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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037일] 중국 둔황에서 인생 요리를 만나다. Feat. 중국의 맛집 검색 어플!

요행악어 2019. 3. 24. 23:40

2018년 5월 6일 평화로운 일요일 아침. 


어제 저녁 도미토리에서 만난 무찐이가 근처에 맛있는 양고기 식당이 있다며 같이 가보자고 제안했다.

 양고기라면 자다가도 벌떡 깨는 나.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저녁 약속시간이 될 때 까지 호스텔의 휴식공간에 앉아 휴식도 취할 겸 밀린 블로그를 쓰며 낮 시간을 보냈다. 


 양고기를 먹을 생각에 설레이며 블로그를 작성하다보니 집중이 안되는 건 함정... 이 날은 양고기를 먹으러 간 것 이외에 특별한 일이 없었지만, 중국친구 무찐이와 함께 간 식당에서 인생요리를 접하게 되는 엄청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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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036일] 한글 설명이 있어 눈과 머리가 즐거운 둔황 박물관, 새로운 친구를 만나다.





저녁을 먹으며 맥주도 간단히 한 잔 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저녁 8시 쯤 되어서, 호스텔을 나섰다. 무찐이가 알아 본 양고기 식당으로 걸어가는 길. 중국 전국이 같은 시간대를 사용하기에 어두컴컴해야 할 저녁 8시 둔황의 거리는 아직도 환하다. 




앞장서서 안내하는 듬직한 무찐이.  




걷고 또 걷고




걷고 걷고 또 걸어 총 20분 정도를 걸으면,




오늘의 목적지인 靖远尕六羊羔肉 (정원소육양고육) 식당에 도착!!


靖远尕六은 지역, 가게의 이름이고, 羊羔肉은 영어로 lamb, 어린양의 고기를 말한다. 이 때까지는 몰랐지. 내가 이 식당에서 인생요리를 접하게 될 줄을.




조금 허름해 보였던 외관과는 달리, 내부는 제법 넓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느낌.


무찐이는 둔황 출신이 아닌데도 둔황의 맛집과 관광지에 관련된 정보를 많이 알고 있었다. 물론 중국 사람이니까, 외국인 보다 많이 알고 있는게 당연하기는 하겠지만, 비결이 궁금해 물어보았더니 꿀팁을 전수해 주었다. 그것은 바로 大众点评 (따쫑띠엔핑) 이라는 어플리케이션 



大众点评 (따쫑띠엔핑) 은 중국 버전의 트립 어드바이져(tripadviser)


아쉽게도 영어나 다른 언어가 지원되지 않아서 어느정도 중국어를 해야지 사용이 가능하지만, 맛집 정보를 메인으로, 여행지의 식당, 관광지, 숙소, 투어 예약도 모두 가능하고 유저들이 달아놓은 평점과 댓글이 굉장히 유용하다. 또한 따쫑띠엔핑에서만 판매하는 식당의 쿠폰도 있는데,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세트 쿠폰이나, 식당에 따라서 최고 절반 가격 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어서, 중국 여행시에 굉장히 유용하다.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중국은 미국과 관련된 회사의 어플리케이션과 홈페이지의 접속을 모두 차단시켜놓았다. 그래서 중국 여행시에 구글에 관련된 어플리케이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은 물론이고, 심지어 한국의 카카오톡까지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이러한 앱들을 사용하려면 우회 접속 프로그램인 VPN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하는데, VPN 앱을 가동할 경우 속도가 2배로 느려지고 데이터 사용량이 많아져서 정말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잘 사용하지 않게 된다.




그렇기에 중국에서는 구글 계열 어플리케이션 보단 중국 내에서 개발한 앱의 사용이 활성화 되어있는데, 검색의 1인자는 바이두, 맵은 구글맵 보다 바이두맵(baidu map), 페이스북 보다 웨이보(weibo), 부킹닷컴보다 취날(qunar)이 많이 사용되고 활용도도 높다. 




