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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004일] 사랑과 공사의 진행형 도시 칭다오 (Feat.위챗페이)

4월 3일 칭다오에서 처음 맞는 아침.


어젯 밤은 호스텔의 도미토리에서 생각보다 푹~ 잘 수 있었다.

12시 이후로 크게 떠드는 소리도 나지 않고 대부분 매너있게 행동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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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003일] 칭다오 도착! 친절한 칭다오 시민들에게 감사 또 감사!




날씨는 조금 흐리긴 했지만, 걷기 좋은 날씨~! 숙소 근처에 노랗게 개나리가 피어있다. 정말 봄이구나.

오늘 처음으로 해야할일은 어제 내 심카드 개통을 도와준 직원에게 필요한 서류를 가져다 주는 것.


센터에 도착하니 직원은 점심을 먹으러 갔는지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할 수 없이 옆자리에 있는 다른 직원에게 서류와 함께 감사의 의미로 산 초콜릿을 함께 전달해 달라고 부탁했다.

다시 한번 고맙다고 인사하고 싶었는데 조금은 아쉬운 느낌이다.

이로써 중국 내에 있는 동안 핸드폰 문제는 해결되었다. 도와준 직원분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싶다.




서류를 전달하고 나니, 어느덧 12시 반! 점심을 먹을 시간이다.

어젯밤 생각보다 많은양이 나온 저녁 덕분에 과식을 해서 배가 고프지 않을 줄 알았는데.. 내 배는 생각보다 소화능력이 괜찮은 듯 하다.

메뉴는 어제부터 정해져 있었다. 중국에 왔으니 중국의 스탠다드 음식인 계란볶음밥과 야채볶음을 먹어봐야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적당히 허름하면서 작은가게를 염탐하다가 "여기다!" 싶어 한 가게로 들어갔다.


메뉴가 많지 않고(중요), 주방은 오픈 되어있고! (매우 중요) 

식사시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적당히 들어앉아 있었다.(정말 중요)



하지만 내가 읽을 수 있는 메뉴의 수는 한정이 되어있다. 정신 바짝 차려야한다!! 

메뉴가 카운터에 붙어있는 관계로 카운터에 서서, 

나를 바라보는 직원의 시선을 거부하며 침착하게 메뉴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오호?! 생각보다 메뉴가 쉬운데? ' 대부분 내가 알고 있는 단어들이 나열되어있지 않은가. 

심지어 카운터 아래에는 세트 메뉴까지 있었다. 

1.소고기 + 야채 + 밥 + 콜라 = 28위안. '그래 이거다!' 

볶음밥은 없지만 왠지 그럴싸한 중국 요리가 나올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주문을 마치고 어제 미리 충전해 놓은 위챗 페이로 결제를 했다.

중국에 오기 전 여자친구에게도, 다른 중국친구들에게도 위챗페이에 대해 미리 얘기를 들어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작은식당에서 까지 위챗페이로 결제가 된다는 점이 굉장히 놀라웠다.

  우리나라에 QR코드가 소개되었을 때 개인적으로 QR코드의 활용성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실제로 본 중국의 QR코드 결제 시스템은 편리하고, 빠르고, 실용적이었다.


한국에서 2017년 한 해에 발급 된 체크카드만 1억 2천만 장이 넘어간다고 하는데,

신용카드를 만드는데 드는 재료비, 발송하는데 까지 드는 비용이 카드 한당 약 2000원이라고 한다.

정확한 수치라고 볼 수는 없지만 일 년에 2000억에 가까운 돈이 체크카드를 발급하는데 쓰이고 있는셈이다.

한국도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등 최근에 비슷한 개념의 결제 방식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중국처럼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 한국에도 편리하고 고유한 방식의 결제 시스템이 생겼으면 하는 바램이다.


얘기가 잠시 다른 곳으로 샜지만 하지만 나는 당당하다. 

