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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 여행 Travel

[세계여행 +038일] 입장료만 37000원!? 중국 불교 건축의 끝판왕 둔황 막고굴.

느긋해도 너~무 느긋한 둔황의 버스 덕분에 조금 지각을 해버렸지만, 무사히 막고굴 입구에 도착하여 한국어 가이드분과 만나 막고굴 투어를 진행할 수 있었다. 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중국의 세계문화유산인 막고굴의 내부는 개인 관람이 불가능하다. 개인적으로 티켓을 구매할 수 는 있지만, 입장료에 가이드비용이 포함되어 있고, 가이드를 동행 해야지만 막고굴 내부를 구경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외부는 자유관람 가능)


그나저나 입장료만 220위안... 한화로 약 37000원.. 에버랜드 청소년 자유이용권이랑 가격 같음... 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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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038일]중국 둔황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막고굴(莫高窟)





중국에서도 좀 잘나간다는 세계문화유산인 만리장성(40위안), 자금성(60위안) 조차 100위안을 넘지 않는 가격이었는데, 막고굴의 입장료가 220위안이라니.. 하루 3만원 정도의 예산을 잡고 여행을 하고 있는 나에게는 엄청난 예산 초과였다. 


하지만 둔황까지 와서 막고굴을 안보고 갈 수는 없는 노릇아닌가! 하루 전날 막고굴 홈페이지에서 큰 맘먹고 입장료 220위안을 결제하고 티켓을 예약해 두었다.




막고굴 내부로 들어와 처음으로 들어간 굴은 94번 굴. 


위의 사진과 같이 막고굴의 모든 석굴의 입구는 자물쇠로 잠겨져 있어서 혼자서는 석굴 내부로 들어갈 수 없다.




잠겨있는 자물쇠는 동행하는 가이드가 굴에 들어 갈 때마다 자물쇠를 열고, 나오면서 다시 잠그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막고굴 내부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있다. 꽤나 엄격하게 통제하는데 사진을 찍다가 걸리면 가이드가 지켜보는 가운데 삭제를 해야한다. 나는 착한 어른이라 시도도 하지 않았지만, 다른 중국인 관람객들은 사진 찍다가 걸려서 가이드에게 혼나는 사람들이 꽤나 있었다. 가이드들 막 소리지름. 무서움. 


오늘의 교훈은 하지 말라면 하지 말기~!




그리고 두 번째로 들어간 막고굴 96번 굴. 막고굴의 대표하는 걸작이자 막고굴의 마스코트 같은 존재로 9층 탑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당나라 초기에 만들어 졌다고.




막고굴은 총 500개가 넘어가는 석굴이 존재하기에 굴을 하나하나 전부 다 관람할 수 없다. 그래서 가이드에 따라 관람하는 굴의 종류와 수가 조금씩 달라지게 되는데, 이 96번 굴 만큼은 막고굴을 방문한 모든 관람객이 거쳐간다. 때문에 자물쇠를 걸어 놓을 틈이 없이 관광객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곳이다.




막고굴 96번 굴의 내부 구조.




그리고, 96번 굴 미륵대불의 실제 모습이다. 

(내부 촬영이 불가능했던 관계로 바이두에서 이미지를 가져옴.)


크기 35.5 미터의 대불로 굴에 들어서는 순간 그 엄청난 크기에 외 마디 감탄만이 쏟아져 나온다. 아무것도 없던 절벽을 깍아서 커다란 굴을 만들고, 그 안에서 다시 절벽을 깍아 커다란 불상의 기초를 만들어 그 위에 점토를 발라서 완성되었다고 하니, 얼마나 오랜 세월이 얼마나 많은 자본이 들어 갔을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인상 깊었던 96번 굴. 동행한 가이드의 훌륭한 한국어 해설 덕분에 더욱 인상깊었던 것 같다.




이후 96번 굴을 포함해서 대략 10개 정도의 굴에 들어 간 듯 하다. 가이드의 한국어 실력이 좋을 뿐만 아니라, 궁금한 것을 질문하면 망설임 없이 대답해 주었다. 거기에 더 좋았던 점은!!! 


