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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036일] 한글 설명이 있어 눈과 머리가 즐거운 둔황 박물관, 새로운 친구를 만나다.

실크로드 위에 위치한 다른 도시들에 비해서 비교적 작은 도시인 둔황. 그래서 당연히 박물관의 규모도 작을 줄 알았는데, 막상 도착한 곳에서 보이는 둔황박물관은 번듯한 건물에 규모도 생각했던 것 보다 컸다. 그리고 무엇보다 반갑고도 놀라웠던 점이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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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036일] 실크로드 위의 사막 도시 중국 둔황(敦煌)에 도착하다!






중국 간쑤성 둔황 박물관(敦煌博物馆), 한국 발음으로는 감숙성 돈황 박물관.





둔황 박물관 운영 시간 (2018년 5월 기준)


 5월 ~ 9월 사이에는 아침 9시 부터 오후 5시 30분 까지,

10월 ~ 4월 사이에는 아침 9시 부터 오후 5시 까지 운영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 입장은 마감 30분 전 까지.


티켓의 가격은 무료. 단, 반드시 여권을 지참해야 한다!




조금 늦은 시간에 도착했지만 다행히 티켓 오피스에서 티켓을 받고, 입구에서 짐 검사를 받은 뒤에 박물관에 입장할 수 있었다. 중국의 여느 박물관 처럼 깔끔하고 큼직한 박물관의 내부. 그런데 내 눈길을 끈 건 따로 있었다. 바로 첫 번째 전시관에 붙어 있던 안내문들!


첫번 째 전시관의 초입에 차례대로 한국어, 일본어, 영어, 중국어로 된 4개의 안내문이 벽에 붙어있는데, 장예에 있던 번역기로 돌린 안내문과는 다르게 완벽한 한국어 안내문이 붙어 있던 것이다.




중국 국가 박물관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던 한글인데, 오히려 장예, 둔황 실크로드 위에 있는 도시에서 한글을 찾아볼 수 있다니. 한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많은걸까? 심지어 번역도 너무 깔끔하게 잘 되어 있어서 이해도 쏙쏙 잘 됐다.




실크로드와 둔황의 관련성, 중국과 실크로드의 역사와 그에 해당하는 전시물들이 적재적소에 배치 되어 있었고 그에 관련된 한글 해설이 여기저기에 붙어있어서 전시를 보는 내내 즐거웠던 것 같다.





이렇게 전시물에 붙어있는 작은 표지 하나하나에도 한글이 !!




전시관과 전시관을 이어주는 복도에는 둔황 출신의 중국 위인들의 흉상도 놓여져 있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많이 본 익숙한 사진이 하나 붙어있었다. 


남자라면 한번 쯤 해봤을 게임 삼국지의 인물 사진이 뙇!! ㅋㅋ '장공' 이라는 둔황 출신의 인물이라고 하는데, 게임하면서 본 적은 없는 듯. 코에이에 허가 받고 사용하는건지.. ㅋㅋㅋ 




왠지 불행해 보이는 돌 인형.. 




중국 소방차도.. ㅋㅋㅋㅋ (아재력 등장)





그리고 둔황 박물관의 하이라이트! 둔황 막고굴(莫高窟)의 45호 굴 복원모형이 있었다. 


둔황 막고굴은 이전 포스팅에도 여러 번 언급은 했었지만, 중국과 둔황을 대표하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둔황에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대부분 이 막고굴을 보기 위해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둔황의 막고굴 (莫高窟)


불교가 탄생한 나라인 인도로부터 불교를 받아들인 중국은 이후, 자신만의 독특한 양식으로 다양한 불교 건축물들을 제작하게 된다. 이 중 인도의 아잔타, 엘로라 석굴의 영향을 받아 제작 된 석굴이 바로 막고굴이다. 기원 후 350년 경 전진(前秦) 시대부터 약 1000년에 걸쳐 확장되어 총 550개의 굴이 존재하고, 우리에게 잘 알려진 신라의 고승 혜초의 왕오천축국전도 (往五天竺國傳) 도 막고굴의 17호 굴인 장경동에서 발견 되었다.



청나라 시대의 둔황 성.


현재 둔황의 시내에서는 성벽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청나라 시대에도 둔황은 실크로드에서 소위 잘나가던 도시였다고 한다. 




열심히 집중하고 있는데, 폐관시간을 알리는 방송이 흘러 나온다. 빨리빨리 움직인 덕분에 전시관을 다 둘러 보긴했지만 조금 아쉬운 느낌. 통로를 따라 박물관 출구 쪽에 있는 건물은 공사 중이었다. 전시관이 더 늘어나는 걸까?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한글 해설 덕분에 둔황의 박물관에서 너무나도 알찬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전시 시간이 한 시간 밖에 남지 않아서 발걸음을 재촉하며 봤는데 , '조금 더 일찍 와서 여유 있게 볼 걸.'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저녁 여섯시가 다 된 시간인데도 둔황의 하늘은 아직 푸릇푸릇~


박물관을 나와 호스텔까지는 다시 걸어갔다. 저녁을 먹기엔 아직 배가 불렀기 때문. 점심을 먹은지 두 시간 밖에 안돼서 배부른데, '저녁 뭐 먹지?!' 진지하게 걱정 중인 나. ㅋㅋ




열심히 걸으며 오늘 저녁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마치고 호스텔에 도착했는데, 호스텔 안에 인형 한 마리가 모든이의 시선을 강탈하며 이리저리 뛰어 다니고 있었으니...




둔황 국제 유스호스텔의 마스코트인 아기 골든리트리버 

. 이 깜찍한 인형같은 강아지의 이름은 듀듀.


벌 써 일년 전 사진이니.. 지금은 엄청 커있을 듯 하다. 심장어택이 아니라 진짜 어택당할 듯..




