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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 여행 Travel

[세계여행 +018일] 지구에서 가장 긴 성벽 만리장성. 어릴 적 꿈을 이루다!!

4월 17일


오늘은 베이징에 오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인 '만리장성'에 가는 날!!

맨날 만리장성에 짜장면만 시켜먹던 나에게 진짜 레알 만리장성에 가는 날이 실제로 올 줄이야...

오늘은 내 인생에서 가히 역사적인 날이라고 할 수 있는 날이다.

어릴적 부터 말로만, 사진으로만 보아오던 만리장성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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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에 간다는 들뜬 마음에!! 

그리고 만리장성 까지 버스로 왕복 세 시간을 이동해야 하기에

평소보다 일찍!! 일곱시 반에 기상해서 후다다닥 준비를 하고 호스텔을 나섰다.


만리장성은 버스 왕복 3시간, 입구부터 북 12루 까지 걸어서 간다면

대략 2시간에서 길게는 4시간이 소요되므로, 늦어도 아침 9시 쯤에 877번 버스를 타는 것이 좋다.

만리장성에서의 막차는 시즌에 따라 시간이 바뀌지만 4시 반, 5시 이므로

만리장성에 오르기 전에 막차시간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어제 호스텔 직원 덕택에 알게 된 칭펑 빠오즈에 들려서 찐빵과 옥수수를 사고,

근처 편의점에서 미리 마실 음료와 물도 구입했다.


만리장성은 굳이 투어를 끼지 않아도 혼자서 쉽게 찾아갈 수 있다.

투어를 끼고 가면 대략 3~5만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되는데,

혼자서 찾아 갈 경우 버스비 왕복 12위안(2018년 4월 기준, 베이징 교통카드 이용 시),  

입장료 40위안 총 52 위안, 한국 돈 8500원에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다.


베이징에서 보통 만리장성을 간다고 하면, 

 팔달령(八达岭 빠다링), 모전욕(慕田峪 무톈위) 에 있는 만리장성을 가게 되는데

나는 교통편도 비교적 편하고, 가장 유명한 팔달령 만리장성을 가보기로 결정했다.




팔달령 만리장성에 가기 위해서 첫 번째로 향해야 할 곳은 지하철 2호선 적수담역(积水潭 찌쉐이탄) 이다.

적수담(积水潭站) 역에서 내려 B2 출구로 나가면

만리장성으로 가는 877번 버스가 있는 덕승문(德胜门) 버스정류장 까지 가는 통로가 나온다.


바로 이 적수담역에서 부터 덕성문 사이의 길이 가장 악명이 높은데

가짜 버스는 물론, 택시 기사들이 버스가 없다며 택시를 타고 가라는 둥 다양한 방해공작이 펼쳐진다.


다행히 내가 갔을 당시에는 경찰들도 군데군데 배치되어있고,

호객행위가 그렇게 심하지는 않았다.


다만 덕성문 정류장 까지 가야하는 사실도 알고,

블로그에서 사진으로 몇 번이나 확인했는데도, 

가짜 정류장이나 호객꾼의 거짓말 때문에 조금 헷갈리기는 했다.




이렇게 10미터 간격으로 안내문이 붙어있다.

안내문을 따라 쭈욱 쭈욱 10분 정도 걷다보면 덕성문이 보이고,

길을 건너 덕성문으로 가면 877번 버스를 탈 수 있는 정류장이 있다.


통로와 덕성문 정류장 사이에 큰 도로가 있는데,

횡단보도도 없고, 길을 조금 돌아서 가야한다.

여기서 부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만리장성에 가는 사람들이므로

사람들이 가는대로 뒤를 졸졸 따라가면 된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한 시간이 9시 반 쯤 이었는데, 줄이 길기는 했지만 예상했던 것 보단 길지는 않았다.

사람이 차는데로 버스가 출발하고 바로 다음버스가 바로 와서 승객을 싣기 때문에,

10분 내로 버스에 탑승할 수 있었다.


버스 요금은 교통카드 이거나, 현금만 받는다.

