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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038일] 중국 둔황의 양꼬치에는 특별한 비밀이 숨어있다?!

막고굴 관광센터에서 막고굴에 대한 영상을 보는 것 부터 시작해서, 이동 시간, 막고굴 가이드 투어, 개인적인 막고굴 외부 구경까지 총 다섯시간 정도를 막고굴을 구경하는데 써버린 하루. 막고굴 주차장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타면 다시 막고굴 관광센터에 내려주는데, 관광센터에서 기차역이 얼마 멀지 않은 거리에 있길래 걸어서 기차역으로 향했다.


여담이지만 바로 전에 쓴 포스팅이 다음 메인 페이지에 걸렸다. 방문객이 하루에 4000명이나..! 기쁘기도 하지만 조회수 4000에 무플.... 실화? ㅋㅋㅋ 그래도, 좋아요 20개 넘게 받아서 기쁘다! 더 열심히 써야징~! 그리고 현재 한국 강원도 지역에 산불이 나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 일 분, 일 초라도 빨리 산불이 진화되어 피해가 조금이라도 줄어들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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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038일] 입장료만 37000원!? 중국 불교 건축의 끝판왕 둔황 막고굴.





세계문화유산 막고굴로 가기 전, 영상을 통해서 막고굴에 대한 기본지식을 익힐 수 있었던 막고굴 관광센터. 중국 정부가 얼마나 많은 돈을 투자했는지 느껴질 정도로 막고굴의 관광시스템은 잘 짜여져 있었다. 물론 그만큼 티켓도 비싸다는게 함정. ㅋㅋ 




막고굴 관광센터를 나와서 기차역 방향으로 걸어갔다. 근데 내가 왜 그랬을까. 왜 가깝다고 생각했을까? 중국에 온 지 벌써 한 달이 넘었는데 왜 그랬을까...




텅 빈 인도를 따라서 빠른 걸음으로 걸어도~ 걸어도~ 금방 도착할 줄 알았던 기차역은 보이질 않는다. 십분 정도 걸으면 나올 줄 알았는데... 바이두 맵으로 시간이나 체크해보고 갈껄 ㅠㅠ




경보 수준으로 빠르게 20분을 넘게 걸어서야 기차역 입구에 도착했다. 평소같으면 그냥 저냥 불평없이 걸을 거리였는데, 이미 막고굴에서 4시간 가량을 열심히 돌아다닌 덕분에 다리가 피곤해질대로 피곤해져 있는 상태라서 거리가 더 길게 느껴졌다.




내가 기차역에 온 이유는 내일 모레 중국 신장자치구의 성도(省都)인 우루무치로 가는 기차표를 구입하기 위해서이다.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도 되지만, 기차역에 온 이유는 기차 침대칸의 가장 아래 침대칸인 씨아푸(下铺)를 차지하기 위해서이다. 벌써 여러 차례 등장한 씨아푸. 매우 중요함! ㅋㅋ




둔황에 도착한 첫 날에는 정신이 없어서 역의 사진도 제대로 못 찍었는데 지금 와서 다시보니 역사의 규모도 클 뿐더러, 지은지도 얼마 안 되어보이는 새 건물이었다. 중국 둔황의 도시 크기에 비하면 굉장히 큰 규모의 역사. 이 역시 중국 정부가 둔황을 관광도시로 더욱 성장시키려는 계획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상은 이쯤에서 마치고, 기차표를 사러 매표소 안으로!




이 곳이 매표소 내부.


전에도 여러번 중국의 기차 시스템에 대해서 언급했었지만, 중국의 기차는 노선, 기차 편성 수, 기차의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고 잘 짜여져 있고, 인터넷을 이용한 예약도 편리하기 때문에 도시와 도시 간의 장거리 이동은 버스보다 기차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단!! 미리 예매를 하지 못해 기차역에서 표를 구매해야 하는 경우에는 알아두어야 할 중요한 정보가 있는데, 바로 매표소의 직원들이 거의 영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이다... ㅎㄷㄷ 그러므로 자신이 타야 할 기차의 날짜, 기차 번호, 시간, 인원 수를 미리 메모장에 적어서 매표소의 직원에게 보여주는 것이 좋다. 매표소 직원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대기시간이 길어질 경우, 뒤에 있는 중국사람들이 마구마구 새치기를 시전하니 주의 할 것..!