먼저 메뉴의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정독한 후에 따쫑띠엔핑에 소개된 靖远尕六羊羔肉 (정원소육양고육)의 대표메뉴인 양고기수육(白条羊羔肉)과 매운양고기찜(红焖羊羔肉)를 각각 반근 씩 주문했다. (메인 양고기 요리는 반근 씩 주문이 가능.)




그리고 무찐이가 추천한 냉채요리 '蒜泥茄子' (다진마늘 가지냉채) 도 하나 주문했다.




일반적으로 백주와 맥주만 파는 중국의 식당과는 달리 이 식당에서는 와인도 판매하고 있었다. 다른 테이블에는 양고기와 와인을 함께 즐기고 있는 사람들도 꽤 많이 있었다.




두둥!!!!! 가장 먼저 나온 다진마늘 가지냉채(蒜泥茄子


나는 이 가지요리를 한 입 먹어보기 전 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내 인생에서 가지요리는 중국 둔황의 전과 후로 나뉠 것 이라는 것을. 양고기를 먹을 생각에만 두근두근했지, 이렇게 맛있는 가지요리를 먹을 줄 은 꿈에도 몰랐다.


처음 먹어보는 가지 냉채이기도 하지만, 식감과, 입안에서 퍼지는 가지의 향,지나치지 않은 음식의 간. 모든 면에서 너무 완벽했다. 이 때부터 나는 확신했다. 가지요리는 전 세계에서 중국이 1등.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이 가지냉채의 맛이 입과 머릿 속에 아른거려 참을 수가 없ㅇ..... ㅠㅠ


가지냉채 뿐만 아니다. 중국에서는 가지를 볶아도, 지져도, 구워도, 튀겨도, 무쳐도 그냥 맛있다. 실패할 확률이 0.0001% 라고 확신한다. 중국에서는 무조건 반드시 꼭!!!!!!!!! 가지요리를 드셔보시길.




가지냉채의 감동이 가시기도 전에 나온 양고기 수육.


양고기는 원래 양고기 특유의 향이 있어서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음식 중 하나이다. 한국에서는 보통 양고기를 중국식 꼬치구이로 먹기에 수육은 익숙하지 않았는데, 이 곳의 양고기 수육은 냄새도 거의 안나고 너무 부드러웠다. 정말 맛있게 양양거리며 먹었다.




세 번째로 나온 매운 양고기 찜. 


환상의 가지냉채와, 부드러운 양고기 수육에 밀려 비교적 감동이 덜 했던 음식이지만, 고기가 부드럽고 양념도 매콤해서 역시 맛있게 먹었다. 한국의 갈비찜과는 조금 다른 맛이지만, 흔히 먹어볼 수 없는 스타일의 양고기 찜이라서 그런지 조금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짠!!!!!!!!!!!!!! 깐뻬이!!!!!!!!!!!


언제나 기분 좋은 소리. 친구가 되는 소리. 술잔을 부딪히는 소리.




호스텔의 도미토리에서 만난 중국친구 무찐이. 내가 여행을 떠나지 않았다면 평생 만날 수 없었을 친구이자 소중한 인연. 지금도 가끔씩 연락을 하며 안부를 주고 받는 좋은 친구로 지내는 중이다. 





웃고 떠들고 즐기는 사이에 비워진 맥주 병.


조금 아쉽긴 했지만, 한 병만 더!! 를 외치다보면 밥값보다 술값이 더 나갈 것 같아서 이 쯤에서 그만 마시고 돌아가기로.




식사를 하는 내내 친절하게 응대해 주었던 이국적인 외모의 종업원과도 사진 한장 찰칵! 

일반적인 중국 한족과는 다른 얼굴을 하고 있는 이 소녀. 아마도 중국 소수 민족의 소녀일 것이다.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에는 소수민족이 많이 살고 있고, 중국으로 부터 독립하기 위한 일종의 분리주의 운동으로 종종 테러가 발생하기도 해 위험하다' 라는 얘기를 전에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가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 중이었는데 오늘 무찐이와 이야기를 하면서 생각을 굳혔다. 다음 목적지는 신장 위구르의 주도인 '우루무치(乌鲁木齐)' 로 향하는 것으로.