잔돈은 버스 승무원이 거슬러 주므로 큰 단위의 지폐라도 상관없다. 

단 현금은 반드시 지참하자!!


여기서 좋았던 점은 새치기를 철저하게 단속했었다.

아줌마 아저씨들이 은근슬쩍 새치기했는데, 승무원이 보더니 젤 뒤로 보내버렸다!! 

통쾌 상쾌 쾌쾌쾌!!!! 속이 다 시원했음.




버스를 타고 가면서 승무원이 만리장성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해주고,

도착해서 어떻게 하면 되는지 중국어로 열심히 설명해준다.


전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중간중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도 공부한 보람있어!! ㅋ




약 한 시간 쯤 버스를 타고 가면 창 밖으로 만리장성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창밖으로 보이는 구간은 팔달령 만리장성의 구간은 아닌 듯 했지만, 

중간중간 사람들이 보였던 걸로 보아, 다른 구간의 만리장성인 듯 하다.




버스에서 내리면 열심히 안내해주던 가이드 분이 

승객들을 이끌고 매표소로 향한다.


이 매표소는 슬라이딩카, 입장권의 통합표만 판매하는 곳이다.

슬라이딩카를 탈 사람은 여기에서 슬라이딩카표, 입장권을 구매하면 되고,

나처럼 걸어 갈 사람은 이곳을 지나쳐서 가면 된다.


슬라이딩카의 가격은 왕복 100위안, 편도 80위안.

만리장성의 입장료가 성수기 기준 40위안 인데.. 배보다 배꼽이 크다.




슬라이딩카 매표소를 지나서 위로 조금 올라가다 보면 건물 안쪽으로 들어가라는 이정표가 보이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매표소가 또 하나 있는데, 이 곳은 단체표를 파는 곳이므로 

무시하고 표지판이 안내하는대로 오른쪽 통로로 올라가면 된다. 


슬라이딩카를 탈 사람은 건물로 들어가지말고 그대로 쭈욱 올라가면 

곰공원이 나오는데, 곰 공원 꼭대기에 슬라이딩카를 타는 승강장이 있다.




건물 입구에서 사 먹은 양꼬치!

 10위안에 6꼬치니까 관광지치고 나쁜 가격은 아니다.


그리고.. 여기서 고기를 충전하고 간 게 천만다행이었다

나는 이때까지만 해도 만리장성을 조금 얕보고 있었다.




건물 안 쪽 통로를 올라와 사람들이 가는 방향으로 따라

약 10~15분 정도 걸어 올라가다 보면 만리장성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고,

커다란 관문을 지나면 드디어 만리장성의 입장권을 살 수 있는 매표소가 나온다.




만리장성의 입장료는 성수기 기준 40위안, 비성수기 기준 35위안 이다.

다른 관광지와는 다르게 성수기와 비성수기 요금의 차이가 크게 나지는 않는다.

다만 학생증을 지참 시 반값으로 할인이 되니, 학생증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지참하자! 

(나도 학생이고 싶다.... ㅠㅠ)


그래도 만리장성이라는 명성에 비해서는 저렴한 가격이다.

중국의 다른 지역의 관광지들은 200위안(한화 34000원)에 육박하는 입장료를 받는 곳도 많다.




만리장성 입구를 지나자마자 바로 한 가지 결정을 해야한다.

왼쪽으로 갈까, 오른쪽으로 갈까 인데,

왼쪽은 마오쩌둥의 호한비가 있는 남성(南城)이고, 오른쪽은 북성 (北城)으로 가는 길이다.

나는 이때 당시만해도 ‘까이꺼 북성갔다 남성가지 뭐’ 라는 생각으로

오른쪽으로 꺾 북성 방향으로 향했다. 


옛말에 이런 말이 있다.

'어리석은 자, 몸이 고생한다... '


워너원이 부릅니다. '나야 나~!'




호한비는 '만리장성에 오르지 않으면 사나이가 아니다.(不到長城非好漢)'

 마오쩌둥이 만리장성을 다녀간 뒤 직접 썼다는 글씨를 새겨둔 비석인데,

북성에서도 호한비를 볼 수는 있다. 다만 접근은 할 수 없고 

오리지널 비석인지 아닌지 역시 모르겠다.




