄기를 뿜뿜!! 




황하를 따라 조성된 물레방아 박람원의 조경도. 이 곳 물레방아 박람원의 매력은 커다란 물레방아들을 구경하면서 박람원을 따라 길게 뻗어있는 황하를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 느낌이 물씬나는 나무 다리 아래로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황토빛의 황하가 흐르고 있다. 중국 문명의 발상지 황하!




그리고 입구에 세워져 있는 처음 뵙는 분의 석상. 이 낯선 분의 정체는 바로!! 




段续(duan'xu 뚜완쒸) 한국 발음으로 하면 단속. 란저우 물레방아를 개발하신 분이다. 란저우의 물레방아는 1556년에 단속에 의해 개발되어 400년 간 꾸준히 개량되어 왔으며 1952년에는 252개의 물레방아가 황하 위를 돌아가며 진풍경을 연출했다고 한다. 즉 란저우는 예전부터 농경으로 크게 발전했던 도시이고, 농업의 발전과 라면의 역사는 그 길을 함께하지 않았나 싶다. 




지금은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물레방아의 필요성이 없어졌기 때문에, 이렇게 박람원에 전시용으로 군데군데 전시되고 있지만, 252개의 물레방아가 돌아가고 있는 황하의 모습은 정말 진풍경이 아니었을까 싶다.




물레방아박람원에서 바라 본 황하의 모습. 동남아시아 최대의 강인 메콩강, 태국 내에서 가장 긴 강인 짜오프라야강 역시 갈색빛을 띄는 강이지만 황하는 정말 역대급 황토빛을 자랑하는 것 같다. 


그리고 황하 건너편으로는 고층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중국 어딜가나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인데, 대표적으로 도로 곳곳에 있는 CCTV, 건설 중인 고층 빌딩. 그리고 수많은 인파.




강가 옆 둑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커플. 어떻게 들어간거지..? 거기 들어가면 안 될텐데..?

(시기, 질투. ㅋㅋ)




 꽁냥꽁냥 커플을 지나서 황하를 따라 길을 걷다보면 보이는 조형물들. 역시 란저우 라면은 빠지지 않고 등장. ㅋㅋㅋ 표정이 하나하나 다 살아있어서 재밌었다. 




그리고, 이 곳은 다양한 타입의 물레방아를 체험해 볼 수 있는 물레방아 체험 공간! 공식적으로는 체험공간, 괄호치고 체력 단련의 장.




손잡이를 잡고 열심히 돌리면 물이 올라오는 수동식 물레방아. 건장한 남자애들 둘이서 저거 일분 간 돌리고 헥헥거리면서 나왔음.




 이 물레방아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던 물레방아이다. 물레방아 옆에 있는 원통 위에 올라가 열심히 달리면 돌아가는 구조인데, 아무도 안 하길래 내가 먼저 올라가서 돌려봤지!! 그런데 갑자기 내 뒤로 줄이 생겨있었다. ㅋㅋ 일일 다람쥐 체험이었음.

 



열심히 체력 단련을 하고 물레방아 체험장 옆을 보면 물레방아로 돌아가는 방앗간이 보인다. 하지만 방앗간 is 뭔들.




방앗간은 뒷 전. 남들 한 번 씩은 다 찍는다는 감성적인 옥수수 사진 찍기. ㅋㅋ 

방앗간 안에는 딱히 흥미로운 것이 없었다.




물레방아 체험코너를 벗어나서 도보를 따라 걷다보면 커다란 물레방아들이 끼익끼익 소리를 내며 열심히 수로에 물을 퍼 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위에서 첫 번째 사진의 오른쪽 물레방아를 보면 물레방아의 물판마다 대각선으로 나무가 끼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게 물을 퍼 담는 물통이다.




그렇게 물레방아가 열심히 퍼 담은 물은 도보를 따라서 길게 뻗어있는 수로를 통해 운반이 되는데, 실제로 과거에 어떻게 물을 공급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역시 백문이 불여일견!



수로의 끝. 


커다란 형님 물레방아들이 열심히 수로에 퍼 담아준 물은 기다란 수로를 흐르고 흘러 이 큐티한 아기 물레방아에게 향하고 있었다. 덩치가 산만한 물레방아들이 수고스럽게 퍼 담은 물이 내 키보다 조금 큰 큐티 물레방아에게 올인이라니.. 눈치 없게 매~우 빠른속도로 돌고 있는 물레방아를 보고 있자니 조금 허무했음.. ㅋ 




박람원 내부를 천천히 다 둘러보는데 대략 한 시간 정도가 걸렸던 것 같다. 박람원 내부도 깔끔하고 사람이 그렇게 붐비지 않아서 쾌적한 분위기였다. 무엇보다 사진을 보라. 인증샷을 찍는데 나를 제외한 사람이 한 명도 들어가지 않았다. 나만 들어가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소..!!! 중국에서 쉽게 찾을 수 없다.




촌스럽지만 괜히 한 번 쯤은 찍고 싶은 사진. 원래 사진은 촌스러운 것이 제 맛이다. (순수 헌드레드 퍼센트 내 의견)


작품명은 진격의 물레방아 





박람원 구경을 마무리하고 나가려는 길, 어디선가 뚝딱뚝딱 소리가 들려온다.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나는 방향을 쳐다보니 한쪽에서 물레방아 수리가 한창이었다.




껄껄껄 농담을 주고 받으며, 그러다가도 작업할 때는 진지한 표정으로 바뀌는 모습. 자연스레 가던 길을 멈추고 그렇게 한참을 서서 지켜보았다. 이렇게 멋진 순간을 사진으로 담을 때, 사진의 인물들에게 결과물을 보내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미니 포토 프린터는 필름이 너무 비싸고.. 아무래도 명함을 만들어야겠다. 이메일로 전송해주면 되니까! (왜 이제서야 생각한거지..)




물레방아 박람원을 벗어나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로 가는 길. 황하의 유속은 생각보다 엄청 빨랐다. 물론 그랬기에 그 커다란 물레방아들이 돌아갈 수 있었겠지만 말이다. 




이 영상은 조금 더 상류 쪽으로 가서 찍은 영상인데, 황하의 유속이 얼마나 빠른지 한 눈에 볼 수 있다. 다리 아래있는 저 배, 황하의 엄청난 유속에 거의 10분 이상 저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박람원을 벗어나 조금 걷다보니 강변을 따라 걸을 수 있는 산책로가 나왔다. 강변을 따라 걸으며 보이는 황토빛깔 강물에서 왠지 모를 분위기가 느껴졌다. 처음부터 란저우라는 도시에 전혀 기대가 없었기에 그런걸까? 란저우 천천히 생각해보면 라면에 황하에... 이 두 가지만 가지고도 은근히 매력있는 도시잖아!!?



다음 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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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028일] 낭만의 도시, 버스킹의 성지 란저우, 황하 제 1철교 중산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