왜냐면 제목에 당당히 'Feat.위챗페이' 라고 썼으니까! ㅋ




자리에 앉아 평상심을 되찾고 주변을 둘러봤다. 이제서야 사람들이 무엇을 먹고 있는지 보이기 시작한다.

 내가 기대했던 요리를 먹고 있는 사람들은 없다. 대신 4인분 정도의 비빔밥을 비빌 수 있는 사이즈의 양푼에서 뭔가 떠먹고 있다.   


'우와~ 신기하다 중국도 저런 양푼을 사용하는구나~ 나도 다음에 먹어봐야지~! ' 라고 생각했지만

 잠시 후 그것이 내 테이블에 올려져 있었고 다음을 기약할 필요는 없었다.




보이는가, 내 앞에 놓여진 흰 쌀밥과 세숫대야 냉면 사이즈의 양푼에 들어 있는 이름 모를 탕의 모습. 

세트 메뉴에 쓰여있던 소고기 + 채소는 각자 볶음이 되어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함께 탕이 되어 나오는 것이었다.

 흔들리는 나의 눈동자를 진정시키고 국물을 한입 마셔보았다.


깊게 스며드는 중국 후추, 향신료의 향과 맛. 근데 생각보다 먹을만하다. 아니 맛있다!

촉촉하게 익힌 소고기와 각종 야채도 듬뿍! 중국요리 답게 맵고 기름지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향신료의 향이 강하지는 않아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아마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가지 않았더라면 반 이상은 남겼을 요리다.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1년 간 퓨전 아시안 레스토랑 키친에서 일을 하며 중국, 동남아 재료들을 자주 접하고 먹게 되었는데

특히 한국에서는 입에도 대지 못했던, 고수(香菜 시앙차이)와 중국 후추(花椒 화쟈오) 와 친해진 계기가 되었다.


나중에 식사가 끝나고 사장님에게 물어본 이 요리의 이름은 冒菜 (마오차이).

마오차이는 매운요리로 유명한 사천성의 도시 청두의 음식으로 훠궈와 비슷한 요리이지만

마오차이의 다른 점은 탕과 재료가 요리되어 각자의 그릇에 담겨나오는 일 인용 훠궈라는 점이다.  




점심을 성공적으로 해결한 나는 기분 좋게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칭다오에 도착해 처음 맞이하는 여유.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사실 청도라는 도시를 세계일주의 첫 도시로 고른 것은 단순히 배의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었다.

칭다오는 맥주가 유명하다는 것, 한국에서 배를 타고 갈 수 있다는 것 이외의 정보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첫 날 리셉션에 있는 직원에게 받아둔 지도를 보며 무작정 걸으며 관광을 할 생각이었다.




첫 목적지인 성당까지는 버스로 이동.

호스텔이 위치해있는 타이동은 야시장을 포함 큰 쇼핑몰들이 줄지어 있는 번화가인데,

버스에서 내려 처음 본 풍경은 유럽풍의 느낌이 나는 건물들과 길게 뻗어있는 공원이었다.

처음엔 여기가 중국이 맞나? 싶을 정도의 느낌이었다.

멀리 보이는 성당의 십자가를 따라 5분 정도 걷다보니 성당 앞 광장에 도착.




광장에는 빨간색, 보라색, 흰색의 화려한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와 턱시도를 입은 신랑들

다 합쳐서 예비 부부 6 쌍이 웨딩촬영을 하고 있었다.

그렇다 이 곳은 칭다오의 유명한 관광지이자, 예비 부부들의 웨딩 사진 촬영명소였던것이다.

여기저기 사진기사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촬영하는 모습. 성당과 결혼은 예나 지금이나 어울리는 조합이다. 





성당을 나와 다음 목적지인 청도 공안 사무실로 가는 길에는 

구태여 설명하지 않아도 꽤 오랜 시간 이 자리에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법한 건물들이 줄지어 있었다.