월요일이니까 별로 사람이 없을 줄 알고 일부러 월요일에 온 건데,

아주 큰 착각 이었다. 

중국의 관광지는 사람이 적은 곳은 없다.

많냐, 아주 많냐, 무진장 많냐 이 세 가지로 구분된다.



그리고 팔달령 만리장성에는 아주 아주 많은 관광객이 있었다.




만리장성은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리장성(万里长城)이 아니라 만리장산성(万里长山城)이라고.


팔달령 구간의 만리장성은 산을 따라 지어진 산성이기 때문에,

생각했던것 보다 경사가 가파른 곳이 많았다.


그리고 심지어 30도 이상의 각도라고 느껴지는 곳에도

계단이 없는 곳도 있으며, 

계단이 있더라도 걸어 올라가는게 아니라 기어서 올라가야 한다.




그리고 오르면 오를 수록 점점 사람이 많아지는데, 북 8루(北八楼)에서 정점을 찍는다.

이유는 케이블카 승강장이 북 8루 조금 아래에 있기도 하고,

북 8루가 북성에서는 가장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6루 부터 조금씩 정체가 시작되다가 7루 부터 8루 사이는 그냥 THE 정체다.




가장 꼭대기인 8루에서 펼쳐지는 풍경.

너도나도 북 8루 표지판을 밟고 올라서서 사진을 찍는다.


유명한 관광지에 왔으니 사진을 남기는 건 당연한 거지만, 

낙서되어 있는 표지판, 너도나도 밟고 올라간 턱에 흔들흔들 위험하게 흔들리는 비석.

질서는 찾아볼 수 없었고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풍경이었다.


만리장성은 관광지이기 이전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문화재이다.

이 곳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의식수준도 중요하지만, 

안전사고, 문화재 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통제가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씁쓸한 풍경을 뒤로하고 달콤한 찐빵타임을 가졌다. 

식기는 했지만 넘나 맛있는 것... ㅠㅠ


찐빵을 다 먹고 그제서야 시야를 멀리두고 보니 성벽이 정말 길게도 뻗어있다.

정말 딱 한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얼마나 싫고 미웠으면 이렇게 까지 길고 높게 성벽을 쌓았을까?'


팔달령 성벽의 구간은 굳이 이렇게 높게 성벽을 쌓지 않아도 

높은 경사때문에 쉽게 넘어올 수 없는 곳이었을 것이다.

이 높은 성벽의 의미는 대체 무엇일까?

 



찐빵을 먹고 잠시 감상에 빠져있다가 곧 다시 고민에 빠졌다

뒤를 돌아 남성 쪽으로 향할 것인지, 북성의 마지막 구간까지 가 볼 것인지.

얼핏봐도 한 시간 이상 걸릴 것 같은 꽤 먼거리인데...

이왕 온 김에 끝까지 가보자! 라는 생각에 북성의 끝까지 가보기로 했다.


그리고 등장한 엄청난 각도의 계단들...

지금까지 등장하지 않았던 각도의 계단들이 하나 둘 씩 등장한다..

이런 계단들이 등장할 수 록 점점 사람들도 줄어든다.

보이는가... 계단의 크기와 각도...


계단을 기어올라 갔다.

이 계단들을 걸어 올라가려면 최소 서장훈 정도 키가 아니면 불가능...




고생 끝에 낙이 있다더니, 이게 웬일!!!! 

사람이 없다!!! 만.리.장.성에!!


 이 틈을 놓칠까  재빠르게 카메라를 셋팅하고 건진 사진!!! 

만리장성에서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으리라고 정말 1도 생각 못했었는데

고생한 두 다리 덕택에 인생샷 하나를 건질 수 있었다.




카메라로 줌을 땡겨서 본 북 8루.

여전히 엄청난 인파가 8루에 몰려있다.


8루에서 보는 풍경도 멋지지만,

 복잡한 8루를 지나 한적한 만리장성을 걸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었다.




