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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019일] 중국을 대표하는 자금성. 이대로 괜찮을까? 많은 생각이 스쳐갔던 하루.




왕의 휴식공간인 내정의 마지막 문인 곤녕문을 지나면 보이는 어화원(御花園).


어화원은 자금성 중앙의 북측에 위치하고 있는 후원(後園)이다.

북문이자 출구에 해당하는 신무문(神武门)이 어화원의 바로 윗 쪽에 위치하고 있어,

특히나 엄~ 청나게 많은 사람이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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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여행 +019일] 영화 마지막 황제로 기억되는 자금성. 중국 고궁박물원.





얼핏 보아도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고목들이 어화원의 곳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 엄청난 인파의 사람들 역시.. 

 신무문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어차피 다시 와야 할 장소이므로 

일단 북적이는 어화원을 피해 다른 곳 부터 구경하기로!




자금성은 이름에 걸맞게 모든 담장들이 붉디 붉은 자주색으로 칠해져 있다.

그런데 문제는 전~ 혀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어떤 염료를 사용했는지 알 수 없지만, 

지금은 그냥 흔하디 흔한 싸구려 자주색 페인트를 칠해 놓은 느낌이랄까...?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혀놓은 느낌이었다.




담장 뿐만 아니다.

대부분의 건물, 담장, 성벽, 문 대부분의 건축물이 

마치 지어진지 1년도 안된 것 같은 자줏빛 페인트 옷을 입고 있었다.


 상당한 돈을 들이고 신경을 써서 한 작업이라면 조금 미안한 얘기이지만,

지금보단 조금 더 세심한 보수 작업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자금성에 상반되는 문화유적으로 일본의 세계문화유산인 히메지성을 예로 들고싶다.


일본의 히메지성 역시 400년이란 역사를 간직한 곳으로 

일본에서는 드물게 거의 완벽한 보존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 막부시대의 성이다.


나는 히메지성을 총 3번 방문했는데, 

첫 번째 방문 당시 히메지성의 천수각 공사가 막 시작되던 시기라

온전한 모습을 보지 못했었고, 두 번째 방문 역시 보수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세 번째 방문했을 때 가까스로 공사가 완료되어 

첫 방문 이후 6년이나 걸려 그 완전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히메지성의 공사가 이렇게 오래 걸리는 이유는 

모든 복원의 진행과정이 역사에 기록된 전통방식 그대로 진행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히메지성 역시 복원을 통해 깨끗하게 단장된 모습이었지만,

400년 전 지어진 모습 그대로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만큼

복원의 완성도가 완벽에 가까웠다


이러한 점에선 일본의 문화재에 대한 태도를 본받을만 하다고 생각한다.



관련된 글


[오사카 여행] 4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세계문화유산 '하얀 백로' 히메지성




방금까지 자금성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에 대해 얘기했지만

모든 곳이 그러한 것 만은 아니다.


위의 사진은 서 6궁 중 하나인 저수궁의 내부인데,

이렇게 몇 백년 전 시간이 멈추어버린 것 같은 공간도 있다.


특히 왕후들의 공간인 서6궁, 동6궁은 

외부, 내부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경우도 있었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태화전의 서쪽에 있는 종표관(钟表馆).


이곳은 명나라 말기부터 청나라 시대까지 

서양으로부터 선물받거나 구입한 다양한 모형의 시계들을 전시한 곳으로 

 10위안의 입장료를 별도로 받는다. 




전시장은 생각했던 것 보다 넓었다.

다양한 크기, 다양한 모형, 형형색색의 시계들이 전시되어 있다.


시계들은 아주 정교하게 제작되어 있고,

현재까지도 작동이 가능한 시계들도 있다고하니 

그 보존도가 굉장히 높은 듯 하다.


입장료 10위안의 가치 이상은 되지만,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면 굳이 방문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종표관 바로 옆에 있는 진보관(珍宝馆).

이 곳에는 주로 청나라 시대의 보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진보관 입구를 지나면 

이렇게 구룡벽이 뙇!!! 하고 아우라를 뿜고있다.


여기서 중국인 가이드가 영어로 구룡벽에 관한 설화를 설명해 주고 있었는데,

믿거나 말거나 같은 이야기... (내용 까먹은건 비밀..)


전설의 구룡벽을 뒤로하고 앞으로 가면




진보관으로 향하는 영수문이 뙇!!!