그리고 성당을 포함하여 곳곳마다 공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건물은 물론이고 도로, 화단, 조명 등 대로변에 있는 대부분의 시설들이 공사를 마쳤거나, 진행 중이었다.

페리에 있을 때, 최고 형님이 해준 이야기가 문뜩 생각이났다. 


 


4월과 6월 중국 주석 시진핑의 방문을 앞두고 칭다오는 현재 굉장히 분주하다고했다.

중국 내 최고의 권력자인 시진핑의 방문시에 문제가 생기지 않게 끔  

칭다오 내에 불법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을 칭다오에서 추방한다던지, 칭다오 내의 검은 세력들을 잡아 들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공사도 이러한 맥락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 틀림없이 보였다.




다음으로 도착한 잔교. 

잔교는 칭다오에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명소 중 한 곳으로,

 1892년 칭다오에서 첫 번째로 건설 길이 440미터 넓이 8미터의 부두로 원래 해안선 방어를 위한 군사 용도 목적으로 지어졌다.

부두의 가장 끝 머리에는 회란각이라는 팔각정이 있고 지금은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장소이다.




칭다오시의 역사로 보자면 기념할만한 곳이기도 하고, 이렇다 할 관광 명소가 없는 칭다오에서는 한번 쯤 가볼만한 곳이긴 하나, 

굳이 시간을 내어 가볼만한 장소는 아닌 듯 하다. 방문을 한다면 해가 질 무렵 방문해서

해가 지기 전 모습과 해가진 후 조명이 켜져있는 상태의 야경을 함께 구경하는 것을 추천한다.

현재 회란각 역시 공사중이다. 4월 10일에 공사가 끝난다는 걸 보니 큰 공사는 아닌듯하다.




잔교를 지나 걷고 걷고 또 걷고 열심히 걸으며 보았던 풍경들. 

칭다오는 독일 식민지 시절 지어진 독일 양식의 건축물들을 대부분 보존하고 있어, 걷다보면 오래된 느낌의 서양 건축물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내 생각에 청도의 볼거리는 하나 하나의 관광 명소가 아니라, 칭다오 자체가 커다란 하나의 볼거리이다. 

길을 따라 유유자적 걷다보면 과거와 현재, 중국과 서양을 드나드는 느낌이 든다.




이렇게 잔교에서 해군 박물관까지 해변을 따라 나 있는 산책길에는 무려 휴게실과 관리 사무실이 함께 붙어있는 고급진 화장실도 볼 수 있다.

관리 사무실이 옆에 있기 때문인지 직원이 수시로 드나들며 관리를 하고 모습이었다.

공원 내에서도 눈에 잘 띄는 곳이라서  그런걸까?  유독 청결히 유지되고 있는 느낌이다.

 벽에는 화장실 문화 개선을 호소하는 문구도 붙어있었다.


洗手间文明 是您素质的写照

화장실의 문화, 바로 당신의 모습입니다.




멀리서 보아도 엄청난 규모의 건물임을 알 수 있는 크기의 해군 박물관. 아쉽게도 해군 박물관 역시 공사 중이었다. 

공사 기간이 미정인 걸 보니 대대적인 공사에 들어간 듯 하다. 

해군 박물관 옆에는 VVIP 급이 묵을만한 궁전 같은 리조트, 혹은 국가 시설도 함께 있는 듯 했다.




공사 중인 해군 박물관을 지나쳐 옆에 있는 鲁迅公园 루쉰꽁위엔/노신 공원으로 들어갔다.

루쉰공원 안에 있는 해저세계 (수족관)을 지나고, 해변을 따라 걷기도 하고,

해수욕장의 해변에 있는 야외 헬스장에서 덤벨을 들며 훌륭한 솜씨로 성악을 하시던 할아버지의 노래도 감상하면서

길을 걸어가고 있었는데...



여기서 잠깐~!  틀린그림 찾기 문제!  

아래 사진은 무엇이 잘못되었을까요? 10초 안에 찾아내신 분은 천재!!



