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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 여행 Travel

[세계여행 +022일] 실크로드의 시발점인 시안. 회족음식 파오모, 현지 미용실 체험

오랫만에 혼자만 있는 방에 누워 꿀잠을 잤더니 몸이 가뿐한 느낌!

여자친구가 시안에 도착하기 전에 클리어해야 할 미션들이 남아있다!! 


1. 헤어드라이어를 확보하라!!

2. 화장실에서 올라오는 하수구 냄새를 제거하라!!

3. 매일 아침 사과를 먹는 여자친구를 위해 사과를 준비하자!!

4. 호스텔 주변 주요 시설, 식당들을 미리 파악해 두자!



미션 1은 호스텔의 가격이 저렴해서인지 방마다 헤어드라이어가 배치되어 있지 않았다.

리셉션에 물어봤더니 곧 체크하는 사람이 있으니 3시 이후에는 받을 수 있다는 답변!


미션 1은 손쉽게 클리어~! 시작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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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022일] 커다란 성벽안의 평화로운 도시 중국 시안(西安)





그리고 바로 미션2 !!!! 


를 클리어 하기 전에 금강산도 식후경~ 

호스텔 안내책자에 쓰여있던 파오모 맛집을 들려 점심을 먹었다.


식당의 이름은 회족거리 취의루 식당 (回坊聚义楼饭庄).


간판을 보면 초록색 글씨로 清真(qingzhen 칭쩐) 이라는 한자를 볼 수 있는데,

清真은 이슬람 교도인 무슬림들이 먹거나 사용할 수 있는 할랄(halal) 의 중국어 표기이다. 




시안은 옛 실크로드의 시발점이자 종착점이었던 중국의 옛 수도 장안의 현재 이름이다.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의 주요 무역상품이었던 비단과 도자기, 화약, 제지기술이 서역에 수출되었고, 서역의 유리, 향신료, 명마, 사자, 기린 같은 동물이 중국에 수입되었다.


  무역뿐만 아니라, 문화와 종교가 실크로드를 통해 전파되었는데,

인도의 불교와 서역의 이슬람 역시 실크로드를 통해서 중국에 전파되었다.

즉, 중국의 중심인 시안에 무슬림(회교도)이 많은 이유는 '실크로드' 의 역사로 설명이 된다.




역사 이야기 끝! 다시 식당으로 돌아와서!


메뉴를 보면 소고기와 양고기로 만든 요리밖에 없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무슬림 음식을 판매하는 할랄 식당임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나는 시안에 오면 한 번 쯤은 먹어봐야 한다는 소고기 파오모(牛肉泡馍)를 주문했다.

양고기가 조금 더 땡기긴 했지만, 여자친구가 양고기를 못 먹기 때문에

먼저 소고기 파오모를 먹어보고 괜찮으면 같이 와서 먹는걸로!




식당 내부는 크고 깔끔했다.

내가 갔을때엔 이미 점심시간이 끝나서 인지 한산했는데,

텅 빈 식당에서 혼자 한 그릇을 주문해도 흔쾌히 주문을 받아 주시던 친절한 사장님!


주방도 통유리로 주방을 볼 수 있도록 오픈되어 있어서 왠지 믿을 수 있는 느낌이었다.




시안에서 처음 본 매실탄산음료 (酸梅汽水)도 한 병 주문했다.

맛은 괜찮은데... 냉장고가 없기 때문에 미지근... ㅠㅠ




얼마 지나지 않아 주문한 소고기 파오모가 나왔다!

파오모 한 그릇, 면수 한 사발, 그리고 마늘 장아찌의 심플한 구성.




옆에 있는 매콤한 양념장을 한 스푼 넣어주니 

조금 심심하게 느껴졌던 국물에 칼칼함이 더해져서 좋았다. 




그리고 이 마늘장아찌!!!!

그냥 한국에서 먹는 맛과 똑같았다.


솔직히 파오모 보다 마늘장아찌가 더 좋았음... ㅋㅋㅋ




파오모(泡馍)는 

딱딱한 빵을 잘게 뜯어 그릇에 담고 그 위에 고기 고명을 얹어 고기육수를 부어먹는 음식으로

시안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이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파오모의 고기의 고명은 양고기나 소고기 중에 선택할 수 있어 문제가 없었지만, 

파오모의 육수를 낼 때 소고기와 양고기를 함께 넣어 육수를 내기 때문인지

국물에서 양고기향이 생각보다 강하게 느껴졌다..