영수문을 지나면 황극전이 뙇!!!!! 



하고 공사 중....... ㅠㅠ




다행히 진보관의 전시는 황극전을 둘러싸고 있는 복도식 건물에서 열리고 있었다.




진보관의 전시품은 총 305점으로 

대부분이 번쩍번쩍한 금, 은, 보석으로 만들어진 유물들이다.


자금성, 즉 고궁박물원 안에 있는 총 소장품의 수가 68만 점에 달한다고 하니,

 진보관 안의 전시품들은 정말 새발의 피라고 말할 수 있지만,

 소장품들의 보존상태가 좋고, 희귀성이 높은 물품도 전시되어 있다고하니,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한번 쯤 둘러볼만 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진보관 전시를 다 둘러본 후에는 황극전 뒷 편의 건물들도 구경할 수 있다.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종표각, 진보관 모두 둘러보는 것을 추천하지만,

한 곳만 선택해야 한다면 진보관을 추천한다.


위의 사진은 진보관 내에 위치하고 있는 경극용 극장인 창음각(畅音阁)이다.

이화원에 있는 대희각과 비슷한 크기이지만, 

이화원의 대희각이 시설로 보나, 규모로 보나 앞서있다.



[+015일] 베이징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서태후의 궁전 이화원(颐和园) 1화

이화원 대희루에 대한 정보가 있는 포스팅




진보관, 전에는 영수궁이라 불리웠던 이 장소는 한때 서태후가 지냈던 공간이라고 한다.

윗 사진은 진보관의 가장 뒷 편에 있는 건물인 낙수당의 내부 사진인데,

자금성의 다른 건물의 내부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독특한 내부 디자인이었다.


이 건물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대수치우도옥산 이라는 

거대한 옥석 조각품인데(사진 오른쪽), 아주 삼엄하게 감시하고 있었다.


사진 상으로는 조금 난해해 보일 수도 있는데,

자세히보면 아주 세밀하게 옥 전체에 조각이 되어있다.




그렇게 사람이 바글바글하던 자금성에서 

유일하게 사람이 없던 분위기 있는 복도에서 설정샷 한 컷!!!  


자금성에서 이쁜 사진찍으려고 하면 스트레스만 쌓여서 나온다.. 

이쁜사진 찍겠다는 욕심은 고이접어 내려놓고 들어가소서..




오늘의 자금성 구경은 여기까지!


끝없이 펼져져 있는것만 같이 보이는 높은 담장을 따라 열심히 걷고 걸어

자금성의 북문이자 출구인 신무문으로 향했다.




신무문에 가까이 다가서자 보이는 경산공원.


경산공원에서는 자금성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자금성 관광 후에

많은 사람들이 경산공원으로 향하는데,  




카메라의 줌을 땡겨 찍은 사진을 보고 1초 만에 포기했다 하하...

신무문에 다다를 때 쯤 나의 짜증이 거의 MAX에 도달해 있었기 때문...


유명한 관광지에 사람이 많고 복잡한 것은 당연하지만,

아직까지 자리 잡지 않은 중국 사람들의 질서 의식과

 귀가 아플 정도의 큰 데시벨의 소음들...


중국에 와서 처음으로 짜증이 머리 끝까지 났었던 하루였다.

언젠가 나아지겠지 점차 점차..!!

 모든 일에는 시간이 걸리는 법이니까.




신무문 앞 광장의 모습.


THE 인산인해...



여기서 한 가지 팁!!


신무문 앞에 있는 택시나 오토바이 등의 교통수단은 되도록 이용하지 말자.

 그들이 부르는 가격도 말이 안되지만, 범죄의 우려도 있다고하니 

조금 힘들더라도 근처에 있는 버스를 이용하던지,

지하철역에서 지하철을 타는 것이 좋다.




여기까지 6시간에 걸친 자금성 구경은 끝!


문화재에 대한 국가의 태도, 관리, 보존에 대한 중요성을 

한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신무문을 지나고 숙소로 걸어가는 길에 우리나라의 국보 1호인 숭례문이 떠올랐다.

화재로 불타던 숭례문을 지켜보던 모든 국민들의 탄식으로 가득찼던 그날..

5년이 지나 복원 된 숭례문을 찾아갔을 때 느낀 그 실망감과 허망함..


자금성은 지난 역사의 슬픔보단 현재의 과오로 인한 슬픔이 큰 장소였다.

적어도 나에게는..



다음 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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