열심히 한 시간 동안 걷고 기었더니

드디어 눈 앞에 북성의 마지막 성루인 12루가 보인다... (누...눙물... 좀..)




 북성의 마지막 성루인 12루에 도착!

8루 부터 한 시간 정도가 걸렸는데, 

사람도 적고 풍경도 예뻐서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을 정도로 힘들진 않지만, 엄살 조금 보태서 힘들긴 힘들다..




북 8루의 비석과는 비교되는 사진.

여기에서는 마음놓고 인증샷을 찍을 수 있었다.


진짜 끝판왕은 북 12루!!




Its 간식 타임~ 


열심히 걸으면 당 충전은 필수!!

오늘의 당충전 요원들은 초코파이와 옥수수.




오리온에서 탐낼만한 사진 아닌가!!? 

초코파이의 중국이름은 好丽友派 (하오'리'요우'파이, 번역하면 짱짱맨 아름다운 친구 파이) 이다.


아마 2018년 초코파이가 들어간 사진 중 베스트 사진이 아닐까라고 혼자 망상하며 즐거워했다.

오리온 사장님 연락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직도 버리지 못한 미련)




계단에 앉아서 멍~하니 풍경을 감상하고 있는데 

여섯 살 정도 되어 보이는 꼬마가 폴짝! 폴짝!! 뛰어서 아빠보다 먼저 12루에 올라왔다.

아빠랑 같이 만세하면서 인증샷 찍길래 귀여워서 나도 찍었는데


'저 사람 왜 우리 찍어?' 하면서 아빠한테 짜증냈다.. 

미안... ㅠㅠ 아저씨가 너무 귀여워서 찍었엉... 아저씨가 주책이다.. 미안.. ㅠㅠ




자 이제 다시 입구까지 돌아가야 하는데 


'막막하다..  아몰랑 막막...


다시 두 시간을 걸어서 그 엄청난 경사의 계단들을 넘을 생각을 하니

막막하기만 하다... 자신있게 북성 갔다가 남성!!!! 은 개뿔... 짱 힘들다... ㅠㅠ




 막막해 하면서 걷고 있는데 성벽 한쪽에 작은 문이 하나 보인다.

천국의 문인가 싶었다... 문이 저토록 반짝거리게 보이는 것은 처음...


안 그래도 요 몇일 하드하게 걸어다녀서 좀 힘들었는데,

남성은 다음을 기약하고, 오늘의 만리장성 투어는 여기까지 하는 걸로!

"때로 포기는 빠를수록 좋습니다. 하하하..."




문을 나오니 슬라이딩카 승강장이 보인다.

길을 따라 내려가니 다른 블로그에서 보았던 곰공원이 북 12루 쪽에 있었다.

너무나도 척박한 환경... 

아마 대부분 나와 같은 생각을 할 듯하다. 곰들이 너무 불쌍했다..




주차장 쪽으로 다시 내려와서 무료로 만리장성 등성 인증서도 받고!

사진은 유료라길래 쿨하게 패스하고!!!


다시 877번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막차시간이 성수기에는 5시, 비 성수기에는 4시 반이라고 적혀있는데,

반드시 막차시간을 잘 체크하고 가시기를! (다시 한번 강조)




다시 덕승문에 도착해서 버스카드를 찍을 때 재빨리 찍은 사진 

12위안이 6위안으로!! 꿀꿀꿀!!! 꿀입니다. (2018년 4월 기준)


 이카통 구입해서 저렴하게 다녀옵시다 ~!!



다음으로 향한 곳은 

이틀 전 인민대학의 샤오미매장이 생각했던것 보다 크기가 작아서, 

매장 직원에게 "베이징에 가장 큰 샤오미 샵이 어디있어요?" 라고 물어봤더

가르쳐 준 오채광장의 샤오미매장이다.

기승전 샤오미 매장 같지만



다음편에 계속!


[세계여행 +018] 베이징에서 가장 큰 샤오미 매장이 있는 오채성 쇼핑센터(五彩城购物中心) feat. CG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