결론적으로 여자친구와는 함께 못 올 곳이었다... 

안녕 파오모.... 이번 여행에서는 인연이 없는걸로.. ㅠㅠ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시안을 대표하는 요리이기도 하고, 국물에 잘게 뜯은 빵을 적셔먹는 듣도보도 못한

난생 처음 보는 음식이었기에 나름 맛있게 먹은 것 같다.


어쨌든 이 식당의 킬링파트는 마늘장아찌!!




식사도 해결했겠다. 이제 다시 미션을 해결하러 GOGO!!!


식당을 나와 향한 곳은 월마트.

월마트(walmart)는 서문인 안정문의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롯데마트, 이마트같은 대형마트체인을 전국에서 찾아볼 수 있다면, 

중국에는 세계적인 대형마트체인 월마트의 점유율이 가장 높아보였다.


월마트의 중국어 이름은 沃尔玛(wo'er'ma 우얼마).

 바이두에 woerma 로 검색하면 근처에 월마트가 있는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곳에서는 화장실의 하수구 냄새를 제거할 방향제와, 간식거리를 구입!


미션 2 클리어!!! 




월마트를 나오면 도로 건너편으로 시안성의 서문인 안정문이 바로 눈앞에 보인다.

안정문에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에 들려서 입장료와, 지도를 체크하고 다음 장소로 이동!




호스텔 근처 골목길을 산책하다가 발견한 과일가게.

과일들의 종류도 다양한데다가 신선하기까지!!


주인 아저씨에게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묻자 흔쾌히 허락해주셨다.




심지어 딸기바구니를 들며 포즈를 취해주신 친절한 과일가게 사장님!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시안은 어떻냐면서 "시안보다 한국이 훨씬 좋지??" 라고 물어보셨다.

"시안은 성벽도 멋있고 도시가 예뻐서 좋아요!!" 라고 대답하니 흐믓한 미소를 지으셨다!


시안에서 즐겁게 구경하고 조심히 돌아가라며 덕담까지 해주신 과일가게 사장님.

시안 여행 중 짧았지만 기억에 남은 순간이었다.




맛있어 보이는 사과 다섯개를 10위안 (한화 1700원) 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고 

과일가게 사장님의 친절함에 흐믓함은 덤으로 얻어 기분좋게 호스텔로 향했다.


미션 3도 클리어~!




룰루랄라 사과봉지를 들고 호스텔로 향하는 길.

여기저기 둘러보며 골목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어디선가 심상치 않은 포스가 풍겨온다.




그 포스에 이끌리듯 들어간 곳은 바로 미용실이었다.




미용실의 벽에 걸려있는 사진.

심상치 않은 포스를 뿜뿜 풍기고 있었다. 




액자 속 사진의 주인공은 이 미용실의 사장님이자 헤어 디자이너인 바로 이분!! 


원래 오늘의 미션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 헤어컷이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머리를 잘라보기로 결정했다.


즉흥적으로 결정한 중국에서의 첫 헤어컷!!!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의 국적이 모호해지기 시작했다... ㅋㅋ 



이 헤어컷에는 슬픈 전설이 있어....

사람들이 나에게 중국말로 길을 물어오던 시점이 아마 이때부터... ㅋㅋㅋㅋㅋㅋㅋ


한껏 중국스러워진 내 머리.... ㅋㅋㅋㅋ

그래도 시원~ 하게 자르니 기분은 좋았다.


알고보니 나와 동갑이었던 사장님....ㅋ 

대성하시길!!!!!!!!!!!!!!!!!!!!!!!!!!!




시원해진 머리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골목길을 따라 걷다보니 

한국과는 다른 새로운 풍경들이 하나 둘 씩 눈에 들어온다.


무슬림들이 쓰는 모자인 카타야를 쓴 사람들,

여기저기 보이는 칭쩐 식당들, 거리에 놓여져 있는 코인 세탁기,

그저 모든 것들이 새롭게 느껴졌다.




호스텔 주변 골목을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보니 핸드폰에서 카톡이 울린다.


"까똑 까똑~"





"오빠!! 나 시안 도착했어~!"



다음편에 계속!!


 [+022일] 두 달만의 재회! 회족거리 꼬치구이, 분위기 있는 시안의 밤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