투어 손님이 나밖에 없어서 개인 투어였다는 것! ㅋㅋㅋ 


중국어나 영어는 워낙에 관광객이 많아서 시간대 별로 10~20명 정도의 관광객이 함께 그룹투어로 막고굴을 관람하는 모습이었는데, 이 날의 한국인 관광객은 나밖에 없었다고.. ㅋㅋ  




그리고, 이 날 들어갔었던 동굴 중 인상깊었던 또 하나의 굴이 있었는데, 막고굴의 보물창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16, 17번 굴이었다. 당나라 말기에 만들어 졌다는 이 동굴에는 한 가지 재미있는 스토리가 있다.




 사진에서 보이는 오른쪽 17번 굴이 바로 '장경동(藏经洞)' 이라 불리우는 굴이다.

(역시 사진촬영이 불가능한 관계로 바이두에서 이미지를 가져옴.)


때는 바야흐로 1906년 청나라 광서제 3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막고굴을 관리하고 있던 왕씨 성을 가진 왕 도사는 현재 16굴로 불리우는 이 곳을 청소하다가, 우연히 봉인되어 있던 17호 굴을 발견하게 된다. 벽을 부수고 찾아낸 그 곳에는 50000 여점 이상의 불교 경전, 기록, 악기, 그림 등이 있었는데, 이 것들의 가치를 모르던 왕도사는 중요한 불교서적들의 대부분을 헐 값에 외국인 탐험가들에게 팔아버리고 만다.




그 중에는 신라의 고승 혜초스님의 왕오천축국전도 포함되어 있는데, 왕 도사님 덕분(?)에 지금은 파리 국립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다고. ㅂㄷㅂ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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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이그~~~~!!!!! ㅋㅋㅋㅋ





한 시간 남짓한 시간동안 열심히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돌아본 막고굴. 


 사진촬영도 할 수 없고, 가이드의 동행없이는 내부에도 들어갈 수 없지만, 37000원 이라는 돈이 결코 아깝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투어가 끝나고 난 뒤에 왜 그리도 까다로운 조건을 걸어두었는지 비로소 이해가 갔다.




한 시간 동안 열심히 설명해준 한국어 가이드와 함께 사진도 찰칵~! 한국어가 너무 유창하길래, 한국에서 공부를 했냐고 물어봤더니, 중국에서 한국어 전공을 했다고 한다. 지금도 계속 가이드를 하시는지 모르겠지만, 덕분에 너무 즐겁게 막고굴을 둘러볼 수 있었다.


후에 인도 아잔타, 엘로라 석굴을 갔을 때에도, 막고굴에서 가이드 분께 들은 내용을 떠올리며 봤더니, 한층 더 재밌게 볼 수 있었다. 그나저나 인도 여행기는 언제 쯤 쓸 수 있을까.. ㅠ





인도 얘기는 막막하니 접어두고.. 중국의 유명한 허브티 왕라오찌(王老吉) 이야기로!


최근에 열심히 돌아다닌 탓인지, 피로가 누적된 탓인지 입술이 부르터 딱지가 앉았다. 여자친구가 그럴 땐 열을 가라앉히는 허브티를 마셔야 한다며, 중국 허브티인 왕라오찌를 마셔보라고 추천해줬다. 처음엔 뭔가 오묘한 맛이지만.. 마시다보면 자꾸 마시게 되는 묘한 맛이라는 짧은 소감과 함께 잠담 끝. ㅋㅋㅋ




묘한 맛의 허브티, 왕라오찌로 목을 축이고, 혼자서 막고굴 외부를 둘러봤다.


아, 그리고 한 가지. 굉장히 인상 깊었던 막고굴인데, 아쉬운 점이 있었다. 바로 위의 사진과 같이 동굴의 입구들을 전부 콘크리트로 덮어버린 것이다. 물론 동굴 내부의 벽화나 나무로 만든 불상들의 보존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막고굴의 외부는 본래의 모습을 많이 잃게 된 것 같아 아쉬웠다.




