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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 여행 Travel

[+068일 중국 따리] 스쿠터를 타고 달리는 낭만여행. 얼하이(洱海) 호수.

따리에서의 두 번째 날이 밝았다. 간단히 조식을 먹고, 나보다 먼저 리장으로 떠나는 중국인 친구 토니를 배웅해 주었다. 몇일 뒤 리장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지만, 친구를 떠나보내는 마음은 언제나 섭섭하고 허전하다.


오늘은 스쿠터를 타고 얼하이 호수를 한 바퀴 돌아보려고 한다. 어젯 밤, 인터넷으로 전기 스쿠터 대여 업체의 가격을 비교해보았는데, 제이드 에뮤 게스트하우스에서 소개해주는 대여 업체의 가격이 나쁘지 않아 그 자리에서 바로 예약해버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행인 것은 오늘의 날씨였다. 



햇빛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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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67일 중국 따리] 여기 중국 맞아?! 젊음과 음악이 흐르는 따리고성의 밤거리.





만난지 하루 밖에 안됐지만 금새 친해져 버린 토니가 호스텔을 떠나니 괜시리 마음이 허전했다. 여행을 하다보면 만남과 이별은 익숙해질 법도 한데, 토니같이 멋지고 밝은 사람들을 만나면 허전해진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리장으로 떠나는 토니를 배웅한 후, 테라스에 앉아 어제 미리 예약해둔 스쿠터가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예약한 시간보다 조금 늦어지긴 했지만 11시 30분 쯤 스쿠터가 도착했다.





호스텔에서 대여한 전기 스쿠터.


오늘 스쿠터를 타고 돌아 볼 얼하이(洱海 이해) 호수는 면적이 총 256km² 에 이르는 넓은 호수이다. 알기 쉽게 비교하자면 한국 대전광역시의 면적 (538km²) 의 절반에 가까운 크기. 전기 스쿠터를 타고 한 바퀴를 도는데 약 6~8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그래서 스쿠터를 대여하기 전에 미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호수의 1/3 이나 반 바퀴 정도를 돌아보기 때문에 기본적인 전기 스쿠터를 대여하면 되지만, 만약 나처럼 호수 한 바퀴 전체를 돌아 볼 생각이라면 100km를 충전없이 달릴 수 있는 배터리를 장착한 스쿠터를 대여해야 한다.


전기 스쿠터의 가격은 50~200 위안 사이로 대여하는 시간, 스쿠터의 사양과 상태에 따라 가격대가 다양하다.

 


전기 스쿠터를 대여할 때 반드시! 꼭꼭꼭! 확인해야 할 것.


1.스쿠터를 대여할때에는 가장 먼저 스크래치, 손상된 부위가 있나 확인해보고, 있다면 미리 사진을 찍어 놓고, 출발 전에 주인에게도 확인을 시켜줘야 한다. 


2.다음에는 깜빡이, 라이트, 백미러, 클락션이 잘 작동하는 확인해야한다. 안전과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하나라도 작동하지 않을 경우 다른 오토바이로 교체받는 것이 좋다. 


3.마지막으로 배터리가 가득 차있는지 확인하자. 얼하이 호수는 둘레가 100km에 달하는 호수이기 때문에, 가지도 오지도 못하는 매우 난감한 상황에 닥칠 수도 있다.





다행히도 대여한 스쿠터는 위의 조건에 전부 충족한 스쿠터였다. 친절한 직원 덕분에 사용 방법도 쉽게 익힐 수 있었고, 전기 스쿠터의 성능도 생각했던것 보다는 나쁘지 않았다. 굳이 단점을 말하자면, 전기 스쿠터의 특성상, 오르막길을 올라갈 때 속도가 조금 줄어드는 것 정도?!


얼하이 호수.. 정복해 주겠어. 레츠 고~!!




얼하이 호수도 식후경.


얼하이 호수를 향해 달려가는 중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려왔다. 다행히도 근처에 작은 식당들이 몇 개 보였는데, 그 중 사람들이 가장 많은 곳에 스쿠터를 세우고 들어갔다. 호수 주변 답게 민물생선과 민물새우로 요리한 음식들이 많이 보였다.




민물새우 튀김과 창펀(肠粉) 비슷한 음식.


음식이름은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새우튀김은 고소하고 바삭바삭, 창펀 비슷한 음식은 맛이 어땠는지 기억이 잘... ㅋㅋ 그냥 무난한 맛의 음식들이었다.





후식으로 먹은 카오루샨 (烤乳扇)


음식을 다 먹고 디저트로 카오루샨을 먹었다. 루샨(乳扇)은 쉽게 말하자면 운남성 스타일의 치즈이다. 따리에서는 이 루샨을 숯불에 구워서 간식처럼 먹는데, 구운 치즈(루샨) 이라는 뜻의 카오루샨(烤乳扇)은 따리 어느 곳을 가나 찾아볼 수 있는 따리 특산음식이자 명물이다. 따리에 왔다면 꼭 한번 먹어봐야 하는 음식.


개인적으로 맛은... 그냥 잘 모르겠다. ㅋㅋ





헬멧 장착! 그리고 장시간 스쿠터 운전에 필수인 넥 워머를 눈 밑까지 올려 쓰고 얼하이 호수로 고고~!   