정답은?


중국은 우리나라와 같이 중앙선 우측 통행이다.

자동차가 유턴을 하나 싶더니 도로를 막고 왔다갔다하며 1차선인 도로에 역방향으로 그대로 주차,

마주오는 차를 길막하더니 잠시 후 시동이 꺼지고 그 상태로 운전자가 내려 집으로 들어간다.. What the...


다행히 집에서 연세가 있으신 분이 나오더니 '자동차 다시 똑바로 안 댈래?' 하고 꾸짖어주셨다.(사장님 나이스 샷~)

이 후에도 택시 두 대가 지나가다가 교차로에 멈추더니 도로를 막고 얘기를 나누는 등의 모습도 볼 수 있었지만

'중국도 점차 점차 개선되겠지~  여기도 똑같이 사람 사는 곳이니까.'  생각하고 걷던 길을 계속 걸어갔다.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중국의 역사 문화 지정 구역인 八大关 빠다꾸안/팔대관에 도착했다. 

화석루를 보러 온것이었는데, 화석루 보단 팔대관 내 주변의 이국적인 풍경이 더 눈에 들어왔다. 

오후 두 시 부터 걷기 시작해 저녁 일곱시 반까지 약 다섯 시간 반을 열심히 걸어다녔다.

5.4광장을 포함한 나머지 구간은 내일을 기약하기로 하고 지하철역으로 이동!




지하철 역은 딱 봐도 지은지 얼마 안 되어 보이는 느낌이었다. 굉장히 깔끔하고 시설도 잘되어 있었다.

표 역시 자동발권기에서 영어를 지원하여 손 쉽게 구매가 가능하였고, 

모든 역 마다 배차정보 스크린 및 스크린 도어가 설치되어 있었다.

지하철 요금은 거리에 따라 2~5 위안 사이였다.




다만 지하철에 탑승하기 전 공항과 같이 짐검사와 바디체크를 거치고 탑승할 수 있었다.

이 역시 시진핑의 방문에 맞추어 진행되고 있는건지, 중국 전역에서 시행되고 있는 건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역의 모습, 지하철의 객실의 내부를 봤을 땐 전체적으로 홍콩의 MTR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칭다오시의 지하철은 현재 2,3 호선만 있으며, 2호선은 2017년, 3호선은 2015년 개통되었다.

'왜 1호선이 없는데 2,3호 선이 있지?' 라고 의문이 들었었는데, 조사해보니 총 16개의 노선이 이미 계획된 상태이고 

이 중 12개의 노선이 현재 공사 중에 있다고한다.


2018년 올해 개통 예정인 11,13호선 그리고 2023년 까지 총 12개 노선이 개통 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인구 900만의 도시인 칭다오에 이와 같이 16개의 지하철 노선이 생긴다는 것은 틀림없이 대도시로 발전시킬 계획이 있다는 뜻것이다.

앞으로 엄청난 발전이 예상되는 성장기 청소년같은 도시 칭다오.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된다.




숙소 근처에 도착하니 시간은 대략 8시 반. 

숙소 근처에 있는 훈툰을 파는 식당에 들어가 배고픈 마음에 이것 저것 주문했다.

훈툰, 오이무침, 꼬치 네 개, 소세지 하나 그리고 칭다오 한 병. 어제의 교훈을 잊은 어리석은 자여 ... ㅠ

하지만 한 가지 변명거리는 있었다. 이렇게 주문했는데 44위안! 한국돈으로 7500원 정도.

'나는 오늘 김가네에서 김밥 한 줄과 라볶이 하나를 시켜 먹은거야..' 라고 자기최면을 걸고 또 과식...  

물이 들어갈 공간도 없이 꽉찬 배를 움켜쥐고 호스텔에 돌아와 하루를 마무리했다.



날씨가 조금씩 추워진다. 내일은 여행을 위해 새로 산 신발을 신고 더 열심히 걸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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