막고굴의 외부는 대부분 콘크리트로 덮여져 있었지만, 위의 사진과 같이 군데군데 벽화가 그려져 있던 세월의 흔적도 찾아 볼 수 있었다. 




일부 석굴들은 작은 구멍이 뚫려져 있거나, 입구가 철망으로 되어있어서, 외부에서 내부를 조금이나마 들여다 볼 수 있다. 그리고 동굴의 번호판에는 동굴이 만들어진 시대와 시기도 간략하게 적혀져 있었다.




콘크리트로 덮여있지 않았던 몇 안되는 석굴. 외부의 벽화도 보존상태가 꽤 좋은편이었다. 




끝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엄청난 규모의 막고굴.




인도의 아잔타, 엘로라 석굴과는 달리 나무로 만든 외부 건축물, 그리고 목재 불상들을 볼 수 있는 것이 막고굴의 특징. 목재 불상들의 보존도도 상당히 좋은편이다.


가이드와 함께 막고굴을 돌아보며 들은 이야기인데, 초기에 만들어진 불상들의 얼굴이 굉장히 서구적이라고 한다. 이유는 '조각상' 이라는 개념이 그리스에서 넘어왔기 때문이라고. 실제로 막고굴 초기에 만들어진 불상들을 보면 오똑한 콧날, 부리부리한 눈의 서양적인 얼굴을 하고 있다.




막고굴의 외부를 처음부터 끝까지 둘러보니 약 한 시간 정도가 더 걸렸다. 


오늘의 막고굴 투어는 여기서 끝!!!!!!




그리고 다시 시작된, 다 된 막고굴에 나 뿌리기 시간. ㅋㅋㅋㅋ




뿌뿌뿌~ 뿌리고




열심히 뿌려주면 진짜 끝!!!! ㅋㅋㅋ




끝난 줄 알았더니, 갑자기 이게 왠 해괴망측한 사진이냐며 인터넷 창을 끄려고 하는 분들이 많을텐데.. 이 것이 바로 둔황 막고굴 의 권장 패션이자 꿀팁 중 하나이다. 


둔황의 초기 포스팅에도 언급했지만, 둔황은 건조한 사막지대이기 때문에, 바람이 불면 곧 황사로 이어진다. 둔황 막고굴을 방문할 때에는 황사로 부터 눈을 보호할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꼭! 꼭! 챙겨가자.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눈뜨기도 힘들고, 숨쉬기도 힘들어진다.




오후 3시 쯤, 어느정도 관광객이 빠져나가 한산해진 막고굴의 모습.




관람객이 방문할 수 있는 막고굴의 범위를 지도로 만들어 놨는데, 너무 길어서 4등 분 해야 다 들어가는 사이즈. 삼겹살인줄...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서 9층 탑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 더 찍고.




막고굴 비석이랑도 한장 더 찍고!!



9층 탑도 꼭대기 탑이 보이게 한 장 더. 나란 남자, 막고굴 떠나기 싫어서 질척질척 거리는 질척남.




막고굴의 맞은편에는 막고굴을 연구했던 학자가 거주했던 집을 박물관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미적인 감각이 뛰어났던 분인지, 인테리어며 그린 그림들이 꽤나 느낌있었다.




이제는 정말 떠날 시간. 버스정류장으로 고고!




막고굴을 다 둘러보고 다시 막고굴 관광센터로 돌아갈 때에는 처음에 도착했던 주차장으로 가서 무료 셔틀버스를 타면 된다. 




하루 방문객의 숫자를 보여주는 엄청난 수의 셔틀버스들.




솔직히 중국에 오기 전 까진 '막고굴' 이라는 문화재의 존재 자체도 모르고 있었다. 실제로 방문해본 막고굴은 중국의 대표적 문화재인 만리장성, 자금성과도 어깨를 견줄만한 문화재였다. 인도의 아잔타, 엘로라 석굴에 방문했거나,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중국 둔황의 막고굴에도 한번 쯤 방문해 보길 바라며 이 번 포스팅도 마무리! 



다음 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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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038일] 중국 둔황의 양꼬치에는 특별한 비밀이 숨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