전기 스쿠터를 타고 얼하이 호수를 한 바퀴 돌 때에는 ‘环海西路(얼하이호수 서쪽 순환로 West road of erhai lake)라고 쓰여있는 이정표를 따라가자. 얼하이 호수의 주요 풍경 대부분이 서쪽 순환 도로 상에 위치해있다.






스쿠터를 타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텅 빈 시골도로를 따라 달리다보면, 어느 순간부터 드넓은 호수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면서도, 전후방은 확인은 철저히!! 안전이 최우선이다.




점심을 먹고 40여분을 달려왔을 때 즈음, 도로 한켠에 열대는 족히 넘어 보이는 스쿠터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호수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있는 것을 보아 전망이 좋은 포인트가 분명해보였다. 나란히 서있는 스쿠터들 사이에 주차를 하고, 사람들이 모여있는 호수 근처로 들어가보았다.







첫 번째 전망 포인트에서 찍은 사진들.


거울 같이 투명하고 드넓은 호수에 비친 구름들, 호수 위로 삐쳐 나온 나뭇가지들이 서로 엉켜서 마치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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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참~ 쉽죠잉?! ㅋㅋ (아재 인증)






카메라를 바닥에 두고 혼자서 찍은 사진이라 각도나 구도에 제한이 있었지만, 그림같은 얼하이 호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니, 어떻게 찍어도 잘나오는 듯 했다. 어마어마한 풍경과 인생샷을 찍고 싶다면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보다 '사진 잘 찍어주는 착한 친구' 의 손 꼭 붙잡고 따리로!!




얼하이(洱海) 라는 이름에서도 볼 수 있듯이 바다처럼 드넓은 얼하이 호수. 그저 탄성밖에는 나오지 않았던 아름다운 풍경은 아직도 내 머릿 속에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밥로즈의 그림같이 아름다웠던 첫 번째 전망포인트를 떠나 스쿠터를 타고 달리던 중, 문득 스쿠터를 타고 있는 사진이 찍고 싶어졌다. 텅 비어 있는 도로 한쪽 끝에 스쿠터를 세우고 찍은 사진인데 생각보다 너무 잘나와서 대만족! ㅋㅋ 홀로 세계여행을 하다보니 혼자서 사진 찍는 스킬만 늘어가는 중.





다음으로 멈춰선 곳은 '白塔邑村(백탑읍촌)' 이라고 쓰여있는 이정표의 근처. 이곳에도 스쿠터들이 제법 많이 세워져 있어 포인트를 쉽게 알 수 있었다.





호수 위로 놓여있는 좁은 흙 길을 따라서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들. 얼하이 호수의 다른 포인트 보다 수심이 낮아서 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발을 벗고 호수에 들어가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나무에도 올라가고, 돌 위에도 서보고. ㅋㅋㅋ 나도 호수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물 위에 카메라를 세워 놓고 찍을 수는 없는 노릇. 그냥 호수에 들어간 사람들을 찍는 것으로 만족했다.




호수 한쪽에서는 뮤직비디오를 찍고 있었던 사람들도 있었다. 기타를 들고 있는 남자와 긴 머리 여성의 러브 스토리. 





如果你在这里发现你的照片,问我发信你的照片!

(당신 사진이니까, 원한다면 언제든 보내줄게요!!)


부럽구료.. ㅋ 나도 언젠간 기타들고 와서 사진찍고 가야지. ㅋㅋ 그리고, 기타 들고 있는 총각. 언젠가 내 블로그를 발견한다면 그대의 사진을 원본으로 보내드리리다. 약속!  ㅋㅋ 





바람 따라, 구름 따라 달린다는 것이 이런 느낌 아닐까?!




'环海西路 west erhai ling road' 이정표만 따라가자.


스쿠터를 타고 달리다보면, 정말 다양한 풍경을 마주하게 되는 얼하이 호수. 울퉁불퉁한 흙길, 포장된 도로, 마을 안 사람들의 터전을 지나가며 관광지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경과 분위기를 마주할 수 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다양한 풍경에 심심할 틈이 없는 윈난성의 따리, 그리고 따리가 품은 얼하이 호수. 매력이 터진다. 팡팡 파라바라 팡팡팡!!





호스텔을 떠나 약 3시간을 달렸을 때 즈음, 입구에 선홍빛 꽃이 한아름 피어있는 어느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이날 내리 쬐는 햇빛이 너무 강렬했던 탓에, 휴식과 음료의 보충을 위해 잠시 쉬어가기로.






마을 안에 있는 작은 구멍가게에서 아이스크림 하나와 음료수와 물을 구입했다. 걸걸한 목소리로 터프하게 장사하시던 구멍가게 사장님의 포스가 남달랐다. (이게 무슨 소리? ㅋㅋ) 


현재 시간 오후 2시 반. 아직 1/3정도 밖에 오지 못한 상황에서 Go 를 해야할지 Stop을 해야할지 조금 망설여지기는 했지만, 아직 넉넉하게 남아있는 스쿠터의 배터리를 보니 조금 오기가 생겼다. 그래 무를 뽑았으면 칼이라도 썰어야지!!! ㅋㅋㅋ 



다음 이야기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