그렇게 5분 정도 놀았을까, 깜찍한 강아지 듀듀는 호스텔의 다른 예쁜 누나가 더 좋은지 곧 나를 외면했다..ㅠ 강아지에 상심한 마음 누가 위로해주리 ㅠㅠ




둔황 국제 유스호스텔의 마스코트 듀듀에게 외면 당하고 도미토리로 올라왔는데, 내 침대 옆에 이미 호스텔에 묵고있던 중국인 친구가 있었다. 


서로 인사를 하고 잠시 대화를 나눴는데, 우연히도 나와 동갑이었고 현재 일을 그만두고 중국 곳곳을 여행 중이라고 했다. 영어와 중국어를 섞어가며 이야기를 하다보니 관심사도 비슷하고, 코드도 잘 맞아 꽤 오랫동안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중국 푸젠성 씨아먼(厦门) 출신의 동갑내기 친구의 이름은 모군(慕军). 중국어 발음으로는 무찐. 

무찐이름을 가지고 있는 친구였다. (틈새 아재개그)




대화 도중 음식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간쑤성이랑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는 수박과 메론이 정말 맛있고 유명하니까, 꼭 먹어봐야 한다규!!" 라며 마침 사두었던 수박을 썰어서 나에게 권했다. 


핸드볼 공이랑 비슷한 크기의 수박이라서 '달면 얼마나 달겠어' 라고 생각했는데, 당도는 물론이고 아삭아삭 식감까지 살아있어서 진짜 맛있었다!! 기억하자. 실크로드를 방문하면 메론과 수박은 꼭! 먹어봐야 한다. 가격도 싸고, 달고 맛있다.




이 날 4인 도미토리에는 무찐이와 나 두 사람만 있었기에 시간 가는지 모르고 대화를 했다. 영어 중국어를 섞어가며 열심히 떠들었더니 이제서야 슬슬 배가 고파온다. '몇 시길래 배가 고프지' 하고, 시계를 봤는데 어느덧 시간은 저녁 10시.




무찐이에게 아직 저녁을 안 먹어서 배가 고프다고 하니 곧 핸드폰으로 검색해서 근처에 24시간 영업하는 란저우 라면집을 하나 찾아주었다. 역시 현지인이 최고. ㅋㅋㅋ 




나갈 채비를 하자, 무찐이도 살짝 출출하다며 식당에 함께 가주었다.




식당에 도착, 자리를 잡고 란저우 라면을 하나씩 주문했다.


맑은 국물, 파송송, 붉그스름 라장, 먹음직스런 소고기 까지. 란저우 라면의 심플하지만 정갈한 비쥬얼!




그런데 뭔가 부족한 느낌...! 


'뭐지..? 뭐지...?' 하고 속으로 곰곰이 생각하다가 무찐이게 "뭔가 빠졌는데..? 허전해.. 뭐가 빠져있?" 하고 물어봤더니. 무찐이도 고개를 끄덕이며 "무'가 빠져있어!" 라고 대답했다. 


그리고는 一清(汤)、二白(萝卜)、三红(辣子)、四绿(香菜蒜苗)、五黄(面条黄亮) 에 대해서 말해주었다.


무찐이는 음식에 대해서도 조예가 깊은 듯 했다. 아직은 중국어가 서투른 나에게 천천히 알아들을 수 있도록 차근차근 설명해주어서 살짝 어려운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알아 들을 수 있었다. 어쩐지 무가 빠져서 시원한 맛이 덜 했어! 간단히 란저우 라면의 미스터리는 해결. ㅋㅋ 무찐 내 친구 무찐이 존경.  



一清(汤)、二白(萝卜)、三红(辣子)、四绿(香菜蒜苗)、五黄(面条黄亮)

란저우 라면의 표준.


란저우 라면의 표준을 말하는 것 으로 탕, 무, 라장(빨간색 매운 양념), 고수와 마늘, 노란색 면발을 뜻한다.




라면을 다 먹고 산책을 할 겸 야시장에 갔다. 무찐이는 둔황에서 이미 3일 정도 있었기에 막고굴, 명사산 등 유명한 관광지는 모두 다녀왔고, 주변 지리도 잘 알고 있었다. 덕분에 인터넷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현지 정보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 고마움 투성이.. ㅠㅠ




야시장을 산책하다가 갑자기 무찐이가 맛있는 간식이 있다며 나를 어디론가 데려갔다.




멀지 않은 거리에 있던 작은 매점.




한국의 호떡과 비슷한 비쥬얼의 음식을 판매하고 있었다.




바삭바삭, 쫄깃쫄깃 완전 내 취향!!!!! 


한국의 호떡처럼 안에 달콤달콤 꿀이 들어있지만, 비슷하면서도 다른 식감을 가지고 있었다. 가격은 기억이 안 나는데, 5위안 이하의 저렴한 가격 이었던 것 같다. 맛있어서 나중에 혼자서 또 먹으러 갔음.ㅋ




저녁 11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었는데도, 주말이라 그런지 야시장에는 사람들로 북적북적 거리고 있었다.




저마다 다양한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




기념품을 판매하는 긴 골목을 지나면 먹자골목이 나온다. 야외에 펼쳐놓은 테이블에 앉아, 여기저기서 건배를 외치며  저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 둔황의 토요일은 불금 못지 않게 활기로 넘쳐나고 있었다.



한국어 패치가 되어 있는 둔황박물관, 그리고 호스텔에서 만난 동갑내기 친구 덕분에 둔황에서의 첫 날부터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어서 너무 너무 즐겁고 감사했던 하루. 덕분에 둔황에서의 남은 날이 더 기대가 되고 설레게 되었다는 아름다운 감상으로 오늘의 이야기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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