  인터넷으로 예약시에는 취날닷컴(qunar.com)을 이용하면 수수료가 붙지 않아 기차역에서 사는 것과 동일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지만, 중국 휴대폰 번호와 위챗페이나 알리페이같은 온라인 결제 수단을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단기 여행객은 이용하기 어렵다. 그리고 중국어를 어느정도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핸디캡까지 있다. 


중국어를 읽을 수 없거나, 단기로 여행을 할 경우에는 트립닷컴을 이용한 예매 방법밖에는 없는데, 예약 한 건 당 수수료가 꽤 붙는다.

 



이 번에도 다행히 어렵지 않게 씨아푸를 손아귀에 넣을 수 있었다. ㅋㅋ 


기억하자!! 중국 기차는 씨아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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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동생, 형, 아우들. 중국 기차는 '나'만 기억하면 돼요. 중.기.씨." 



죄... 죄송... ㅋㅋㅋ 





오늘의 목적인 씨아푸를 무사히 획득했으니, 다시 버스를 타고 둔황 시내로 고고!




돌아오는 길에 이제는 떠나고 없는 중국친구 무찐이가 추천해 준 杏皮水(행피수, 살구 껍질을 달여낸 물) 를 마셔봤다. 몸의 열을 내려주는 작용을 해서 입술에 부르튼 거에 도움이 될 거라며. 행피수는 중국 둔황 지역에서만 마시는 지역 특색의 음료라고 한다.




행피수를 쪽쪽 빨며 도착한 호스텔. 안 그래도 피로가 쌓여있는 상태였는데, 너무 오래 걸었더니 다리의 피로감이 최고치에 달했다. 호스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요즘 왜 이렇게 피로가 쌓였나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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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누적.. 모래 바람... 입술터짐.. 다리통증... 나에게 필요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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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병통치약 양꼬치!!!!!!!  ㅋㅋㅋㅋ


 

말보다는 행동을 빠르게!! 양꼬치를 먹기로 결정하자마자, 호스텔의 리셉션 스태프에게 양꼬치를 잘한다는 집을 하나 추천받았다. 그리고 바로 나갈 채비를 했다.




호스텔 문을 뙇!!! 열고 나왔는데, 거리에 하늘에 뿌옇게 황사가 뙇!!!!!!!!!!!!!


와.. 정말 마스크 안 하면 콧구멍과 폐에 모래가 가득 찰 기세였다. 한국의 미세먼지는 중국에서 건너온 이웃나라 친구 같은 느낌이라면, 둔황의 황사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막에서 날라오는 옆 동네 친구 같은느낌..? 고기로 치면 생고기. 아주 후레쉬한 황사였다.




도시 전체가 황사에 뒤덮여 있는 모습. 


미세먼지가 황사보다 더 안 좋다고는 하지만, 둔황의 황사는 마스크 없이 다니면 폐가 모래주머니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스크 대신 얇은 넥 워머를 장착하고 오늘의 목적지인 양꼬치 식당으로 향했다. 윗 사진에서 신호등이 뿌옇게 찍힌 건, 황사의 위엄.. ㄷㄷㄷ




황사가 심해서인지 야시장의 야외 테이블도 텅텅 비어있었다. 아마 오늘 같은 날 밖에서 먹으면 모래 반에 양고기 반 확정.




오늘의 목적지. 나의 피로를 뻥 뚫어 줄 양꼬치가 있는 곳!!! 이름하야 원조 신장 양갈비구이 전문점 본점 (正宗新疆老马烧烤羊排总店)


우리나라에서도 닭갈비, 부대찌개 골목을 가면 너도나도 간판에 원조라고 써 놓았듯이, 이 골목의 양꼬치 전문점들도 대부분 간판에 ‘正宗'(중국어로 원조를 뜻함) 이라고 쓰여있다.




양꼬치를 먹을 생각에 들떠있는 나의 시선과 발걸음을 사로잡은 풍경이 있었으니. 그 것은 바로 식당의 한쪽에서 열심히 양꼬치를 굽고 있는 양꼬치의 장인의 손 기술!!! 손이 너무 빨라서 사진으로는 찍을 수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아래 동영상도 첨부했다. 장인의 기술을 감상해 보시길..





침에 입이 고인다... 아니... 입에 침이 고인다...ㅠㅠ 




자리에 앉아서 양꼬치 5개와 야채꼬치 10개를 주문하고 맥주도 한 병 주문했다. 


메뉴판을 보면 5串起考,10串起考 라고 적혀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적혀있는 숫자가 최소 주문양이다. 羊肉串(양꼬치) 는 5꼬치 이상, 羊肉串小(작은 사이즈의 양꼬치) 는 10꼬치 이상 주문해야 한다는 뜻. 그리고 중국의 식당답게 마지막에 매운맛의 정도를 물어보는데, 한국사람의 입맛에는 '웨이라(微辣, 살짝 맵게)'가 가장 적당하다.





가장 먼저 나온 간쑤성 란저우의 맥주 브랜드인 황하왕 맥주. 


밍밍하지도 않고, 너무 쓰지도 않으면서, 적당히 향을 가지고 있는 맛있는 맥주이다. 칭다오를 포함, 중국의 맥주들은 생각 이상으로 맛이 좋다.




오!! 그런데 병뚜껑을 보니 뜻 밖의 5 위안 당첨!!!!! 


"총각 우린 그런거 안 키운다우" 라는 주인 아주머니의 대답에 바로 쓰레기통으로 직행~ㅠㅠ





5위안 당첨이 물거품으로 되어 잠시 시무룩하고 있던 사이, 자태를 드러낸 오늘의 주인공 양꼬치!!!


한 꼬치에 8위안 (약 1300원) 의 저렴한 가격. 꼬치 하나하나의 크기도 크고, 고기도 두툼~!! 한국의 양꼬치와는 다르게 양념을 입혀서 굽는 것이 중국 양꼬치의 특징!! 거기에 중국 둔황의 양꼬치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자 신의 한 수가 있는데!!


그 것은 바로바로!!




양꼬치 사이에 지방이 한 점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점이 양고기 러버들의 호불호를 가르게 되는데, 양고기를 먹지만 양고기 특유의 향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최악의 한 점이 될 것이고, 양고기 특유의 향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한 점이 된다. 


물론 나는 양고기 특유의 향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양지방 한 점에 맥주 세 모금 씩은 마신 것 같다. 한입 깨물 때 쏟아져 나오는 양의 지방.... 지금 시간이 새벽 한 시인데.. 치... 침에 입이 고이고 있습니다.. ㅠㅠ




주르륵 흘러나오는 양의 지방과 잘 구워진 양고기가 너무 맛있어서 어깨춤을 추며 먹고 있는 사이, 야채꼬치도 등장! 야채꼬치는 한 꼬치에 2위안이고, 종류에 상관없이 10꼬치만 주문하면 구워준다.




순서대로 팽이버섯, 가지, 마늘, 말린두부. 양꼬치에는 역시 마늘이 최고다. 피로가 풀린다 풀려!!!!




그리고 추가로 주문한 맥주 한 병. 


근데... 달다. 그것도 매우. 맥주 맛이 안 날 뿐더러, 알콜의 기운도 느껴지지 않는다.. 뭔가 이상해서 주인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이거 맥주가 아니라 음료수란다. 이미 병뚜껑도 연 상태라 교환도 안됨. 털썩....


'西凉姜啤' 라고 적혀있어서, 맥주인 줄 알았는데 진저에일이었음. 자매품 '西凉果啤' 라고 적혀있는 아이도 맥주가 아니니, 여러분은 양꼬치에 음료수 드시는 일이 없으시길 바라며 오늘의 포스팅은 끝!!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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